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탐방 - 중촌동 마을어린이도서관 ‘짜장’

게임보다 재미있는 도서관 ‘짜장’으로 모여라

책 읽으며 아이들과 중촌동 미래 이야기 하는 곳

지역내일 2011-03-12

‘짜장’은 2007년 7월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자며 꾸려진 주민모임의 열정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2월 문을 열었다. 동화작가인 이이정씨의 책 ‘우리가 짜장 알아야 할 100가지’에서 딴 것으로 ‘참, 거짓이 없는’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의 친근감을 줘 도서관 이름이 됐다.
아이들이 신나는 세상이 바로 이곳 ‘짜장’에서 시작되길 바라며 오늘도 어른들은 머리를 맞대고 재미있는 도서관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어린이
중촌동 짜장 도서관은 6000여권의 단행본을 갖추고 있다. 어린이 도서관이지만 어른을 위한 책들이 다른 마을 도서관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이다. 하루 평균 60여명의 아이와 어른이 이용하는 마을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엄마를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엄마가 올 때까지 책을 읽으면서 기다리면 시간도 잘 가고 엄마가 늦게 와도 화나지 않아요.”

도서관에서 만난 임다솔(10·목양초5년)양은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모두 재미있어서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편이다. 어린이 소모임은 ‘동무동무책동무’와 ‘도토리탐험대’가 있다. ‘동무동무책동무’는 책을 읽고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독서모임이다. 자유로운 형식 속에서 독후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책읽기 모임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은 책들은 읽고 나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며, 의견을 말해야 하니 좀 더 꼼꼼하게 읽게 된다. 따라서 요즘 유행하는 독서 포트폴리오 걱정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도토리탐험대’는 문화체험 활동을 목적으로 박물관과 솔로몬파크 등을 견학한다. 학교에서 하는 현장체험학습과는 또 다른 재미 덕에 아이들은 탐험대 일정을 기다린다.
“앞으로는 도서관이 있는 마을과 없는 마을로 구분될 것이라고 해요. 도서관이 있는 마을의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꿈을 꾸며 자라날 것입니다.”
이미향(40) 사무장은 아직도 마을 도서관이 없는 곳을 안타까워했다. 한밭도서관은 거리 제약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엔 사실상 불가능해, 마을마다 동사무소가 있듯이 어린이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씨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책을 고르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리키며 “자유로운 공간에서 아이들이 편하게 많은 책을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주민들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엄마들은 ‘체험동아리’ ‘그림책모임’ ‘오카리나모임’ ‘사서팀모임’ 등 여러 형태로 지역문화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의 소통 모임인 ‘통통통’은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과의 대화를 위한 모임이다. ‘통하고 통하고 통하자’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통통통’은 단절된 대화 속에서 멀게만 느껴지는 우리 아이들과의 대화법을 전문 상담가의 조언을 통해 공부하는 프로그램으로 월 1회 진행된다.
짜장 도서관의 자랑인 ‘릴레이 책읽기’는 목록으로 선정된 책을 읽은 후 댓글을 달고 다시 다른 이에게 책을 건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많이 읽힌 책과 댓글이 많이 달린 책은 소식지를 통해 알리며, 가장 많은 선정 도서를 읽은 사람에게는 작은 상품도 준다.
지난 1월과 7월에는 터키와 라오스, 우즈베키스탄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던 행사를 통해 도서관은 단순하게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문화의 거점으로 거듭 나고 있다. 현재 자원봉사자 20여명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역 어린이 교육을 공동으로 함께 해 가자는 목표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 042) 226-3534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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