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한 가운데서 운명처럼 만난 노래와 십 수 년을 동행한 서른일곱 남자의 소 핫(So Hot),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가수 이경민은 가수란 ‘팔자로 노래하는 사람’이라 정의하며 동시에 “자기 생의 최종목표”라고 말한다. “한 번 빠지면 죽을 만큼 한다”는 사랑법 그대로 그가 가진 전(全)행동의 Key는 다름 아닌 ‘열정’. “생각이 결단에 이르는 순간 집중과 함께 내재된 힘이 나와 추진력을 더한다”는 그가 이제, FX아트홀 디렉터로서 ‘적당히’를 용납하지 않는 또 한 번의 화끈한 삶을 쓰고 있다.
첫 무대이후 라이브와 듀오로 이어져
제대 후 친구들에게 끌리다시피 서울서 마산으로 내려온 1999년 처음 노래 불렀다. 진동 기차여행에서의 그 첫 무대 후 경남대 앞 너른마당에서 라이브를 시작, 여러 무대로 폭을 넓혀갔다. 고정 팬이 늘어가며 팬들의 인기와 주변 질시가 엇갈리는 가운데 인간적인 희비도 함께 세월은 쭉 흘러 그러기를 6~7년, 2006년 즈음 한계와 슬럼프가 찾아왔다.
“언더에서 오버로 올라가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느낌과 남의 노래만 부르는 것에 대한 염증이 겹쳤던 거죠.” 새 호흡을 필요로 하며 결단과 동시에 창원으로 이동해 지역라이브가수 전부 모여 ‘아사노세(아름다운사람들이노래하는세상)’를 결성. 이어서 박영운과 함께 ‘그린비’의 이름으로 곡을 만들어 불렀다.
약자를 위해 노래한다는 원칙이 둘을 엮었고, 그 원칙에 어울리는 현장이면 개런티 상관없이 마음과 화음이 잘 맞았단다. 하지만 ‘울지마라 다친다’ ‘내마음 같지않구나’ 등 인기가 한창 치솟던 재작년, 첫 음반 출시를 앞두고 그린비는 잠정 분리에 들어갔다. “명분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타협 못하는 성격이 큰 이유”였다지만 그들 듀오의 아름다운 무대는 지금도 여전히 만날 수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모습 노래에 담고파
방송사 문화센터 강의나 레슨과 함께 ‘예다인’을 결성, 클래식과 접목한 새로운 발상을 선보이는 등 꺾일 줄 모르던 추진 에너지가 작년 돌연 멈칫. “실연의 고통에 사람과 금전 등의 배신이 함께 엮이며 사면초가 같은 위기를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생명력은 한꺼번에 밀어닥친 위기조차 새로운 에너지로 증폭, “주변의 따스함과 손길을 거름으로 재생의 환희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바닥까지 내려간 그를 버티게 한 가장 큰 힘은 음악. “저에게 노래란 선택이 아니라 삶 자체입니다. 뭐라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제 노래에 귀 기울이고 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겸손해집니다”라며 전에는 안 봤던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만큼‘이제는 돌아와 누이 같은’심정으로 그 가치를 노래로 증명해가며 무조건 노래만큼은 잘하고 싶다고 잘라 말한다. “제일 듣고 싶은 말이 ‘참 팔자로 노래하네!’이며 그 말을 듣고 싶은 소망과 목표로 산다”고.
스스로 ‘하고재비’라 부르는 그의 경쟁력 또한 열정,“필 꽂히면 밤 꼬박 새거나 즉흥으로 세 곡도 한꺼번에 작곡”하는 그 열성으로 제자 양성도 계속할 계획이다. 가르치던 문하생 6명 모두 올해 실용음악과 연극영화과 등으로 보낸 그는 “가르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으로서 기본이 돼있고 나보다 열정적이라면 오디션 통과 걱정안해도됩니다"라고 단언한다.
벼랑 끝에 선 마인드로 전투하듯 ‘FX’ 경영에 최선
‘즐거운 마음’을 만들어 하우스콘서트 열고 문하생을 양성하는 등 아픈 만큼 더 자란 내공으로 새로운 의욕을 생산하던 작년 12월, FX아트홀로부터 콜을 받았다. 창의와 내재된 끼를 발굴하며“FX 대표로서 벼랑 끝에 선 마인드로 전투하듯 경영한다”는 비장함에도 그의 열정은 묻어나온다.
성원오피스텔 2층에 있는 FX는 공연이 핵심이라는 말이 걸맞게큰 무대와 마주한 너르고 편한 홀과 고급스러움이 딱 좋다. 거기에 음악과 함께 어느 시간대라도 술 식사 차 등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매력. 시인 문학가 교수 등 전문직의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이곳에선 누구라도 관객과 친구로 어우러진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과 열어놓고 만나야 한다는 정서가 깔린 때문인지 누구나 ‘기분 좋다 편하다’는 느낌을 공통으로 말한다"고.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오픈, FX에선 손님이 원하면 언제라도 라이브 공연이 이뤄지며 관객이 공연자가 되는 일요일이나 테마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와 무대 콘셉트가 준비돼 있다.
문의 : 283-0105 / 010-6252-3335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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