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이 딱 하나뿐인 식당이 있다. 쉐프는 작은 주방에서 그 테이블에 초대된 주인공을 위해 요리를 하고 그들은 둘 만의 공간에서 식사를 하며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 이것은 결코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신사동에 위치한 ''원 테이블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다. 그곳에 가면 현실 속에서도 영화처럼 오붓하게 식사를 하면서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2004년에 문을 연 ''인뉴욕''은 마당이 있는 작은 집의 차고를 개조해 만들었다. 이곳은 이미 로맨틱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라고 소문이 나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하지만 막상 가보면 기대 이상으로 로맨틱하다.
''인뉴욕''은 도산공원 주변에서 식당을 세 개나 운영하는 부부쉐프인 박근호씨와 이송희씨의 첫 번째 식당이다. 요리와 사람들을 좋아하는 그들이 ''인뉴욕''을 만든 사연이 아름답고 재미있다.
좁은 공간에서 피어나는 무한한 상상
아늑하면서도 개구쟁이 같은 호기심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길모퉁이의 좁은 차고 안에 만든 ''인뉴욕''. 외관을 붉은 색과 카키색으로 꾸며 주변도로나 동네 분위기와 잘 어울리면서도 한껏 돋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5평(17㎡) 남짓한 실내에 테이블이 딱 하나있고 유리문 너머로 작은 주방이 있다. ''인뉴욕''은 워낙 작은 공간이라 어느 한 구석도 소홀한 곳이 없고 필요한 물건이 적재적소에 자리 잡고 있다. 손님 대부분이 커플로 차 한 대에 동승해 오기 때문에 주차 공간도 딱 차 한 대 분이면 충분하다.
''인뉴욕''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독립된 곳으로 식당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가정집에 초대받은 느낌을 준다.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은 강영대 쉐프로 그는 홀로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는다. 손님들은 쉐프가 자신들만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쉐프의 정성은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맛있는 냄새로 전해진다. 음식 역시 손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맛이 좋다. 쉐프는 매번 소규모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신선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재료를 소량 준비한다.
둘 만의 꿈이자 삶의 도전
2004년 박근호씨와 이송희씨는 지금 ''인뉴욕'' 자리에서 운영되던 이탈리안 식당인 ''뉴욕 5000''을 인수했다. 그들은 처음엔 ''뉴욕5000''의 손님이었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 가게를 맡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이 자그마한 공간에 어떤 콘셉트의 식당을 열까 오랫동안 고민했다. 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레스토랑처럼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편하게 들어와 보고 부담 없이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하고 한 달이 넘게 인테리어를 했다. 마침내 그들이 꿈꾸던 식당이 완성됐다. 그때가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었는데 두 사람은 그곳에서 더운 여름 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인테리어가 막 끝난 식당을 바라보며 흐뭇해했지만 뭔가 미진했다. 이상하게도 둘 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동시에 두 사람의 머리를 번개처럼 스쳐가는 느낌. 바로 두 사람이 커피를 마시며 앉아있는 이 순간처럼, 둘만이 느낄 수 있는 바로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애써 꾸민 인테리어를 하나씩 허물기 시작했고 레스토랑 가운데 오직 하나의 테이블만을 놓은 공간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사동 골목길에 있는 차고에서 두 사람의 꿈이자 도전이 시작되었고, ''인뉴욕''을 찾는 손님들 역시 이곳에서 그들만의 꿈과 사랑을 만들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부부는 강영대 쉐프에게 ''인뉴욕''을 맡기고 ''그랑씨엘''과 ''마이쏭''에서 열심히 요리를 만들고 있다.
의미 있는 시간을 준비하는 곳
''인뉴욕''을 찾는 손님들은 연인이나 부부, 친구사이로 거의 두 사람이다. 그들은 주로 프러포즈 생일 기념일 등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인뉴욕''에서 프러포즈를 하고 결혼에 성공한 커플들은 결혼 1주년이 되면 이곳을 다시 찾기도 한다. 그 중에 3주년까지 매년 찾아온 커플도 있었다.
''인뉴욕''은 평일에는 5회, 주말에는 7회까지 손님을 맞는다. 100% 예약제로 비수기도 없이 매일 거의 만석이기 때문에 2~3주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이곳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일정하게 정해져있기 때문에 예약을 하더라도 시간을 꼭 지켜야한다.
메뉴는 시즌별로 한 가지인데 요즘에는 카르파치오, 버섯샐러드, 미트볼, 파스타, 연어나 안심스테이크, 테라미스, 루이보스 차를 맛 볼 수 있다. 특히 케이크는 뉴욕스타일 레스토랑인 ''마이쏭''에서 직접 만들어 공수해온다. 식사비용은 1인당 8~9만 원선이며 꽃다발, 케이크, 장미꽃잎 등 로맨틱한 이벤트를 할 경우에는 추가비용이 든다.
위치 : 서울 강남구 신사동 627
성수대교 남단에서 관세청 방향으로 오다가 삼원가든 골목으로우회전
영업시간 : 평일 5:00~6:30, 6:30~8:00, 8:00~9:30, 9:30~11:00
주말에는 1:00~2:30, 2:30~4:00의 기회가 더 있다.
주차 : 전면에 차량 1대 가능
문의 : 0505-509-5000
이희수 리포터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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