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비법 진국 ''한양 설렁탕''

제대로 정직하게 만들어 보약이 따로 없어

고급 사골과 고기를 옛날 방식으로 24시간 끓여 만들어

지역내일 2011-03-14

''아~설렁탕 한 그릇 먹을까?'' 허기가 지거나 몸이 으슬으슬 추울 때  반드시 스쳐지나가는 생각이다. 평생 먹어도 질리지 않고 한 동안 먹지 않으면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것이 설렁탕 국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설렁탕은 한 끼 든든한 식사이면서 몸을 추스르고 기운을 내게 하는 보약이다.
방배동에 있는 ''한양설렁탕''에 가면 가마솥에  꼬박 하루 동안 옛날 방식 그대로 정직하게 고아 만든 설렁탕을 맛 볼 수 있다. 그 깊은 맛은 집에서 어머니가 정성스레 만들었던 곰국 맛을 떠오르게 한다.  


집에서 먹었던 그 맛이 진짜
방배동에 사는 주부 황선숙(52)씨는 가끔 외식으로 설렁탕을 사먹는데 그 감칠맛에 감탄하곤 한다. 황씨 가족은 설렁탕을 좋아해 집에서도 자주 해먹는 편인데 아무리 고급 사골이나 고기를 넣고 만들어도 사먹는 설렁탕처럼 감칠맛이 나지 않는 것이 좀 이상했다. 그런데 그 맛의 비결이 바로 조미료나 첨가물 덕분이라는 주변사람들의 말에 궁금증은 풀렸지만 사기 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 집''을 가보고는 정직한 집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양설렁탕의 맛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면 ''집에서 끓인 곰국 맛''이 난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사골과 고기를 우려낸 진국에 다른 첨가물이나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든 맛과 비슷한 것이 당연하다. 간도 천일염을 불에 40~50분 동안 볶아 갈색을 띤 왕소금으로 맞추기 때문에 설렁탕의 제 맛이 유지된다. 
구수하면서 깊은 맛을 내는 한양설렁탕은  30년 동안 수원에서 설렁탕을 만들었던 한양설렁탕 박은주 대표의 시어머니 손맛을 이어받은 것이다. 한양설렁탕에 가면 입구에 설렁탕을 끓이는 커다란 가마솥이 세 개가 보인다. 밖에서 보면 가마솥에서 김이 설설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기름을 확실하게 제거한 사골과 고기를 가마솥에 넣고 12시간씩 두 차례, 즉 24시간을 푹 고아 만들어 국물이 진하다. 끓이는 내내 기름을 철저히 걷어 내기 때문에 맛이 무척 담백하다 


24시간 동안 공들여 끓여
원래 정통으로 설렁탕을 끓이려면 365일 내내 온 종일 가마솥에 불이 꺼지면 안 된다. 정통 방식으로 설렁탕을 만들고 있는 한양설렁탕에서는 가마솥에서 12시간씩 두 차례, 총 24시간을 고아 설렁탕을 만든다. 초탕을 끓이는데 12시간, 재탕을 하는데 12시간으로 손님상에 오르는 설렁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총 24시간이 소요된다. 24시간 내내 설렁탕을 끓이는 가마솥을 누군가가 꼭 지켜야 한다. 이곳은 24시간 문을 여는데 직원들이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면서 설렁탕을 만들고 있다. 
사실 사골을 끓일 때 재탕이 가장 맛있다. 한양설렁탕은 진국을 만들기 위해 재탕까지만 끓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재탕한 뼈는 모두 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설렁탕은 사골과 고기 함량의 비율이나 불 조절에 따라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집은 박 대표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로 설렁탕 맛을 내고 있다.


고급 재료로 넉넉히 만들어
한양설렁탕은 고급 등급의 호주산 청정우의 사골과 국내산 고기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제역 파동으로 사골이나 고기 모두 호주산으로 설렁탕을 만들고 있다. "호주산이라도 호주의 풍토가 우리나라와 맞는 편이라 고기의 잡냄새가 나지 않고 담백하기 때문에 맛은 변함이 없다"고 박 대표는 설명한다. 설렁탕집의 백미인 깍두기와 김치도 직접 이곳에서 담그며 밥도 최고급 쌀로 짓는다.
한양설렁탕은 도가니탕이나 수육의 맛도 일품이다. 도가니탕은 소 무릎뼈와 살을 넉넉히 넣고 끓여 맛도 진하고 쫀득쫀득한 도가니도 고소하다. 모둠 수육은 꼬리와 도가니 수육을 맛있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이집에서 냉면을 먹으면 인삼을 넣어 만든 육수가 나오는데 그 맛이 쌉쌀하면서도 향긋해 냉면의 맛과 아주 잘 어울린다.


위치: 서초구 방배동 912-4 백석대 맞은 편
      지하철 2호선 방배역 3번 출구에서 사당방면 직진하면 대로변에 있다.
영업시간: 24시간 영업
주차: 전면 주차 가능
문의: (02)588-2798


박은주 대표 미니인터뷰
Q 한양 설렁탕의 맛은 어떻습니까?
A
손님이 직접 드셔야 확실하게 아시겠지만 좋은 재료를 24시간 정직하게 고아서 만듭니다. 물론 재탕까지만 끓이고 삼탕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또 맛을 내는 조미료나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손님들이 집에서 먹는 곰국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간혹 조미료를 넣은 설렁탕 맛에 길들여진 학생들이 ''다른 집과 맛이 좀 틀리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Q 설렁탕의 맛이 다 비슷비슷 한 것 같아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사골과 고기의 비율, 불의 세기나 시간의 조절 등에 따라 다릅니다. 다년간 설렁탕을 만든 사람들은 각자 노하우가 있습니다. 저는 시어머님이 수원에서 30년간 설렁탕집을 운영하셨는데 그 분께 비법을 전수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조미료나 첨가물에 따라 맛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것은 절대 설렁탕의 본연의 맛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희수리포터 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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