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하 어린이 비율 가장 높아 … 진료비 1위는 65만원 지출의 정신과
이제 건강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와 노력을 통해 수명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 처한 환경에 따라 사망률이나 발병률, 많이 걸리는 병이나 암의 종류까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저출산 및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 의료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건강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헬스피플 2010’는 사망률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생활환경과 습관 40%, 유전적 요인 30%, 주변환경과 자연을 20%로 정리한다. 의료환경은 겨우 1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병원의 의료서비스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녔는지 혹은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는지 가 건강을 결정짓는 더 결정적인 변수라는 것. 이에 분당내일신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행하는 ‘지역별의료이용통계’를 토대로 분당구의 만성질환과 주요 암, 질환별 진료현황과 특징 등 분당구의 건강현주소를 점검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과연 우리 분당사람들은 얼마나 건강할까. <편집자 주>
치주질환-전염병-고혈압-관절염-정신질환 순으로 많아
분당 구민들이 1년간 가장 많이 진료받은 질환은 무엇일까. ‘2009년 지역별 의료이용통계’ 만성질환 현황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분당에서 가장 많이 진료받은 만성질환은 치주질환으로 무려 17만5189명이 치과를 찾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9세 이하 환자 수가 4만7285명으로 가장 많게 나타나 어린이 청소년 치아건강관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증했다. 치주질환의 뒤를 이어 많은 질환은 전염병 고혈압 관절염 정신질환 당뇨 간질환 순으로 파악됐다. .
그렇다면 진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질환은 무엇일까.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질환 중 분당구민들이 가장 많은 비용을 쓴 질환은 정신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구민 한 사람이 정신과에서 지출한 비용은 약 65만원.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06년 분당에서 정신과를 방문한 사람이 2만300여명이었던 데 반해 2009년에는 2만5100여명이 치료를 받아 환자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이동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지만,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는 치료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이라면서 “최근 정신과 상담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연예인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등 충격적인 사건들이 많아지면서 정신과 초기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은 자연스럽게 빈둥지증후군 등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정신과 치료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서 “40대 돌연사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도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데서 기인하는 만큼 정신과 상담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방암, 4년 연속 전체 분당 발병 암 중 1위
통계에 따르면 분당구의 주요 암 중 가장 많은 암은 유방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발간 기준 통계를 살펴보면 분당구에서 유방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1307명으로 전체 암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암 환자 5123명 중 26%에 해당되는 비율이다. 그 뒤를 이어 위암과 대장암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위암과 대장암은 2006년 815명과 810명에서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방암은 2006년부터 4년 연속 분당의 주요 암 중 1위를 차지하면서 분당 여성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분당 정자동 최성림유외과의 최성림 원장은 이와 관련해 “분당의 유방암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회경제학적 관점에서 전체적인 우리나라 암 발병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동물성 지방과 유제품 섭취의 증가 등 서구형 식습관과 낮은 출산율, 빨라진 초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결혼하지 많은 30~40대 여성인구가 많은 도시 특성과 맞물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중년 여성의 검진기회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면서 유방암 진단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 원장은 “60~70년대 나물 등 채소 중심의 자연식을 하던 때에는 유방암이나 대장암과 같은 구형 질환이 드물었던 데서 그 예방책을 찾을 수 있다”면서 “유방암이 호르몬의 영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병원 찾는 분당 여성 중 40대 가장 많아
그렇다면 분당의 40대 중년 여성 건강은 어떤 상태일까. 연령별 성별 진료실적 현황에 따르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은 분당의 40대 여성 수는 총 4만1960명으로 전체 연령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병원을 찾는 분당 여성 가운데 40대가 가장 많다는 의미다.
2009년 통계청 주민등록인구 통계상 40대 분당 여성 수는 8만2947명. 중년인구가 많은 분당지역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2명 중 한명은 병원 진료를 받았다는 뜻이다. 가정을 책임지는 주부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본인의 불행일 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이고 사회경제적으로도 치명적인 일이다. 분당구보건소 지역보건팀 신현숙 팀장은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들은 본인 건강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면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꾸준한 운동, 건강한 생활습관 등 적극적인 예방 활동을 통해 본인의 건강을 스스로 가꾸고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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