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만사가 귀찮고 나른하다. 또 입맛이 떨어지고 기운도 없다. 봄이 되면 활동량이 왕성해지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영양소 소비가 겨울의 3~10배로 크게 늘어나는데 비해 영양공급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봄이 되면서 잃어버린 입맛을 찾고 건강을 챙기는데 봄나물만한 것이 없다.
중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나영 교수는 “노지에서 자란 겨울 시금치가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시금치보다 비타민 C의 함량이 3배가량 많고 맛도 훨씬 우수하다”면서 “제철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왕성한 자연의 생명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은 비용으로 마련할 수 있는 봄철 최고의 보약, 봄나물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단백질 풍부해 성장발달에 도움 주는 ‘냉이’
냉이는 나물 중 단백질이 가장 풍부해 신진대사, 아이들 성장발달과 면역증강에 도움이 된다. 항산화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이 100g당 1136μg으로 매우 풍부해 눈 건강에 좋으며 칼슘이 냉이 100g당 145mg으로 어린이 성장발육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타민 C도 다른 봄나물에 비해 매우 높아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을 주고 특히 비타민C가 2배로 필요한 흡연자에게 좋은 나물이다. 비타민 B1과 콜린 성분이 풍부해 간장 질환, 음주 후 숙취해소, 피로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소화에도 도움이 되며 노화의 주원인인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머리와 피를 맑게 하고 젊음을 유지시켜 준다. 냉이는 뿌리가 길고 통통한 것을 고르는 것이 향과 맛이 좋다.
알싸한 맛과 향으로 입맛 돋게 하는 ‘달래’
‘산마늘’이라고도 부른다. 파와 비슷한 알싸한 맛과 향으로 미각을 자극해 입맛을 돋운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어 영양이 우수하고 강장효과 또한 있어 스테미너 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칼슘함량이 100g당 124mg으로 높아 신경안정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비타민 A가 달래 100g당 604 R.E.로 다른 나물보다 풍부해 눈과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비타민 B1, B2, C가 많아 봄철 피로해소에도 좋다.
비타민 C는 달래 100g당 33mg으로 높은 편인데, 철분의 흡수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어 빈혈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달래는 생채로 먹는 것이 영양소 파괴가 적어 좋으며 육류와 궁합이 잘 맞는다. 식초를 넣어 무쳐 먹으면 새콤하게 식욕을 증진시키고 비타민 C의 산화를 막아 흡수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찌개에 넣을 때는 마지막에 넣어 향을 살리는 것이 좋으며, 달래양념간장을 만들어 비벼 먹거나 구운 김과 함께 먹어도 별미다.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칼륨성분이 풍부해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짜게 먹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들판의 해독제 ‘쑥’
들판의 해독제라고도 하는 쑥은 마늘, 당근과 함께 성인병을 예방하는 3대 식물로 꼽힌다. 따뜻한 성질이 있어 몸이 찬 사람에게 좋으며 간을 보호해 피로해소, 체력증진에 효과적이다. 비타민C 철분 칼슘이 풍부해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특히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쑥 특유의 냄새는 치네올(cineol) 성분때문인데 식욕을 촉진하고 강장효과가 있다. 또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생리통이나 월경불순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남은 쑥은 말리거나 데쳐서 냉동보관하면 일 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
중풍예방에 좋은 ‘방풍나물’
방풍나물은 주로 바닷가에서 자생하는데, 미나리과에 속하는 웰빙 봄나물로 ‘갯기름나물’이라고도 한다.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향과 씹히는 맛이 좋다.
방풍나물은 ‘동의보감’에 ‘방풍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고 매우며 독이 없고 36가지 풍증을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중풍예방에 좋다.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봄철 원기회복에도 좋으며, 감기로 인한 발열과 기침, 가래 완화, 황사, 신경통, 산후풍까지 치료하고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건강나물이라고 한다.
두통을 해소시키고 머리를 맑게 해 수험생들에게도 좋다.
줄기가 질긴 편으로 연해질 때까지 삶아준 후 고추장이나 된장을 넣어 먹으면 맛과 향을 잘 살릴 수 있다.
산나물의 왕 ‘취나물’
대표적인 알카리식품인 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이라고도 부른다. 풍부한 식이섬유와 플라보노이드 같은 폴리페놀의 작용으로 체중조절과 변비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고 혈액을 맑게 해주는 혈관건강식품으로 성인병 예방에 좋다.
취나물은 특히 칼륨함량이 매우 높고 염분을 배출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B2 , 비타민 C, 철분함량이 풍부하여 빈혈 예방과 숙취해소에도 좋다.
피를 맑게 하는 ‘돌나물’
돌나물은 돌에서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돈나물, 돗나물 등으로도 불린다.
피를 맑게 해 주는 나물로 알려진 돌나물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수치를 낮춰 심혈관계 질환 예방, 여성호르몬을 대체하는 피토에스트로겐, 칼슘, 비타민 C, 철분 등이 풍부해 겨우내 움츠렸던 세포에 활기를 주며, 갱년기와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있다.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거나 물김치로 담궈 먹으면 잃었던 입맛을 찾을 수 있었다. 물김치를 담글 때 세게 비벼 씻으면 풋내가 나므로 흐르는 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야 한다.
노화방지 탁월한 ‘세발나물’
세발나물은 나물이 가늘고 뾰족한 모양이 새의 발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겨울부터 봄까지 어린 새순을 채취하여 나물이나 전으로 많이 먹는다. 맛이 담백해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모양은 영양부추나 솔잎 로즈마리처럼 보이고, 씹을 때 톡톡 터지는 듯 아삭아삭 씹히는 감이 색다르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염생식물로 바다향을 품고 있어 씹으면 짠 맛이 나는 신기한 나물이다. 때문에 양념을 할 때는 자체의 짠맛을 감안해 간을 덜 해야 한다.
나트륨,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고, 특히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이 월등히 많이 들어있어 노화방지에 탁월하다. 또한 엽록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예방에도 효과적인 봄나물이다.
식욕증진, 항암효과 있는 ‘씀바귀’
씀바귀는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아 월동엽(越冬葉)이라고 한다.
식욕증진, 면역력 향상, 항암, 항박테리아 효과가 있어 암 예방 및 질병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쓴맛은 이눌린(inulin)이라는 당질로 먹기 전 소금물에 데치면 약해지며, 춘곤증을 물리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봄에 씀바귀를 먹어두면 여름철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요리할 때 꼭 알아두세요
봄나물은 향이 좋기 때문에 양념을 적게 해 본래의 향과 맛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봄나물에 들어있는 수용성 비타민의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량의 물에 소금을 넣고 단시간에 데쳐내야 한다.
생채인 경우 식초를 넣으면 비타민 C 산화를 막아 흡수율을 높일 수 있고, 된장을 넣어 요리하면 봄나물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마지막에 들기름을 넣어 무치면 비타민 A의 흡수를 도와주고, 오메가 3 지방산과 필수지방산, 비타민 E를 보충할 수 있어 음식 궁합이 매우 좋다.
봄나물은 어리고 연하며 줄기와 잎의 녹색이 진하고 선명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중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나영 교수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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