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은(중3)양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4절 도화지에 기상시간, 학교와 학원 수업, 여가시간 등의 계획을 큼지막하게 써서 책상 앞에 붙여 놓았다. 처음 며칠은 계획표대로 실천하지만 채 열흘이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매번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김 양은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문자가 오고 전화가 걸려와 공부해야 할 시간을 넘기는 일이 많다”며 “계획대로 실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영훈(고1)군도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예전과 달라지겠다’는 결심으로 생활계획표를 열심히 만들었다. 밤늦은 시간까지 학교에서 지내지만 그 외의 여가시간도 대부분 공부시간으로 계획했고,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은 머리를 잠깐 식힐 생각으로 30분 이내로 정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1시간으로 계획한 수학은 시간 내에 끝내기가 어려웠고, 또 친구들과 인터넷상에서 만나 게임을 하다 예정 시간을 넘기는 일도 많아졌다. 결국 계획을 세운지 한 달여 만에 최 군의 계획표는 무용지물이 됐다.
김 군은 “학기 초엔 ‘열심히 공부해 보자’는 결심을 하고 계획표를 세워보지만 친구, 인터넷게임, 지키기 어려운 무리한 계획 등으로 인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대부분 학생들이 겪는 일이다. 많은 학생들이 새 학년 시작을 앞두고 굳은 결심과 목표를 담아 생활계획표를 세우지만 안타깝게도 작심삼일에 그치거나 길어야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포기하는 일이 허다하다. 특히 새 학년이 시작된 지 한 달여가 지는 요즘 이런 일로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 작심삼일 또는 길어야 작심 한 달로 끝나버리는 생활계획표, 어떻게 해야 지속할 수 있을까.
시간일기로 짜임새 있는 계획을
우선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대전여고 안영은 교사는 “어떤 계획이든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라면서 “계획과 실제생활이 어긋났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문제나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면 그 점을 고려해 계획표를 수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학기 초 세운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리한 계획이나 가용시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성공습관트레이닝센터 박계진 센터장은 “시간일기를 쓰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또 낭비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면서 “가용시간이 한 눈에 들어와 어떤 과목을 언제, 얼마나 공부할 것인지 짜임새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계획표를 세우기 전 1주일 동안 시간일기를 써본다. 1주일동안 시간일기를 쓰면서 고정시간(수업시간, 학원·과외시간 등)을 뺀 가용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체크한다.
학생들 대부분이 ‘나는 여유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가용시간을 체크해 보면 생각보다 자투리 시간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자투리시간이 많다고 모두 공부에 할애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자투리 시간은 원래 아이들의 노는 시간이었다. 때문에 처음엔 3분의 1 정도의 시간을 공부시간으로, 그 외의 시간은 휴식, 독서, 게임, 친구들과 수다떨기 등의 시간으로 정하고 차츰 공부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공부시간으로 정한 시간에는 취약과목 또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을 정해 복습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 뇌는 수업의 95%를 이해할 때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전체의 25%를 놓치면 듣기를 차단시킨다. 반복학습은 수업에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강력한 도구다. 좋아하는 과목을 복습하다보면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취약과목은 자신이 붙게 마련이다.
공부를 할 때 가장 큰 방해 요소는 컴퓨터 게임, 휴대전화 문자 또는 전화, TV시청 등이다.
컴퓨터게임은 한번 시작하면 30분만 계획했더라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임이라면 1시간을 훌쩍 넘기기 쉽다. 가능한 컴퓨터 게임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시간을 배정한다.
전화 또는 문자의 유혹도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여학생들은 학교에서 매일 만나도 할 말이 많다. 그래서 집에 와서도 전화를 붙들고 있거나 문자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습계획을 어긋나게 하는 주범이다. 공부시간에는 휴대폰을 꺼 놓는 것이 상책이다.
피드백은 반드시, 잘못된 계획은 수정해야
생활계획표와 함께 체크표를 책상 앞에 함께 붙여두고 매일 계획표를 제대로 실천했는지 반드시 체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피드백은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자 계획표 수정 방향을 보여주는 방향키이기 때문이다.
실천여부를 O, X로 표시하고 실천하지 못한 경우에는 ‘일찍 잤음’ ‘전화로 수다 떨었음’ ‘게임했음’ 등 그 이유를 빈칸에 써 놓는다.
또 공부를 하다보면 예정된 시간을 초과해 다음 계획에 차질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참고사항에 어떤 과목이 얼마만큼 시간을 초과했는지 표시해 둔다.
새 학년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학습량이나 시간을 배정했다면 계획표를 수정해야 한다. 공부시간의 최소 단위는 학교 수업단위가 바람직하다.
개인차가 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은 40분, 중·고등학생은 1~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초기에 계획표가 잘 지켜진다고 무리하게 공부시간을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애플스토리 리더십센터 허광윤 원장은 “잘 따라 한다고 바로 공부시간을 늘리면 힘들어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시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면서 “새로운 목표 설정은 몸에 습관이 밴 후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의 습관이 형성되는 데는 최소 21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 21일은 생각이 대뇌피질에서 뇌간까지 내려가 우리의 체질과 습관이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보상과 벌칙으로 동기부여를
생활계획표를 잘 지키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적절한 보상과 벌칙을 이용하면 좋다. 보상과 벌칙은 스스로 또는 부모와 상의해서 결정한다.
계획을 잘 지킨 경우에는 용돈을 더 준다거나 DVD·TV 시청 시간을 늘려주는 보상을, 지키지 못한 경우에는 설거지, 용돈 줄이기 같은 학생들이 싫어하는 일로 벌칙을 주면 된다.
또한 계획은 혼자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비전선언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위에 ‘나는 앞으로 몇 등을 하겠다’ ‘나는 평균을 몇 점 올리겠다’ ‘책을 몇 권 읽겠다’ 등의 계획을 알린다. 자기 의지만으로 실천하기 어렵다면 실천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허광윤 원장은 “계획도 중요하지만 계획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벌칙과 보상이 뒤따라야 동기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서대전여고 안영은 교사, 애플스토리리더십센터 허광윤 원장, 성공습관트레이닝센터 박계진 센터장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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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양은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문자가 오고 전화가 걸려와 공부해야 할 시간을 넘기는 일이 많다”며 “계획대로 실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영훈(고1)군도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예전과 달라지겠다’는 결심으로 생활계획표를 열심히 만들었다. 밤늦은 시간까지 학교에서 지내지만 그 외의 여가시간도 대부분 공부시간으로 계획했고,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은 머리를 잠깐 식힐 생각으로 30분 이내로 정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1시간으로 계획한 수학은 시간 내에 끝내기가 어려웠고, 또 친구들과 인터넷상에서 만나 게임을 하다 예정 시간을 넘기는 일도 많아졌다. 결국 계획을 세운지 한 달여 만에 최 군의 계획표는 무용지물이 됐다.
김 군은 “학기 초엔 ‘열심히 공부해 보자’는 결심을 하고 계획표를 세워보지만 친구, 인터넷게임, 지키기 어려운 무리한 계획 등으로 인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대부분 학생들이 겪는 일이다. 많은 학생들이 새 학년 시작을 앞두고 굳은 결심과 목표를 담아 생활계획표를 세우지만 안타깝게도 작심삼일에 그치거나 길어야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포기하는 일이 허다하다. 특히 새 학년이 시작된 지 한 달여가 지는 요즘 이런 일로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 작심삼일 또는 길어야 작심 한 달로 끝나버리는 생활계획표, 어떻게 해야 지속할 수 있을까.
시간일기로 짜임새 있는 계획을
우선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대전여고 안영은 교사는 “어떤 계획이든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라면서 “계획과 실제생활이 어긋났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문제나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면 그 점을 고려해 계획표를 수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학기 초 세운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리한 계획이나 가용시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성공습관트레이닝센터 박계진 센터장은 “시간일기를 쓰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또 낭비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면서 “가용시간이 한 눈에 들어와 어떤 과목을 언제, 얼마나 공부할 것인지 짜임새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계획표를 세우기 전 1주일 동안 시간일기를 써본다. 1주일동안 시간일기를 쓰면서 고정시간(수업시간, 학원·과외시간 등)을 뺀 가용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체크한다.
학생들 대부분이 ‘나는 여유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가용시간을 체크해 보면 생각보다 자투리 시간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자투리시간이 많다고 모두 공부에 할애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자투리 시간은 원래 아이들의 노는 시간이었다. 때문에 처음엔 3분의 1 정도의 시간을 공부시간으로, 그 외의 시간은 휴식, 독서, 게임, 친구들과 수다떨기 등의 시간으로 정하고 차츰 공부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공부시간으로 정한 시간에는 취약과목 또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을 정해 복습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 뇌는 수업의 95%를 이해할 때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전체의 25%를 놓치면 듣기를 차단시킨다. 반복학습은 수업에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강력한 도구다. 좋아하는 과목을 복습하다보면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취약과목은 자신이 붙게 마련이다.
공부를 할 때 가장 큰 방해 요소는 컴퓨터 게임, 휴대전화 문자 또는 전화, TV시청 등이다.
컴퓨터게임은 한번 시작하면 30분만 계획했더라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임이라면 1시간을 훌쩍 넘기기 쉽다. 가능한 컴퓨터 게임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시간을 배정한다.
전화 또는 문자의 유혹도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여학생들은 학교에서 매일 만나도 할 말이 많다. 그래서 집에 와서도 전화를 붙들고 있거나 문자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습계획을 어긋나게 하는 주범이다. 공부시간에는 휴대폰을 꺼 놓는 것이 상책이다.
피드백은 반드시, 잘못된 계획은 수정해야
생활계획표와 함께 체크표를 책상 앞에 함께 붙여두고 매일 계획표를 제대로 실천했는지 반드시 체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피드백은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자 계획표 수정 방향을 보여주는 방향키이기 때문이다.
실천여부를 O, X로 표시하고 실천하지 못한 경우에는 ‘일찍 잤음’ ‘전화로 수다 떨었음’ ‘게임했음’ 등 그 이유를 빈칸에 써 놓는다.
또 공부를 하다보면 예정된 시간을 초과해 다음 계획에 차질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참고사항에 어떤 과목이 얼마만큼 시간을 초과했는지 표시해 둔다.
새 학년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학습량이나 시간을 배정했다면 계획표를 수정해야 한다. 공부시간의 최소 단위는 학교 수업단위가 바람직하다.
개인차가 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은 40분, 중·고등학생은 1~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초기에 계획표가 잘 지켜진다고 무리하게 공부시간을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애플스토리 리더십센터 허광윤 원장은 “잘 따라 한다고 바로 공부시간을 늘리면 힘들어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시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면서 “새로운 목표 설정은 몸에 습관이 밴 후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의 습관이 형성되는 데는 최소 21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 21일은 생각이 대뇌피질에서 뇌간까지 내려가 우리의 체질과 습관이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보상과 벌칙으로 동기부여를
생활계획표를 잘 지키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적절한 보상과 벌칙을 이용하면 좋다. 보상과 벌칙은 스스로 또는 부모와 상의해서 결정한다.
계획을 잘 지킨 경우에는 용돈을 더 준다거나 DVD·TV 시청 시간을 늘려주는 보상을, 지키지 못한 경우에는 설거지, 용돈 줄이기 같은 학생들이 싫어하는 일로 벌칙을 주면 된다.
또한 계획은 혼자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비전선언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위에 ‘나는 앞으로 몇 등을 하겠다’ ‘나는 평균을 몇 점 올리겠다’ ‘책을 몇 권 읽겠다’ 등의 계획을 알린다. 자기 의지만으로 실천하기 어렵다면 실천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허광윤 원장은 “계획도 중요하지만 계획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는 벌칙과 보상이 뒤따라야 동기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서대전여고 안영은 교사, 애플스토리리더십센터 허광윤 원장, 성공습관트레이닝센터 박계진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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