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나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고 있다면 생각만해도 여유롭고 좋을 거 같다. 이것은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실제로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들이 있다. 비록 파도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귓가에서 파도가 철썩거리는듯한 상쾌함을 느끼며 책 한권 읽어보자.
금연해변작은도서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푸른 바다를 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해변도서관이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에 위치한 관광시설사업소 2층에 있는 ''금연해변작은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실시한 작은 도서관 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54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북카페형 도서관으로 새 단장을 하고 다양한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돼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또한 해운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결혼이민자 및 자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모국어로 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금연해변작은도서관 내 코너형태로 ''작은세계도서관''을 운영중이다. 바다를 향해 둥글게 열려 있는 북 카페형 도서관에는 창을 따라 10개의 작은 의자가 놓여 있다. 둥근 책상도 있고, 키 작은 3단 서가에는 아동도서부터 최근 나온 베스트셀러까지 2천여 권의 책이 꽂혀있다. 잔잔한 음악도 흘러나온다. 동그란 건물 형태 처럼 편안하다.
이 도서관 이름에 ''금연''이 들어간 것은 해운대해수욕장이 자율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도서관 안에 금연관련 책자와 홍보물을 비치해 놓고 금연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연해변작은도서관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며, 해수욕장을 개장하면 연장 운영하기도 한다.
사하구 다대도서관
2010년에 개관한 사하구 다대도서관은 지하1층 지상5층의 건물로 바다가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다대도서관은 정보이용은 물론이고 문화강좌와 다양한 독서활동 지원 등으로 지역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평생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이곳에는 시청각실, 어린이자료실, 자유열람실, 디지털자료실, 교양강좌실, 정보화교육실, 종합자료실 등을 갖추고, 1만6000여 권에 달하는 책과 CD, DVD 자료 등 자료 1500여 점이 비치됐다. 또 일본어 회화, 영어 회화 등 다양한 문화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열람실에서는 통유리를 통해 바다가 보여 마음이 탁 트이게 해주고, 옥상에 있는 하늘정원에서 휴식과 함께 다대포 앞바다의 풍경과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도서관이다.
달맞이언덕 추리문학관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위치한 추리문학관은 ''여명의 눈동자''로 유명한 추리소설가 김성종씨가 사재를 털어 만든 사립도서관으로 국내 최초의 전문도서관이다. 1992년에 문을 연 이곳은 지상5층, 지하 1층의 건물로 2만여권의 추리소설을 포함하여 35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3개 층에 걸쳐 세계 문호들의 사진 100여점이 걸려 있고, 도서관 한 자락에는 <셜록 홈즈>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집필실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모형이 마련되어 있다. 1층, 2층이 차와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의 분위기라면 3층은 공공도서관 열람실 같다. 이곳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추리소설 창작교실과 한 달에 두 번 독서클럽 모임을 열고 있는데, 김성종 작가가 직접 강의하기도 하고 비정기적으로 문화강연을 열기도 한다.
사재를 털어 개관한 곳이다 보니 성인은 5000원, 학생은 3000원의 입장료가 있고 이곳을 이용하는 동안 차 한 잔은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읽거나 공부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인 이곳은 시설이 좋거나 세련되기보다는 아늑한 북카페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왠지 추리소설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영도해양문화공간 해양도서실
부산 영도구 동삼2동 태종대 영도 등대 안에는 조그마한 해양도서실이 있다. 영도등대 해양문화공간의 일환으로 2004년 개보수 공사 때 갤러리, 해양영상관, 자연사 박물관, 전망대 등과 마련 된 이 도서관은 소장 장서가 1만여 권이 채 안되지만, 바다생물, 세계 유명 항만과 바다자원의 중요성을 다루는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접할 수 있다.
등대 1층, 30여 평 남짓 되는 작은 도서실이라 실망할 수도 있지만, 안에 들어서면 통유리로 트인 삼면을 통해 해운대, 오륙도를 볼 수 있고 맑은 날에는 남쪽으로 대마도까지 보이기도 한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태종대를 찾았다면 이런 곳에도 도서관이 있구나 하는 즐거움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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