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부담감보다는 학교적응 잘할 수 있도록 격려
이제 3월부터 신학기가 시작한다. 올해 처음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부모의 마음은 대견하기도 한 반면 불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학원엘 보내야 하나? 담임에게 성의 표시를 어떻게 할까 등은 올해 첫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엄마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첫 아이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앞둔 ‘후배맘’들의 궁금증에 대해 이미 겪어본 ‘선배맘’에게 학교이야기를 들어봤다.
◇ 참가자 = 박복례(45)씨(고2, 초6, 초4학년), 최유정(36)씨(예비 초1, 6살), 이지현(35)씨( 예비 초1, 3살), 이서연(43)씨(예비 초1)가 이번 좌담에 참여했다.
◆ 사회 :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학습부분인데요?
이지현:아이 선행학습을 어느 정도까지 시켜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엄마는 1년 정도는 앞서 나가야한다, 어떤 애는 벌써 구구단도 떼었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스스로 많이 혼란스럽기도 해요.
최유정: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가 6살 때 하루는 유치원 친구가 두 자릿수 더하기를 한다고 기가 죽어서 왔어요.
박복례: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습습관이 가장 중요해요. 초등학교는 40분 수업시간인데, 아이들이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습관이 필요해요. 잘 못 앉아있는 아이들은 하루는 10분 정도만 그 다음에는 20분 정도 이렇게 시간을 늘려가며 앉아 있는 습관을 길러줘야 해요. 또 대개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입학한다고 책상에 바퀴달린 의자까지 사주는데, 사실 바퀴달린 의자나 장식있는 책상은 아이를 산만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엄마들 욕심에 과목별로 학습지를 시키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저학년의 경우 공부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주고 읽게 해서 언어적인 개념을 키워주는 게 중요해요. 언어력이 높은 아이들은 나중에 다른 과목까지 잘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거든요.
◆ 사회 : 초등1학년이 되면 사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할까요?
이지현:저는 요즘 아이 학원을 알아보고 다녀요. 1학년이 되면 기본으로 피아노, 미술, 영어 학원을 보낸다고 하는데요.
최유정:주변에서 보니까 1학년 때 예체능 학원을 많이 보내요. 사실 사교육비도 많이 들고, 아이가 너무 학원에 치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구요.
박복례:1학년부터 학습습관을 잘 잡아주고, 교과목 공부를 성실하게 해나가는 게 중요해요. 또 요즘은 전북도교육청에서 하는 전북e스쿨이나 EBS교육방송을 잘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저희 아이는 꾸준히 스스로 인강(인터넷강의)을 활용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 1학년 아이한테는 집중이 어려우니까 처음에는 엄마랑 같이 방송을 들으면서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서로 질문하고 얘기해가면 아이가 재미있어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제 1학년이니까 학습적인 부담감보다는 학교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
이서연:저는 다른 엄마들한테 휩쓸리지 않고 내 아이 기질에 맞는 공부를 선택하게 해주고 싶어요.
이지현:저도 요즘은 우리 딸한테 어떤 게 나은지 물어보고 스스로 선택권을 주려고 노력해요. 얼마 전까지 아이에 대한 조급증이 생겨 아이를 너무 다그친 것 같아 미안함에 반성했어요.
박복례:엄마들도 자녀와의 대화법, 부모교육을 꾸준히 듣는 게 좋아요. 아이만 바라보다보면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실망감이 생겨 아이를 다그치고 채근하다보면 아이와 관계가 힘들어져요. 저는 부모교육을 꾸준히 들으면서 정보도 얻고 반성의 시간을 가져요. 엄마들도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해요.
◆ 사회 : 학교에서 자모활동은 꼭 해야 하나요?
이지현:결혼도 안한 제 남동생도 자모활동은 꼭 하래요.(웃음) 친정엄마가 남동생 학교 다닐 때 자모활동을 하셨는데, 제 남동생은 엄마덕분에 학교생활이 편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카생각해서 누나는 자모활동하라고 말해 주더군요.
최유정:맞아요. 모두들 자모활동은 꼭 하라고 해요.
이서연:저도 너무 나서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모활동에 참여하고 싶어요.
박복례:자모활동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어요. 초등6년 동안 아이가 무탈없이 잘 지내는 아이도 있고, 자모활동을 하면서 엄마들 사이에 시끄러운 경우도 있구요. 하지만 자모활동을 계기로 내 아이 학교생활에 대해 선생님한테 자연스레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요. 엄마들이 대개 아이 상담을 받고 싶은데, 학교 문턱이 높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자모활동을 계기로 선생님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가져보려고 해요.
◆ 사회 : 선생님 선물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까요?
최유정:엄마들 사이에서 촌지는 얼마 줘야 한다, 선물은 뭐가 좋다, 이런 얘기들을 해요.
박복례:촌지는 불법이잖아요. 저는 사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학년을 마칠 때 선생님한테 일년 동안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제 성의가 담긴 선물을 했어요. 꼭 비싼 선물이 아니더라도 케이크나 책, 건강음료 등 이런 것들로 감사인사를 했어요.
이서연:선물을 했는데, 선생님 맘에 들지 않을까봐 걱정되기도 해요.
박복례:그게 노하우예요.(웃음) 선생님 성향을 빨리 파악하는 것도 엄마들의 능력(?)이죠.
이지현:선생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예비 1학년 엄마들한테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 사회 : 아이한테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생활지도는 무엇인가요?
박복례: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주변에서 보면 초등1학년 때 교통사고와 안전사고가 제일 많이 일어나요. ‘차 조심하라’는 말로는 부족한 것이 교통안전교육입니다. ‘녹색등이라도 다시 한 번 차가 멈췄는지 확인하기’ ‘차 밑에 물건이 들어가도 직접 꺼내지 말 것’ ‘건널목에서 뛰지 말기’ 등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좋아요. 특히 아이와 함께 등굣길을 걸으면서 위험한 골목길이나 횡단보도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해 줘야 해요.
이지현:저는 아이가 학교에서 대소변을 실수할까봐 걱정돼요.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에 미리 화장실에 가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사실 많이 걱정되는 부분이에요.
최유정:저도 집에서 그 부분은 많이 얘기 해주고 있어요. 그런데 아이가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더라구요. 그래서 정 못 참겠으면 수업시간에라도 선생님한테 손들고 화장실에 갔다오라고 가르치고 있어요.
이서연:근데 문제는 아이가 막상 손을 들고 선생님한테 이야기할 수 있느냐가 문제죠.
박복례:선생님들도 1학년 아이들을 많이 이해해주세요. 혹시 실수할 경우에 대비해 아이들 개인사물함에 여벌옷을 넣어두면 선생님들도 아이들 옷 갈아입히기가 수월하죠.
정리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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