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사람들 - 생활공감정책 주부모니터단 정순애 양천구 대표

지역내일 2011-04-06

주부, 세상을 바꾸다 - 작은 참여 큰 나눔, 줌마 파워 파이팅!!

 지난 달 8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눈썰미를 발휘하겠다는 주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름 아닌 ‘제 3기 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 출범식’현장. 이날 위촉장을 받은 주부모니터단은 일상생활 속에서 느껴 온 불편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부에 제안하며 희망과 행복을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개인의 행복을 국가경영의 중심에 두고, 작지만 가치 있는 생활공감정책을 대폭 발굴 실행하겠다’는 국정철학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지난 2009년부터 ‘생활공감정책 주부모니터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 복지, 교육, 문화, 사회안전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정책개발에 참여하고 있는데 양천구에서도 48명의 주부모니터단이 위촉장을 받고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활동에 들어갔다. 정순애 양천구 대표를 만나 주부모니터단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자. 

생활 속의 불편과 어려움 해소는 작은 관심에서부터
 정갈하게 차려입고 약속시간 보다 먼저 나와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 정순애(54세, 목동 거주)주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주부. 하지만 주부라는 명함 뒤에 어깨가 무거움 직한 타이틀이 하나 더 붙었다. ‘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 양천구 대표’가 그것. 지난 달 양천구 주부모니터단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정순애주부를 대표로 선출했다. 양천구의 주부모니터단을 이끌어 갈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것인데 그녀는 1기부터 꾸준히 활동해 온 베테랑 모니터다.
“생활공감주부모니터는 아이디어가 많고 국정에 참여하려는 의욕이 충만한 20~50대 주부들로, 각 지역별로 고르게 위촉되었는데 3기는 총 10,036명, 이 중 양천구에선 48명의 모니터가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정순애대표. 
 이들 주부모니터단은 불편사항에 대한 아이디어 및 민원사항들을 온라인(happylife)을 통해 정부에 제안하고, 정부에서는 소관부처별로 이를 검토해 정책에 반영해 나가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된다고.
 “주부들이 일상생활에서 보고 느껴온 생생한 경험과 지혜를 국가의 정책수립에 반영하고, 국정소통의 해피메신저로서 나눔과 봉사 활동을 통해 국민소통과 따뜻하고 공정한 사회 실현을 선도하고 있지요” 정순애대표에게 ‘모니터’는 살림만 하던 주부가 사회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직업 아닌 직업이라고.
언뜻 보기엔 리더의 소양이 풍부할 것 같은 느낌의 정대표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은 그야말로 양가집 규수. 경남 하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2남 2녀 중 막내로, 여성으로서의 덕목을 강조하는 엄격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으며 학창시절 역시 모범생 그 자체였다고. 중매로 만난 남편과 결혼에 골인해 서울에서 신접살림을 차렸을 당시에도 ‘남편은 하늘‘이라는 생각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단다.
 93년 목동으로 이사한 후 현재까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그녀는 육아에만 전념하며 학교 명예교사 등 자녀의 학교 활동만 해오다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주부모니터활동, 아파트 부녀회장, 시의회모니터 등의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제가 느꼈던 불편사항을 의견 제기하고 해결하고자 열심히 활동했어요. 저보다 더 약한 사람들은 더 불편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말이죠”라는 정대표는 오랜 모니터활동을 통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을 다시금 관찰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또 제기했던 문제들이 제대로 고쳐졌는지 확인하는 적극성까지 갖게 되었다고. 

주부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든다
 “경제력으로 행복감을 느끼기 보다는 남을 위한 봉사를 통해 행복을 실감한다”는 정대표는 지난 2009년 인터넷 서핑 중 생활공감주부모니터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1기부터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의 활동이 지역성이 강했던 반면 생활공감주부모니터의 활동은 더 넓은 안목으로 전국의 현안에 대해 고민하며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더욱 열정이 생긴단다.  작년 1년간 2기 주부모니터단을 통해 제안된 아이디어는 전국에서 총 2만4000여건이었고, 이 가운데 257건이 주요 관리대상 정책으로 채택돼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는데 모니터단의 위력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생활공감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해 정부에 제안하고, 현장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슈머의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죠”
2013년 3월까지 2년간 활동할 3기 주부모니터단은 생활공감홈페이지를 통해 제안 및 토론방 등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마일리지제 운영에 따라 최소한의 보상을 받고 있다.
앞으로 갈 길이 바쁘다는 정대표는 오프라인 모임과 각종 캠페인 전개, 일손이 필요한 곳에서의 봉사활동 등을 계획 중이란다. 단순히 모니터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일들을 직접 찾아 나설 예정.
 그녀는 모니터 활동과는 별개로 영등포 노숙자를 위한 급식 봉사를 2년 넘게 해오고 있다. “즐기다가 마감하는 인생 보다는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 되는 일을 하는 인생이 더 좋지 않은가요”라며 활짝 웃는 정대표다.
 공무원인 남편은 누가 봐도 바른생활 사나이라는데 나이 차이가 많아선지 아직까지도 자신을 어린아이 대하듯 다정다감하단다. 밖에서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일몰 전에 돌아와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 가족들의 불만이 없는 이유였다고. 결혼을 앞둔 딸과 대학생 아들 역시 엄마에게 격려와 존경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는데 그 한마디가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기에 충분하다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모니터 일도 그 중의 하나죠” 정대표는 주부모니터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사소한 것에도 귀 기울이고 새롭게 보고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예리함을 잃지 않겠다며 의지를 불태운다. 
최수연리포터 somuz@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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