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들 대부분이 “제대로 잠 한번 자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그러면 본인은 “잠은 자려고 해서 자는 게 아니라 저절로 드는 것입니다. 잠과 싸우면 100전 100패입니다”라고 말씀드린다. 이 말이 마음에 와닿는 사람은 치료가 빠르고, 자신의 조급한 마음에 가려 이 말이 와닿지 않는 사람은 치료가 더딘 걸 볼 수 있다.
의학사전에 불면증(不眠症)이라는 병명은 없다. 불면증은 하나의 증상으로 크게 아래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입면장애형(入眠障碍型)은 가장 흔한 불면증으로 30분이 경과되어도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이며, 일단 잠이 든 후에는 중간에 깨는 일없이 아침까지 잘 자며 개운한 편이다.
② 숙면장애형(熟眠障碍型)은 잠이 얕고 밤중에도 몇 번씩 잠을 깨고 꿈을 잘 꾸는 형으로 아침에 깬 후에도 노곤한 기분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③ 조조각성형(早朝覺醒型)은 잠은 비교적 일찍 드는 편이나 새벽 일찍 잠을 깨고 그 후 다시 잠들지 못하는 형으로 아침에 별로 상쾌한 기분이 아닌 편이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진단에 따르면 앞서 말한 증상이 최소한 한 달 동안 한 주일에 3번 이상 있고, 이 때문에 낮에도 피곤하고 짜증나는 불편함을 느껴야 불면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느 수면장애이건 2~3주정도 일시적으로 있는 경우는 문제로 삼지 않는다.
수면장애는 밤 시간 만의 문제가 아닌 하루 24시간의 문제로 정신생리에 영향을 끼쳐 낮의 업무능력을 낮추고 의식을 흐리게 만든다. 이로 인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각종 사고와 실수 등을 유발하여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불면증 환자를 보면 마음이 조급한 사람이 많다. 조급한 마음은 정기신의 생명력이 제대로 쉬지 못한다. 생명력은 생장화수장(生長和收藏)의 변화 속에서 쉼 없이 순환하나 조급한 마음으로 이러한 리듬이 깨어지면 정상적인 장(藏,안정, 휴식, 이완)이 이루어지지 못하므로 잠들기가 어렵고, 잘 깨고, 다시 잠들기가 어려우며 꿈이 많아지고 잠을 자도 숙면이 어려워 피로가 풀리지 않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 다스림이 첫째요, 둘째는 몸과 기운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약선한의원
최호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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