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분당 건강 현주소 ⑦ ‘갑상선암’

지역내일 2011-03-27 (수정 2011-03-27 오후 12:34:27)
분당 여성 갑상선암, 자궁암보다 약 8배 많아
2130명으로 2년 새 59% 늘어 … 특별한 자각 증상 없어 더욱 위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아이들 뒷바라지를 끝내놓고 한시름 놓을 만한 나이가 되면 이들 중년을 노리는 ‘여성암’이 걱정이다. 갑상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아무런 자극증상이 없는 갑상선암은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여성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분당내일신문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으로부터 제공받은 분당구의 갑상선암 통계자료를 토대로 2007년~20009년 발병 변화 추이와 연령별 분포, 진료비, 예방을 위한 전문가 조언 등에 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분당 정자동의 이 모(48) 주부는 건강검진을 받다가 유방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를 받고 갑상선 초음파와 함께 정밀 검진을 받았다. 그런데 유방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오히려 갑상선에서 0.7cm의 석회화된 혹이 관찰됐다. 조직 검사를 통한 진단은 갑상선암.
하지만 양쪽 갑상선을 모두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후 이 씨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평생 갑상선약을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암에 걸리고도 살아났다는 사실에 이 씨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 씨의 경우처럼 검진을 통해 암을 빨리 발견하면 그만큼 생존율은 높아진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자각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 목 앞 부위에 덩어리가 만져져 병원을 찾으면 그땐 너무 늦은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분당 갑상선암 10명 중 8명은 여자   
최근 들어 남성보다 여성 암 환자의 진료가 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갑상선 암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09년 분당에서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암은 총 2671명의 갑상선암이다. 이중 여성은 80%를 차지하는 2130명으로 유방암(1315명), 자궁암(259명) 보다 월등히 많았다. 특히 2007년(1340명)에 비해 59%나 늘어나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의 갑상선암 남성 환자의 증가율도 만만치 않다. 2007년 297명에서 2008년 398명, 2009년 541명으로 2년 새 82%나 늘었다. 2009년을 기준으로 분당 갑상선암 남성 환자 수가 간암(386명)이나 폐암(325명)보다 오히려 많다. 이는 위암(801명)과 대장암(751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 분당 금곡동 21세기연세의원의 서미라 원장은 “갑상선암은 초음파 검사 등 진단기술이 발달하고, 최근에는 유방암 검사시 같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예전보다 진단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병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고 있는 여성은 드문 것이 문제다. 서 원장은 “갑상선암이 진단되면 수술을 우선 실시하고, 수술 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과, 경우에 따라서는 방사성 요오드 동위원소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분당 40대 여성, 609명으로 환자 수 가장 많아 
그렇다면 갑상선암은 어떤 나이에 가장 많이 발생할까. 자료에 따르면 분당 갑상선암 여성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609명) 50대(569명) 30대(351명) 60대(374명) 순으로 나타났다. 2007년과 비교해 증가율을 살펴보면 50대 증가율이 88%로 가장 높았고 60대(61%) 30대(47%) 40대(44%) 순이었다.
분당 정자동 최성림유외과의 최성림 원장은 “지난해 개원 초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갑상선암 환자 진단만 40명을 넘게 했다”며 “이처럼 갑상선 암은 나이나 증상에 관계없이 우리나라 여성 암 중 발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암”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갑상선 암은 비교적 천천히 자라고, 치료 이후에 예후가 좋은 암으로 분류된다는 점. 하지만 암 진단을 받은 뒤 수개월에서 1, 2년을 기다렸다가 수술할 경우 자칫 림프절이나 주위 조직으로 전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를 늦춰선 안된다. 

1인당 연 평균 진료비는 유방암-자궁암-갑상선암 순
분당의 여성암 중 진료비 지출 비중이 가장 높은 암은 무엇일까. 한 사람이 1년 동안 지출한 평균 진료비는 2009년을 기준으로 유방암이 295만8515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자궁암(232만3546원) 갑상선암(87만7521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갑상선암이 다른 여성암에 비해 수술 후 입원기간이 짧고 항암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암 진단부터 사망까지의 진료비는 생존기간이 길고 완치율이 높은 암의 환자일수록 많이 드는 편. 비용이 많이 드는 암 순서는 약제비 비중이 높은 순서와도 일치한다.
갑상선암은 치료율과 완치율이 높긴 하지만 재발률 또한 높다. 따라서 치료가 끝난 후에도 매년 1~2회씩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글로블린 농도를 확인하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인터뷰- 분당제생병원 유방`갑상선센터 김상욱 센터장
자각증상 없는 갑상선암, 최선의 예방법은 ‘정기검진’ 



2009년 기준 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를 통해 암 진료를 받은 분당구 환자를 분석해보면 가장 많은 암은 갑상선암(2671명)-유방암(1315명)-위암(1293명)-대장암(1213명)-간암(557명)-폐암(524명)-자궁암(249명)순. 이 중 최근 2년 새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암은 갑상선암으로 증가율이 무려 63%에 달한다.
분당 제생병원 유방`갑상선센터 김상욱 센터장은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생긴 암’을 총칭하는 것으로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사선 과다 노출이나 유전적 요인이 위험인자로 지목되고 있다”며 “특별한 자각증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검진을 받지 않고서는 갑상선암의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자각증상이 없는 갑상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정기 검진’. 아직 우리나라에는 가이드라인이 없지만 미국의 경우 40세 이상 성인 남녀에서 1년에 한번 검사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상욱 센터장은 “갑상선암은 비교적 순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추세여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정기검진을 꼭 받아야 하고, 특히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거나 목에 단단한 혹이 만져질 땐 반드시 병원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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