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강남구자원봉사센터 세미나실에서는 강남열린의정참여봉사단의 새 봉사자 환영회가 열렸다. 강남열린의정참여봉사단 김승준 단장(71)은 이 봉사단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의욕적으로 설명하면서 새 봉자사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2007년에 활동을 시작한 강남열린의정참여봉사단은 강남구 지역의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모니터를 하는 지역사회 의정지킴이다. 김 단장은 퇴직 후에 처음으로 참여한 봉사활동이 바로 열린의정참여였다. 그는 이 활동을 하면서 젊어서 직장에서 일하는 것 이상으로 바쁘고 책임감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노년에 혼신을 다해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한다.
구의회가 하는 일을 구민에게 알려
2007년 강남구노인복지관에서는 한국노인복지관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지역의회의 의정활동을 모니터하는 ‘애플봉사단’을 조직했다. 강남구에 사는 60~70대 어르신으로 구성된 34명의 애플봉사단원들은 이 활동을 완수하기 위해 매년 네 차례 봉사자의 자세, 모니터 전문지식 등 전문적인 교육도 받았다. 또한 회원들끼리 활동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수시로 모임을 갖기도 했다.
봉사단원들은 강남구의회 본회의를 방청하면서 구의회의원과 구청 관계자들의 활동을 모니터했다. 그들은 본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기록하여 활동보고서로 작성해 강남구 노인복지관 게시판과 강남구 의회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구의원들에게도 메일로 발송했다. 그 보고서에는 회의 중에 논의된 내용 중에서 칭찬할 부분과 고쳐야할 부분을 꼼꼼하게 기재했으며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 대부분의 주민들은 구의원을 뽑을 때만 구의원에 대해 잠시 관심을 가질 뿐, 자신이 뽑은 구의원이 어떻게 일하는지 잘 모른다. 구의회 방청보고서는 구의원들의 구의정활동을 주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노인복지관 회원이나 주민들은 그 보고서를 보고나서 구의원의 구의정활동에 대해 작게나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민뿐만 아니라 구의원 측에도 변화가 있었다. 회의시간을 엄수하고 출석률이 높아졌다. 또 일괄질문 일괄답변의 구정질문 방식이 일문일답식으로 변했으며 간혹 고성이 오가던 분위기도 거의 사라졌다.
김 단장은 “처음에 봉사단의 취지를 설명하고 본회의를 방청했을 때 구의회의원과 구청 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 방청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 마음의 부담이 컸다”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방청의 목적이 감시하고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라, 강남구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구의회의 활동을 홍보하려는 것이라는 것이 점차 알려지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설명한다.
강남구 의정지킴이로 확실한 자리매김
2009년 12월, 지난 3년간의 한국노인종합복지관의 예산지원 기간이 끝나자 김 단장은 기존에 함께 일했던 회원들과 힘을 합쳐 지난해 강남열린의정참여봉사단’을 조직했다. 그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지역의 의정모니터 단체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열린의정참여 활동을 하는 곳은 전국에서 강남구뿐이었다. 이런 활동이 알려지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강남구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지원을 요청해왔다. 올해는 ‘열린의정참여 네트워크’가 구성되었고 강남 열린의정참여봉사단은 강남지부로서 전국적인 활동에 동참할 계획이다.
한편 2011년도 활동을 함께할 새 봉사자를 모집했는데 대학생부터 50대 은퇴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지원자가 참가했다. 이들은 의정지킴이 활동이 지역주민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참한 것이다.
의정지킴이로 바쁜 노년의 보내
김 단장은 미국 국방부 산하 회계처에서 근무하면서 부처장까지 지내고 2000년 정년퇴임을 했다. 그는 미국에서 평생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오직 일에만 매달리며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퇴직 후에 귀국하면서 어떻게 여생을 보낼까 깊이 생각했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그는 과천에 자그마한 땅을 장만했고 그곳에 ‘야생화 연구소’를 만들고 싶었다. 또 아내와 함께 세계 일주도 계획했다.
그런 그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강남노인복지회관에서 컴퓨터를 배우다가 열린의정을 감시하는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는 직장에서 일할 때 봉사할 기회가 많았지만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봉사를 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었다. 그는 열린의정지킴이라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봉사단에 가입했고 덜컥 단장으로 선출되었다. 그 뒤로 매달 열리는 의회에 참석하고 보고서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바쁜 일상을 보냈다. “현직에서 일할 때처럼 긴장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할 일이 너무 많고 바빠서 야생화 연구소는 꿈도 못 꾸고, 세계 일주는커녕 며칠 동안 가는 해외여행도 못했어요”라고 말하면서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는 구의정활동은 구청관계자나 구의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민들도 의정활동에 관심을 갖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한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도 새 봉사자들과 함께 힘을 합쳐 의정지킴이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다.
이희수리포터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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