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로 몸을 움츠리던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한결 포근해진 날씨도, 반짝 찾아오는 꽃샘추위도 모두 봄을 알리는 신호다. 하지만 봄이 되면서 안구건조증, 눈 피로, 눈꺼풀 떨림, 비문증, 결막염 등 안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40대 초반의 직장인 박모 씨도 안구건조증을 수반한 눈의 피로로 두통이 자주 생겨서 회사 업무에 집중할 수 없고 일상생활이 불편한 상황. 안과를 찾아 인공눈물 처방을 받았지만 일시적일 뿐 증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방으로 안과질환을 치료한다는 얘기를 듣고 한방 안과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했다. 이처럼 한방에서 하는 안과질환 치료가 현저하게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안과 전문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눈은 간 기능과 연관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외부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병증은 그 부위와 관계있는 내부 장기의 기능과 관련이 깊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 몸에 생긴 질환에 대한 치료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그 병과 관련된 오장육부를 먼저 다스리고 조절해줘야 된다는 것. 동의보감 등 옛 한의서에도 ‘눈은 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이는 곳(眼爲臟腑之精)'' ''눈은 간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구멍(目者肝之竅)''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눈의 질환이 전신과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한방 안과전문 눈치코치네트워크의 평강한의원 주승균 원장은 “눈은 간의 외부장기이다. 눈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눈만 치료해서는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질 수 없다”면서 “안질환은 간과 심장의 열 때문에 발생되므로 간과 신(콩팥)을 다스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대표적인 안질환은 눈 피로, 눈 충혈, 안구건조, 비문증, 안검경련(눈꺼풀 떨림), 결막염, 유루증(눈물 흘림증) 등이다. 이중에서 눈 피로, 안구건조, 비문증은 몸의 기운이 약해져서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60대 이상 노년층의 경우 신장이 약해지면서 발생된다. 컴퓨터 사용이 많은 젊은 층에서는 심장과 간의 열이 원인이 된다. 결막염, 안검경련(눈꺼풀 떨림), 안압, 녹내장 등은 과하게 배출된 열로 인해 나타난다.
한의학의 장점이 특정 증상의 원인을 찾아내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데 있듯이 안과 질환 역시 환자의 몸 상태와 환경을 진단하는 게 치료의 첫 번째 절차다. 따라서 오장육부의 허실 상태를 보기위한 체질검사와 시력검사, 맥전도 검사, 홍채진단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가 실시된다.
근본 치료로 오장육부가 건강해진다
치료는 환자의 체질이나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약치료와 침구치료, 질환요법치료가 함께 이루어진다. 보통 안구건조증을 앓는 사람들이 눈부심, 눈 피로, 결막염 등 여러 가지 안질환을 동시에 겪는 경우가 많다. 질환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1개월, 심한 경우는 3개월 정도의 기간을 갖고 치료하는데 90%이상 치유가 된다.
치료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한약은 증상만을 잡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해주는 역할을 해 몸의 정기를 회복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전신피로는 물론 면역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순수 한약재를 증류해서 멸균한 치료용 한방점안액도 함께 처방된다.
침구치료는 눈 주위의 경혈을 자극하는 침, 약침, 뜸, 안포자락술(극침요법)을 활용해 혈액순환을 개선시킨다. 주 원장은 “안포자락술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극침요법을 발전시킨 것으로 눈꺼풀을 뒤집어 안 결막에 충혈 되어있는 모세혈관과 혈종을 전용침구로 사혈해주는 방법”이라며 “안구와 결막에 생긴 열을 발산시키고 혈류를 원활하게 해서 안질환을 치료하고 시력개선과 눈의 기능까지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포자락술은 특히 안구건조증, 눈 충혈 등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밖에 경근 추나, 눈 마사지, 비강치료, 안근이완운동 등 다양한 요법치료를 병행한다.
가볍게 생각하는 안질환, 방치하면 큰일
모든 질환이 그렇듯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적극적인 치료에 임해야 한다. 주 원장은 “다수의 사람들이 눈의 소중함을 간과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특히 장기간 컴퓨터 작업이나 TV시청, 학업 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눈이 휴식할 수 있도록 눈 건강을 관리해야한다”면서 “눈 피로, 안구건조 등 눈 질환을 방치하게 되면 만성피로와 두통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방 안과를 찾는 환자의 대다수가 처음에는 눈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외적인 증상치료만 해오다가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주 원장은 “몸의 질환은 오장육부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오장육부의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치료 된다”면서 “한방 안과에서는 12경락의 흐름을 다스려줘서 정신건강까지 조화롭게 유지되도록 몸의 균형을 맞추는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고 전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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