수원시 화서동에 사는 이숙경(가명·38)씨는 몇 년 전부터 다리가 저리고 무거운 증상에 시달려 왔다. 정형외과와 한의원을 전전하며 물리치료, 침·뜸을 달고 살았다. 치료 후에 잠시 호전되는 듯 느껴지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혈액순환검진을 받은 후 혈류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
인계동의 김혜정(가명·51)씨의 경우는 척추 이상으로 수술까지 받았지만 어쩐 일인지 통증을 계속됐다. 견디다 못한 김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받은 검진에서 원인을 밝혀냈다. 하지 쪽의 동맥·정맥에 이상이 있었던 것.
혈액순환검진으로 자신을 괴롭혀온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화성시 병점동의 한은자(가명·47)씨는 평소 심한 두통에다, 손발이 차고, 뒷목과 어깨가 자주 뻐근하고 결렸지만 특별한 병명을 진단받지 못했다. 자꾸만 아픔을 호소하니 주변에서 혈액순환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다. 한 씨는 약국에서 혈액순환개선제를 사 먹기도 하고, 한의원에서 권하는 한약도 먹어 보았다. 혈액순환개선에 좋은 보조식품들을 꾸준히 복용하기도 했지만 별 효과는 없는 것 같았다. 혈액순환검진 결과 그녀는 혈액순환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막연한 의심만으로 그녀는 불필요한 소모를 많이 한 것이다.
혈액이 지나는 파이프인 혈관, 삶의 질을 위한 규칙적인 점검 필요해
혈액순환은 신체활동의 기본이다. 혈액순환이 잘 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해 중요한 일이다. 우리 몸 중 위장의 이상은 내시경검사로, 심장의 이상은 심전도와 심장초음파검사로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사지로 제대로 가는지, 즉 피를 실어 나르는 혈관에 이상이 없는지 혈액순환을 확인하려면 혈관검사가 필수적이다. 일반건강검진항목에 여타의 이유로 포함되지 않아 검진을 받지 않는 상태. 혈액순환의 이상을 제대로 알지 못해 질병을 안고 사는 사례가 넘쳐나게 된 것이다.
혈액은 혈관이라는 파이프를 통해 온 몸으로 전달된다. 흔히 동맥은 상수도로, 정맥은 하수도로 비유한다. 상수도에 고장이 나면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무런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하수도에 문제가 생기면 일의 처리가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원활하지 못한 피의 흐름은 손발 저림부터 수족냉증, 근육마비, 신체의 기능저하 등과 같은 여러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미래외과 김용귀 원장은 “심장의 펌프질이 멈추면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파이프의 문제는 삶의 질과 관련된다. 누수 되거나 고장이 난 혈관을 보수하지 않으면 서서히 삶의 질이 떨어지는데 파이프 점검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령화로 치닫는 현대사회에서 혈관의 건강성은 더 중요해진다고 덧붙였다. 현대사회는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오래된 건물에 상하수도관이 녹슬거나, 이상이 없는지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노화된 관을 잘 관리하는 것,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다.
10분 내외의 혈관초음파 검사로 혈관모양과 혈액흐름을 한눈에~
특히 어떤 사람에게 혈액순환검진이 필요할까? 막연히 혈액순환이 좋지 않다고 느낀다면 정확성을 위해 검진이 필요하다. 평소 손발이 차고 저리며 붓고, 몸이 냉하고 피로한데 신경학적으로 특이한 진단을 받지 못했을 경우에도 대상이 된다. 김 원장은 “사지에 대한 수술 및 치료(만성질환에 의한 척추·근육·신경)를 받으려고 하거나 받고 있다면 혈액순환검사가 도움이 된다. 디스크·관절염·당뇨·전신질환(갑상선이상 등) 등의 질병도 혈관장애와 중복된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혈액순환검사는 혈관초음파를 이용해 10분내외의 시간으로 간편하게 진행된다. 혈관만을 특수하게 볼 수 있는 혈액초음파는 동맥과 정맥의 색깔이 구분돼 혈관의 모양을 알 수 있다.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거나,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부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혈관에 흐르는 혈류의 속도도 측정이 가능하다. 또한 팔과 다리의 운동능력저하의 원인도 밝혀진다. 좌우측의 혈액순환비교를 통해서는 한쪽으로 나타나는 증상과의 연관성을 알 수 있으며, 상·하지의 비교는 하지혈액순환의 개인별 상대평가를 할 수 있다.
혈관초음파 검사는 검사 전체를 판단하고 판독할 수 있는 혈관전문의만이 할 수 있다. 검사를 하는 동안 전문의에게 모든 증상과 결과를 직접 들으면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김 원장은 “혈관이상의 유무를 감별함으로써 구체적인 몸 관리를 할 수 있어 시간과 경제적인 낭비를 피할 수 있다. 혈액순환의 상태를 살펴보고 그 근거에 기초하여 약과 운동의 처방, 수술, 건강음식 등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미래외과 김용귀 원장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Tip 건강한 혈관을 위하여
■생활습관 : 걷기나 자전거 타기, 맨손체조처럼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정신적 스트레스나 긴장, 흡연도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스트레스를 피하고 금연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습관 : 기름진 고기나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각종 인스턴트 음식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반면 혈전을 덜 생기게 하는 연어·참치·정어리 등의 등푸른 생선과 토마토·당근·시금치·브로콜리 등 녹황색 채소는 혈관노화를 막아 준다. 콩류를 많이 먹는 것도 좋은데 두부·된장·청국장의 상태로 먹어도 같은 효과를 얻는다. 김·미역·다시마 등의 해조류도 추천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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