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레옹''에서 단발머리 앳된 소녀 ''마틸다''로 다가왔던 나탈리 포트만. 작지만 당찬 그녀의 눈매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이토록 소름끼치는 연기를 해낼 줄은 몰랐다. ''블랙스완''에서 나탈리 포트만은 주인공 니나 그 자체다. 어린 시절 실제로 발레를 배웠던 포트만은 촬영 개시 10개월 전부터 강도 높게 훈련하며 혼신의 힘을 다한 발레 연기를 보여주었다. 또한, 하버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수재답게 극의 마지막까지 불안하고 깨질 것 같은 심리 상태의 발레리나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이 영화 한편으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 배우 조합상,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된 나탈리 포트만. 그녀의 눈부신 성장과 소름끼치도록 놀라운 연기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완벽을 위한 광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여주인공 니나. 그녀는 일찌감치 ''백조의 호수'' 여주인공인 ''백조''로 낙점된다. 문제는 순수하고 섬세한 백조와 함께 관능적이고 탐욕적인 흑조까지 함께 연기해야 한다는 것. 니나는 백조 연기엔 별 관심이 없다. 못하는 것, 잘 안 되는 연기인 흑조에 광적으로 집착한다. 흑조 때문에 겨우 얻어낸 여주인공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움에 휩싸여 온갖 환영과 망상으로 괴로운 날들을 보내게 된다.
그런 그녀의 집착과 강박이 그녀의 발레를 완벽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건 알겠다. 하지만 주인공 니나의 행복은 너무 찰나다. 그녀의 연습과 그녀의 집착에 완벽해진 발레 공연은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마음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지만 그 찰나의 영광을 위해 그녀는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는 진정 행복했을까?
그녀의 아름다운 공연에는 눈물이 났지만 고통스럽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노력에는 도저히 박수를 보낼 수 없었다. 자신의 귀를 잘라내는 고통을 감내하며 정열적인 해바라기를 그려내는 고흐의 모습이 자꾸만 니나의 광기어린 모습과 오버랩 됐다. 예술혼을 불사르며 내뿜는 광기,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렸다.
나의 문제는 내 안에 있다
시험이 끝나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학생들은 대게 공부를 잘했던 학생들이다. 아름다운 친구와 잘나가는 동료를 시기하는 사람들은 대게 뛰어난 외모나 업무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죽을 만큼 괴롭고, 엄청난 반칙을 저지를 정도로 초조해 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면 안 될까?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 응원을, 즐기며 사는 태도에 환호를 보내주면 안 되는 것일까? 누구나 1등을 해야 하고, 누구나 완벽해야 한다면 얼마나 힘든 시간들이 이어질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건 잔혹한 장면들의 묘사 때문이 아니라 있는 대로 팽팽해진 바이올린 현처럼 극도의 예민함과 초조함이 느껴지는 스토리 전개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이를 기르는 엄마의 마음으로 영화를 봐서일까. 내 아이는 완벽을 위해 목숨을 거는 니나 보다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릴리(밀라 쿠니스 분)처럼 인생을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완벽을 위한 광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여주인공 니나. 그녀는 일찌감치 ''백조의 호수'' 여주인공인 ''백조''로 낙점된다. 문제는 순수하고 섬세한 백조와 함께 관능적이고 탐욕적인 흑조까지 함께 연기해야 한다는 것. 니나는 백조 연기엔 별 관심이 없다. 못하는 것, 잘 안 되는 연기인 흑조에 광적으로 집착한다. 흑조 때문에 겨우 얻어낸 여주인공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움에 휩싸여 온갖 환영과 망상으로 괴로운 날들을 보내게 된다.
그런 그녀의 집착과 강박이 그녀의 발레를 완벽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건 알겠다. 하지만 주인공 니나의 행복은 너무 찰나다. 그녀의 연습과 그녀의 집착에 완벽해진 발레 공연은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마음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지만 그 찰나의 영광을 위해 그녀는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는 진정 행복했을까?
그녀의 아름다운 공연에는 눈물이 났지만 고통스럽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노력에는 도저히 박수를 보낼 수 없었다. 자신의 귀를 잘라내는 고통을 감내하며 정열적인 해바라기를 그려내는 고흐의 모습이 자꾸만 니나의 광기어린 모습과 오버랩 됐다. 예술혼을 불사르며 내뿜는 광기,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렸다.
나의 문제는 내 안에 있다
시험이 끝나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학생들은 대게 공부를 잘했던 학생들이다. 아름다운 친구와 잘나가는 동료를 시기하는 사람들은 대게 뛰어난 외모나 업무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죽을 만큼 괴롭고, 엄청난 반칙을 저지를 정도로 초조해 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면 안 될까?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 응원을, 즐기며 사는 태도에 환호를 보내주면 안 되는 것일까? 누구나 1등을 해야 하고, 누구나 완벽해야 한다면 얼마나 힘든 시간들이 이어질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건 잔혹한 장면들의 묘사 때문이 아니라 있는 대로 팽팽해진 바이올린 현처럼 극도의 예민함과 초조함이 느껴지는 스토리 전개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이를 기르는 엄마의 마음으로 영화를 봐서일까. 내 아이는 완벽을 위해 목숨을 거는 니나 보다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릴리(밀라 쿠니스 분)처럼 인생을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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