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배울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듣곤 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이다. 미적분을 배우면서 ''미분''이나 ''적분''의 개념을 모르고 기하학을 배우면서 ''기하''의 개념을 모르고,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경제''의 개념을 모르고 ''화학''을 배우면서 ''화학''의 개념을 모른다고 생각해 보라. 용어의 개념 정리는 학문의 기초이며 기본이다.
그런데 학문에 사용되는 기초 용어들은 모두 한자어다. 한자를 모르고 어떻게 개념을 이해할 것인가? 무작정 외우는 것은 학문이 아니다. 그렇게 외운 것이 무슨 깊이가 있으며 무슨 깨달음이 있으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혹 많은 사람들이 한자에 부정적이라 할지라도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학교 교육에서 한자의 습득은 지능의 개발 및 학습 경쟁력을 높이는데 매우 유익하다. 사회에서 전문성을 갖추려면, 삶의 깊이와 의미를 더하려면 한자의 요구는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미래는 한자의 소양을 갖춘 자들의 것이다. 더구나 ''인문학의 위기'' 상황에서 한자의 위력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위기의 한자(漢字) 음(소리)에 비밀이 있다
옹기장이가 그릇을 만드는 것은 까닭이 있다. 한자도 마찬가지다. 한자(漢字)는 고대인들이 생각을 전달하고 보관하기 위해 만든 그릇(상형문자)이다. 한자라는 그릇에는 이미 한자를 만들 때에 담아놓은 ''생각''이 있는 것인데 오늘 우리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단순히 한자라는 그릇(글자)만 가지고 ''한자는 어렵다''며 허둥댄다. ''생각의 전달과 보관''은 문자 창제의 목적이다. 때문에 한자 역시 누구나 아는 보편적인 소재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한자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은 한자의 3요소 가운데 ''음(소리)''을 잃어버린 것이 원인이다.한자에 있어서 ''음(소리)''은 ''모양''과 ''생각''을 연결하는 고리이며 한자가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한데, ''한자는 뜻글자이므로 소리는 의미가 없다''라는 무지한 학자들의 거짓 주장에 이끌려 우리는 한자의 소리를 무시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자는 음을 중심으로 엄정한 질서와 체계를 이루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자의 음은 모두 현재 우리 한국인이 사용하는 우리말에 원형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한자(漢字)는 반드시 우리말(한글)의 도움을 받아야 그 의미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한자는 한글을 풀이한 ''한글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자는 한글과 한데 어울려 있다. 무지한 자들이 한자와 한글을 서로 분리하여 이산가족을 만들어 버렸는데 한자와 한글은 헤어져서는 안되는 남매와 같다. 한자를 살리는 방법은 한자에서 음을 회복하는 것이고 한자의 음을 우리말과 연계해서 이해하는 것이다.
130여 자로 한자의 기초 완성
지금까지 우리를 포함한 한자문화권에서는 천자문(千字文)이나 사자소학(四字小學), 격몽요결(擊蒙要訣) 등을 통해서 한자의 기초를 습득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은 기초 한자 학습서가 아니다. 체계적인 학습서가 없다는 것은 한자의 기원을 모른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한자가 있다면 한자의 기원이 없을 수는 없으므로 언젠가는 밝혀질 것인데 마침내 우리나라에서 한자의 기원을 밝힌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한자의 기막힌 발견(2010.도서출판 한자와 한글 刊)』참조 한자의 기원을 밝혔다는 것은 한자가 만들어지는 순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한자를 배우는 법이 따로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자가 만들어진 순서에 따라 기초한자를 130여개로 정리하였는데, 이것은 단순히 한자의 기원을 밝혀냈다는 정도를 넘어 130여개 기초한자로 한자를 익히는 이론체계를 수립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산천에 해가 떠오르고 개울에 물이 흘러가듯 이 기초한자는 억지로 외우지 않고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한자가 만들어진 순서에 따라 이야기하듯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이제 한자 학습은 힘들고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며 즐기는 놀이와 같이 될 것이다.
조옥구 교수
''한자의 기막힌 발견'',『21세기 신 설문해자』의 저자
한국고대사 및 원시 상형문자 연구가
한자(漢字)연구소 소장
(02) 586-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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