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하루는 대부분 바쁘다.
일을 나가는 직장 맘은 더할 것이고, 집에서 노는 전업주부라도 어영부영하다보면 저문 해가 찾아온다.
주부의 몸으로 시부모를 모시면서 일주일을 남을 위한 봉사의 삶도 있다. 연수구 동춘3동에 사는 이복실 씨의 바쁘게 살아가는 봉사 이야기다.
< 남구에서 연수구가 생겨나면서부터 시작
연수구 나이는 약 20년, 그러니까 지난 92년, 당시 포장중인 황토길 사이로 아파트 입주가 한창 시작되던 시기다.
연수구 태생은 원칙적으로 말해 남구다. 아파트 택지가 조성되고 분구하면서 이복실(58)씨도 동춘3동에 입주했다.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봉사하는 사람, 그 시작은 연수구 탄생보다 두 해 전인 90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니던 교회 여선교회에서 부평구 은광원을 찾다 그만 모임이 해체되면서 남인천방송에서 봉사단원 모집광고를 듣게 되었다.
이 씨는 “당시는 지금처럼 시설이 많지 않아 집집을 다니는 재가봉사였어요.
주로 나이든 노인분들을 찾았는데, 10분이 계셨다면 불과 2~3년 안에 대부분 돌아가시더군요.
너무 허무했죠. 사는 게 별거 아니로구나. 그래서 시작한 일이 오늘까지네요”라고 되돌아본다.
7명의 연수구자원봉사대를 조직해 독거노인들에게 반찬봉사를 하던 차, 98년 연수구자원봉사센터가 생기면서 위탁을 맡게 된 이 씨의 봉사는 이때부터 활발한 활동이 더해진다.
< 재활용비누 만든 기금으로 반찬기부
“위탁을 맡았지만 봉사도 돈이 필요했어요.
안 쓰는 폐식용유를 모아 비누를 만들어 팔았어요.
무거운 기름통을 양 손으로 들어 올리며 부지런히 뛰었죠.
지금도 팔이 시큰거릴만큼 그땐 무서운 게 없었어요. 열정에 발동기를 달았다고나 할까요.”
몸으로 때우는 모습에 당시 김재경 시의원 등이 힘을 보태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드디어 자원봉사 다짐의 날엔 봉사자들의 땀으로 모은 장학기금을 연수구 어려운 학생들에게 되돌렸다. 장학금봉사다.
이 씨는 “연수구는 주민분포가 다양해요.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려운 계층들이 더 많은 편이죠.
취약계층과 독거노인, 북한이탈자, 사할린이주 동포들이 함께 사는 곳이 연수구예요.
사람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봉사는 계속할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 일주일이 부족하다, 시간을 쪼개 쓰며
지금까지 그의 자원봉사 시간은 약 4200시간, 자원봉사마일리지제도가 2004년부터 도입했으니까, 그전 활동은 생략한 놀라운 시간이다.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봉사아이템 발굴과 헌신도에 힘입어 2009년엔 인천시 대표로 국무총리상도 수상했다.
그런 그의 일주일은 그래서 더 궁금하다. 월요일 오전은 적십자병원 은빛사랑방에서, 오후엔 연수구청 민원실봉사를, 화요일은 연수구노인복지회관으로, 수요일은 명신원, 목요일은 반찬배달의 날, 또 매월 1, 3주는 덕화요양원에 가면 그가 있다.
이렇게 바쁜 봉사의 삶이라면 과연 살림은 언제 할까.
이 씨는 “밤 시간이죠. 낮엔 남을 위해 봉사하지만, 일단 집에 오면 그때부턴 우리 식구들을 위한 봉사죠.
김치와 청소 다 해요. 집에 시어머니도 계시지만, 나다닌다고 집안 엉망이란 소린 여태 들은 적 없어요. 웃음”
Tip 이복실 씨처럼 살림 잘 하면서 봉사할 수 있는 노하우
○ 취미와 여가시간으로 삼아라 - 봉사는 베풂이 아니다. 더불어 사는 시간이다.
○ 시간 내기 어떻게 - 처음엔 적게, 마음이 익으면 차차 늘인다.
○ 무엇부터 할까 - 자신의 재능, 장점,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오래한다.
○ 봉사 마인드는 - 도움을 준다는 생각보단, 어려움과 생로병사 등이 후에 자신의 모습임을 받아들이는 자세. 또 남의 말을 들어주는 마음으로 시작.
○ 시작은 - 각 구 자원봉사센터에 회원등록을 하면 봉사처 찾기도 쉽고 동료도 생긴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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