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대회, 덕양구청장기 축구대회 2011 우승팀 - 용정축구회

지역내일 2011-03-31

비 오면 밥 안 먹어요? 축구도 마찬가지!

 아침 열시에 어슬렁거리며 운동장에 나타나, 점심시간 훌쩍 넘어 집에 돌아가는 동네 축구랑 다르다. 1996년에 창단해 회원은 67명이다. 연습 시작 시간은 일요일 새벽 6시 30분인데 매번 40명 이상 나온다. 조기축구회 치고는 탄탄한 조직력과 결속력을 자랑한다. 두해 째 고양시 대회와 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실력도 강팀이다. 

실업 축구 체제로 탄탄한 조직력 자랑
 용정축구회(회장 홍현성, 감독 이동환)를 찾아간 20일 아침, 어울림누리 축구 구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직 럭비 국가대표 출신이자 6년 째 용정축구회장을 맡고 있는 홍현선 회장에게 ‘비가 와도 축구를 하느냐’고 물었다.
 “비 오면 밥 안 먹어요? 우리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합니다. 설 연휴에도 당일 빼고는 합니다.” 대답을 하면서도 홍 회장의 눈길은 운동장에 가 있었다. 그는 42살에 실업 럭비 팀에서 은퇴, 우연히 집 근처에 있는 용정축구회를 보고 ‘키울 만하다’고 생각해 합류했다. 98년이었으니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용정 팀이 잠재력 있는 팀이라고 봤어요. 생활 체육을 넘어 실업팀의 체제로 바꿔보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용정 축구회는 매년 홍콩과 청도, 상하이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해외에 가면 2박 3일 동안 머무르면서 현지 생활체육인들과 게임도 한다.
 “지역 팀이라 이사를 가면 떠나기도 하지만 유동적이지는 않아요. 올해는 신입회원이 많이 들어왔어요.”
되는 집에 사람이 모이게 마련인가. 회원은 40대가 30여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50대가 17명으로 그 뒤를 잇고 30대 14명, 20대는 4명이다. 60대도 2명이나 있다. 

회원들이 좋아하는 이유 ‘실력과 팀웍’
 “나 아닌 우리를 강조합니다. 항상 도전하는 정신을 갖고 직장에 가서도 생활하자고 얘기하죠. 다들 승부 근성이 강해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 하죠.”
홍 회장의 자랑에 이 감독도 거든다.  “강화위원장이 전화해서 회원을 관리합니다. 몸을 풀고 기본 전술을 훈련한 다음,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요.” 이 감독은 홍 회장을 통해 용정 축구회를 알게 됐단다. 이 감독은 “느슨한 생활 축구를 하다 와서 보니 일반 팀 하고 달리 빡빡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그는 “팀 분위기에 적응하다 보니 몸이 만들어졌다”며 웃었다.
 98년에 가입한 이원태 씨는 “첫 해에는 5분만 뛰어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한 두 시간 뛰어도 끄떡없다”고 자랑했다. 지정환 회원은 화정으로 이사하기 전 다른 조기 축구회에 몸담은 경력이 있다.  “전에는 일요일 아침 9시에 시작해 오후 2시쯤 마쳤어요. 불만이 많았죠. 용정은 일찍 시작해 일찍 끝나니까 가족들이 좋아해요.”

용정 팀 적응할 때 필요한 건 뭐?
 “시간을 잘 지켜야죠. 달마다 2만원씩 회비 내고 운동 열심히 하면 끝입니다.” 이 감독의 말이다. 독특한 연습 방법도 익혀야 한다. 연습 초반에 하는 훈련인데, 누구든 세 번 공을 터치 한 다음 패스하는 규칙이다. 연습은 무조건 오전 10시에 마친다. 오후에는 가정으로 돌아가 식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갑자기 닥친 궁금증, 회비가 2만원이라니. 해외에도 나간다는 훈련비는 어떻게 감당하나. 누구 말마따나 ‘운동은 돈’이라는데.  홍 회장은 “선배들의 후원과 헌신이 있어 든든하게 팀을 꾸려간다”고 말했다. 선배들이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후배들은 믿고 따르기에 유대관계가 돈독하다는 것 또한 용정 축구회의 자랑이란다.

목표는 도 대회 우승
 연습 마치는 시간을 오전 10시로 못 박았지만 축구하는 이들의 가족은 불만이 많단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야유회’와 ‘용정 축구회 송년의 밤’이다.
 “송년의 밤 행사에는 가족을 모두 초청합니다. 음식을 함께 먹고 선물도 푸짐하게 준비해서 그동안 소외감 받은 것을 해소하는 날이죠. 축구에 부정적인 느낌을 완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실업팀 못지않은 규모와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용정 축구회는 최근 2, 3년 고양시 대회와 덕양구청 대회의 우승컵을 휩쓸었다. 홍 회장은 “목표는 경기도 대회 우승”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제일가는 팀을 유지하면서도 부족한 점을 보완해 ‘경기사랑 축구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내년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회장으로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네요.” 남들은 ‘조금 특이하다’고 말한다는 용정 축구회. 그 속에는 약간의 부러움이 섞여 있다는 걸 알겠다. 잊지 말자. 부러우면 지는 거다. 그것이 바로 용정이 쭉 우승하는 이유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우리 동네 조기축구회 찾아보자
 고양시 생활체육협의회 축구협회 송삼화 회장은 “일산구에 17개 팀, 덕양구에 15개 팀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생활체육인을 위해 시에서 주관하는 고양시장기, 시의회의장기 대회와 생활체육협회장기가 해마다 진행된다. 구청장기 대회도 매년 열린다. 
문의 031-911-7091 goyang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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