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낡은 구 이미지를 가족친화적 도시로”
57만명 대형구 … 재정자립도 최하위
“구청, 창조성 넘치는 조직으로 바꾸겠다”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은 최근 용역을 맡겼던 한 외부기관의 평가를 인터뷰 머리에 올렸다. ‘
낡은 추리닝을 입은 50대 아저씨’. 외부기관에서 평가한 부평구 이미지다. 홍 구청장은 “주민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대가 25~45세”라며 “부평구 이미지를 이젠 젊고 가족친화적 도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부평구가 변화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부평구는 인구 57만명의 큰 자치구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는 27.7%로 전국 자치구 중 최하위 수준이다.
홍 구청장은 “취임하고 보니 이미 복지예산이 56%를 차지하고 부평아트센터 민방위교육장 등 전임 구청장 시절 추진된 대형 토목사업으로 재정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다른 자치구 구청장과 함께 사회복지비용의 국고보조금 확대, 조정교부금의 배분비율 조정 등을 요구하며 중앙정부와 인천시에 맞서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지역내 원로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나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범시민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주민이 나섰다는 점이다.
홍 구청장은 “돈이 없다면 사람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할 수밖에 없다”며 “구청 조직을 생기와 활력, 창조성이 넘치는 조직으로 일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7개월간 파악한 부평구 조직은 구조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부평구 부구청장을 지낸 2급 공무원 5명 가운데 3명이 부평구에서 퇴직했다.
공무원 1인당 주민 담당숫자는 전국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민원 부담은 큰데 일해도 인정받을 수 없다면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겠느냐.” 홍 구청장이 반문한 현실이다.
이 때문에 부평구는 대민 친절도가 포함된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홍 구청장은 조직배치를 하면서 간부들의 면접을 실시했다. 배치 후에는 비전발표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동사무소 방문도 3개동을 묶어 실시하고 있다. 재정현황 등을 설명하고 회의하는 방식이다.
그는 “동사무소 민원이 확 줄었다”면서 “우리 동네만의 문제가 아니구나하는 공동체 의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방안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위해 국내외 사례를 연구하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민관산학연 조직으로 (가칭)부평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구성, 소통의 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홍미영 구청장은 전국 여성 구청장 6명 가운데 한명이다. 최근 추진하는 여성친화적 도시에 대해선 “일부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구청장은 “여성에게 혜택을 주자는 의미가 아니다”며 “부평구가 살아남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평구의 노인 인구는 10%에 육박하고 장애인 숫자는 전국 자치구 중 2위다. 홍 구청장은 “여성이나 아이, 노약자, 장애인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부평구만의 특색있는 가족친화적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해 일부 이전이 확정된 미군기지에 대해선 “활용방안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매입비용은 “서울 용산공원처럼 전액 무상으로 인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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