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애프터''

삶과 죽음의 의미 재조명

지역내일 2011-04-04

사후세계(hereafter)가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남녀노소 누구나 두려워하는 죽음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현세를 좀 더 여유 있게 살아가지 않을까?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집착을 떨치지 못하고 아등바등하는 삶에 정신적인 휴식이 돼주길 기대하며 영화 ''히어애프터'' 상영관을 찾았다.


쉽지 않은 감동을 남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는 쉽지 않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별다른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영화가 끝나고 나면 왠지 모르게 피곤하다. 그 ''피곤함'' 때문인지 오랫동안 기억되기도 한다. 안락사 문제를 다룬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년 작)가 그랬고, 이민자에 대한 편견 극복과 한국전쟁 참전에 대한 속죄를 그린 영화 ''그랜 토리노''(2008년 작)가 그랬다. 그리고 얼마 전 개봉한 사후세계에 관한 이야기 ''히어애프터'' 또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세 작품은 모두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세 사람의 세 가지 삶을 하나의 주제로 다룬 옴니버스
영화는 세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죽음''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전개되다가 결말 부분에 합쳐진다. 사후세계와 마음만 먹으면 소통할 수 있는 미국인 심령술사 조지(맷 데이먼 분)는 자신의 평범치 않은 능력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아무리 특별한 능력이라도 본인이 원치 않는 이상 그것은 재능이 아닌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휴가 중 갑작스럽게 덮친 쓰나미로 순간적인 죽음을 체험한 프랑스의 방송 저널리스트 마리(세실 드 프랑스 분)의 삶은 그 후 완전히 바뀐다. 자신이 체험한 사후세계를 떨칠 수 없었던 그녀는 사실만을 보도해야하는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고 사후세계 연구를 통해 『hereafter』라는 책을 출간한다.
한편, 약물중독자인 편모 밑에서 가난하지만 밝게 살아가던 런던의 쌍둥이 형제 마커스와 제이슨(조지 맥라렌·프랭키 맥라렌 분). 적극적인 형 제이슨에게 늘 의지하며 살아가던 마커스는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형을 잃고 그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다. 늘 형의 모자를 분신처럼 쓰고 다니며 사후세계와의 소통을 간절히 원한다. 
이렇게 각자 자신만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런던 북 페어''에서 마주친다. ''죽음''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인지 세 사람은 서로 남다른 관계로 이어져 각자의 고뇌가 극복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생명은 끝나도 관계는 끝나지 않는다
영화 속에 가볍게 등장하는 조연들도 생각의 무게를 더해준다. 동생의 능력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온갖 감언이설을 쏟아내는 조지의 형, 형의 죽음을 슬퍼하는 꼬마 마커스마저 상술에 이용하려는 사이비 심령술사, 비현실적으로 변해 상업적 가치가 떨어진 마리를 과감히 버리는 마리의 연인이자 방송디렉터. 조연으로 등장한 지극히 현실적인 이 인물들이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영화를 보고 며칠이 지나도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쉽게 떠나지 않았다. 문득 국내에 10년 전쯤 출판된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란 책이 떠올랐다. 지극히 현실적인 잘나가는 방송인이자 칼럼니스트였던 작가 미치가 죽음에 임박한 모리 교수를 만나 죽음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강의를 듣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실제 이야기. 미치와 마리라는 두 인물이 머릿속에서 오버랩 됐다. 오랜만에 책을 다시 펴보니 진하게 밑줄 친 부분이 눈길을 끈다. 모리교수가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며 미치에게 한 말.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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