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타고 떠난 하루여행 / 부산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친구여

쇼핑과 관광명소로 탈바꿈한 부산

지역내일 2011-01-31
그동안 모임을 지속해 왔던 열 명의 친구들과 하루코스 겨울나들이를 계획하다가 최종적으로 부산을 택했다. 마침 미국에서 오랜 만에 나온 친구가 아직도 KTX를 타보지 못했다고 해 초고속 기차도 태워주고 겨울바다도 볼 겸해서다. 우리 일행은 아침 8시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2시간 40분 만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여고시절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학창시절 최고의 이벤트였던 수학여행, 그 당시 유일하게 사복이 허용되던 학교행사여서 우리는 그 날을 위해 옷을 새로 맞추는 등 들뜬 시간을 보냈었다. 한껏 멋을 부리고 선생님들을 골탕 먹일 은밀한 계획도 세우면서 하루 종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고작 2시간 40분 만에 부산에 당도하다니……. 특히, 미국에서 5년 만에 온 친구는 모국의 눈부신 발전상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여유로운 겨울바다, 해운대
부산역에 내린 우리 일행은 3대의 택시에 나눠 타고 광안대교를 통해 바다를 가로질러 해운대에 도착했다. 해운대는 동백섬, 오륙도, 청사포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올림픽공원, 요트 경기장, 온천 등이 어우러져 입체적인 관광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곳. 부산국제전시장(BEXCO)과 특급호텔인 센텀호텔 신축을 계기로 연중 각종 국내외 주요 행사가 개최되고 있으며, 부산 아쿠아리움이 개관하면서 쇼핑 관광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더니 친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모래를 밟으며 사진도 찍고 수학여행 때 묵었던 국제호텔의 흔적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이미 관광지로 변모한 그곳에는 예전의 어떤 모습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먼 훗날의 또 다른 추억으로 새겨질 것을 믿으며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미리 예약해 놓은 어느 호텔 뷔페에서 조금은 사치스러운 점심을 먹었다. 무엇보다도 생선회와 초밥이 싱싱하고 종류도 다양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식을 섭렵했다.

동백꽃이 흐드러진 동백섬
심을 먹고 난 후 해운대 백사장 가에 있는 조선비치호텔을 바라보며 산책로를 걸었다. 한 친구가 “저 호텔로 신혼여행을 왔었는데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네”하며 반가워했다. 바다에는 유람선이 유유히 떠있었다. 해운대 끝자락 미포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면 해운대와 광안리, 오륙도를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걷다보니 바다를 보고 있는 황옥공주 인어상을 만나고 출렁이는 출렁다리도 건너게 된다. 나무 데크로 잘 정돈해 놓은 길을 따라가니 동백꽃이 피어있는 동백섬에 다다랐다. 바다내음과 꽃향기가 코끝을 자극해 상쾌함이 더했다. 동백섬은 예로부터 겨울철에 동백이 지천으로 피어 꽃방석을 연출하고, 바다와 구름, 달과 산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던 곳이다. 지금의 섬 주위에는 해송이 울창하고, 섬의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의 동상과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APEC 2차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은 예산을 투입해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동백섬의 동백공원과 함께 푸른 바다와 소나무 숲 사이에 위치한 APEC 2차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 하우스’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그 안으로 들어서니 원탁형 책상에 세계 정상들이 앉았던 자리가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누리마루는 순우리말로, 세상을 뜻하는 ‘누리’와 정상꼭대기를 뜻하는 ‘마루’의 합성어이다. APEC 하우스에서는 2005년 11월, 아시아 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이 모여 APEC 회의와 오찬을 가졌으며, 이는 한국전통 건축인 정자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동시에 지붕의 형태는 동백섬의 능선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한다.

부산의 맨해튼, 센텀시티
부산의 맨해튼이라 불리는 센텀시티를 둘러보았다. 얼마 전 화재로 화제가 되었던 황금색 주상복합 아파트를 비롯하여 현대식 초고층 아파트촌으로 변모한 센텀시티는 한국에서 초고층 아파트가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이라고 한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주변풍광이 생소했다. 주요상업시설로는 부산국제전시장(BEXCO),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센텀호텔 등이 위치해있으며 부산영상센터와 현대백화점은 금명간 완공 예정이다.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신세계백화점에 들어서니 높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초대형 샹들리에가 눈에 들어왔다. 그날따라 세일기간이어서 백화점 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워낙 넓고 규모가 커 답답하거나 혼잡하진 않았다. 

바다를 보며 저녁 먹을 만한 곳을 찾다가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달려갔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해운대 해수욕장의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질 좋은 모래사장이 융단처럼 깔려있어 젊은이들은 물론 연인이나 가족들이 많이 찾는 부산의 명소이다. 막 어둠이 드리워질 즈음에 그곳에 도착하니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와 레스토랑, 유명 패션상가들이 눈에 띈다. 또 한쪽으로는 수많은 횟집들이 즐비해 있었다.

광안대교의 아름다운 야경
광안리 해변을 따라 걷다가 우리는 유럽풍 인테리어로 꾸며놓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걸음을 멈췄다. 창가에 자리하고 앉으니 바다와 함께 거대한 광안대교가 한 눈에 들어온다. 레스토랑의 주인장 이 모(남,46)씨는 “해운대에 비해 한산했던 광안리 해변도로가 카페와 주점 등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었다”면서 광안대교의 야경을 보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고 설명했다. 조금 있으니 말로만 듣던 광안대교에 불이 켜졌다. 이 다리는 부산광역시 수영구 남천동 49호 광장과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구간을 연결하는 다리로, 시간대별, 요일별, 계절별로 구분해 1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는 경관 조명시설을 갖추었다. 국내 최초의 2층 해상 교량으로, 현수교 역시 국내 최대 규모이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불꽃놀이를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광안대교의 아름다운 조명을 바라보며 졸업 후 연락이 되지 않는 몇몇 친구들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 일행은 저녁 8시 KTX에 몸을 실었다. 몸은 천근만근 피곤했지만 우리들의 수다는 기차 안에서도 그칠 줄 모르고 한참동안 이어졌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TIP / 해운대 맛집
금수복국-최초로 뚝배기 복국을 개발한 복요리 전문점
부산시 해운대구 중1동 1394-65, (051) 742-3600, 24시간 영업
부첼라 -외국인도 즐겨 찾는 샌드위치 전문점
부산시 해운대구 중1동 1124-2, (051) 746-7338, 오전 9시~오후 11시
해운대소문난암소갈비집-1964년 문을 연 한우 전문점
부산시 해운대구 중1동 1225-1, (051) 746-0033,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에스카피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 전문점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408-5 1F (파라다이스호텔부산 본관 1층),
(051) 749-2234, 오전 6시~오후 10시
향유재 -토속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한식당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445, (051) 704-8668, 오전 10시~오후 11시

TIP/ 광안리 맛집
삼삼횟집-직접 초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회 전문점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181-13, (051) 753-6471, 오전 11시~오후 10시
사이공-푸짐한 재료의 월남쌈이 있는 베트남요리 전문점
부산시 수영구 광안2동 204-11, (051) 755-4205, 오전 11시~오후 9시40분
소예-정갈한 한 끼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한식당
부산시 수영구 광안1동 127-29, (051) 752-1727, 정오~오후 3시
칠성횟집-광안대교를 바라보며 즐기는 세꼬시 전문 횟집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177-8, (051) 753-3704, 오전 11시30분~오후 11시
인피니-커피와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카페
부산시 수영구 광안2동 194-7, (051) 818-2259, 정오~오후 10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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