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2009년 말 인천에 이어 최근 경기도 지자체들이 잇달아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서울주민들의 뉴타운 지지율은 85%에서 55%로 크게 떨어졌다.
수도권 뉴타운 신화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신호탄은 인천이었다. 인천시 제물포 역세권, 가좌나들목 재정비촉진지구 공청회가 2009년 주민들의 반발로 잇달아 무산됐다.
인천시는 2009년 11월 16일 재정비촉진지구를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4개 지구 가운데 3개 지구의 반대가 높게 나타났다. 인천시는 12월 28일 결국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2011년에 접어들면서 경기도 지자체들도 잇달아 포기의사를 밝히고 있다. 경기도 내 뉴타운지구 23곳 중 군포 금정지구, 평택 안정지구, 안양 만안지구가 포기를 선언했다. 의정부 부천 오산 김포 등도 포기를 고민 중이다.
결국 지난 11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정책협의회에서 공개적으로 "제가 앞장서서 한 일이고 누구보다 큰 책임이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부천시의 경우 지난 2007년 부천 구도심 49개 구역을 뉴타운 3개(원미·소사·고강)지구로 지정,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사업 지구의 주민들이 찬성과 반대로 갈려 심각하게 갈등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뉴타운 추진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부천시청 시장실 복도를 점거하고 격렬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시 뉴타운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주민들의 찬성률이 급격이 떨어져 추진동력을 잃고 있다.
이주원 나눔과 미래 사무국장은 “최근 시정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주민들의 뉴타운 찬성률이 2006년 85%에서 최근 55%로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보상 등 실제 돈과 직결된 사항이 결정되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1년 1월 현재 서울시 뉴타운 35개 지구 237 구역 가운데 준공된 구역은 시범뉴타운을 포함해 18개 구역에 불과하다.
뉴타운 신화 붕괴 원인은 낮은 개발이익과 재정착률 때문이다. 뉴타운은 끊임없이 폭등하는 아파트 가격을 전제로 했던 정책이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경기 불황과 1인가구 증가 등 주거형태의 변화로 뉴타운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김문수 지사조차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상황이 나빠졌고 저출산 등으로 향후 전망도 어둡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도시재개발에 대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이제 우리 도시는 건설기가 아닌 정비기”라며 “기존 관성에서 벗어나 지역공동체를 보존하면서 사회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운 곽태영 기자 yuy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