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머리가 어지러워요.”
최신작 3D영화를 보고 일어서는 10살 딸아이의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는 주부 박가영(40·좌동)씨.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은 했지만 최근에 줄곧 3D영화를 봤다고 한다. 전부터 3D영화를 보고 나면 머리가 아팠지만 이제야 말한다는 딸의 말에 더욱 걱정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3D영화를 안 보자니 아쉬움이 남는다. 또 영화시간을 맞추기도 힘이 든다. 박씨는 앞으로 3D영화를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이다.
가격과 불편함으로 관객 불만
영화관에서 3D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려고 하면 처음에는 초점이 잘 안 맞는 것 같고 불편하다. 하지만 영화에 집중하다보면 어느덧 불편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3D영화를 보고 안통이나 두통, 어지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아직 3D영화가 시력을 저하시키거나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발표는 없다.
2009년 아바타를 시작으로 3D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일반 영화의 가격이 8천원이고 3D영화가 12천원이었지만 표가 없어 못 볼 지경이었다. 이전 영화가격인상 불만에 비해 3D영화 가격인상은 관객의 불만이 거의 없었다. 신기한 입체영상과 아바타의 대흥행에 가격인상은 의문제기 없이 묻혔다. 그 이후 2010년 4월 다시 3D영화는 13천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다. 스크린과 장비 교체, 영화제작자체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반영화 8천에 비하면 5천원이나 더 비싼 가격이다. 거기다 심야·우대할인이 적용되지 않고 각종 초대권으로도 볼 수 없다.
어쨌든 3D영화는 더 재밌다. 그러나 구태여 3D로 봐야할까 의문이 생기는 영화도 종종 있다. 가격과 여러 가지 불편을 고려할 때 정말 3D영화를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 생긴다. 특히 어린 아이와 영화를 볼 때는 더욱 고민이다.
두 눈에 각각 다른 영상이 들어와 뇌에서 합쳐져
3D영화는 사람이 두 눈으로 세상을 보는 원리와 같다. 오른쪽 눈과 왼쪽 눈으로 보는 사물은 차이가 있다. 6cm 정도 되는 두 눈의 거리 때문에 차이가 생기고, 차이가 있는 두 눈의 영상 신호가 뇌에서 합쳐져서 입체감, 원근감이 생긴다.
3D영화도 두 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좌우의 차이가 있는 영상을 각각 붉은색 필터와 푸른색 필터를 이용해 촬영한다. 이 영상을 겹쳐 놓고 3D안경으로 한쪽은 푸른 영상을, 다른쪽은 붉은 영상을 보는 것이다. 결국 두 눈에 다른 영상이 들어와 뇌에서 합쳐져 검은색의 3차원 영상이 지각된다. 우리가 주로 영화관에서 보는 3D영화는 이런 편광필터를 이용한 것이다. 일단 제작비와 기타 비용이 추가 되는 것은 인정된다.
3DTV에서는 왼쪽과 오른쪽 영상이 화면에 따라 빠른 속도로 바뀌는 셔터글라스 방식도 있다. 화질과 시야각도 면에서 우수하지만 어지러움은 더욱 심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3D는 대세이다.
두 눈의 시력차이 크면 두통·안통 생길 수도 있어
3D의 원리를 알면 두통과 안통, 어지러움의 원인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두 눈의 시력차이가 클수록 이런 불편이 크다. 또 영화에 집중 하다 보니 눈의 피로와 안구건조증을 동반할 수 있다. 약시와 사시의 경우 3D영화를 보고도 입체감을 느끼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3D안경의 문제도 크다. 위생과 가격 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3D안경을 별도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고, 사용 후 회수하여 공장에서 소독하여 밀봉한 뒤 재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많은 영화관에서 다른 사람의 지문이 묻은 안경을 그대로 사용한다. 심지어 어린이용 안경도 없이 3D 어린이영화를 개봉한다.
3D영화산업은 주목되는 분야이다. 그러나 우선 관객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 안경이 필요 없는 3D영화를 기대하기 전에 지금 당장 적절한 가격과 위생,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통해 3D영화에 대한 의문과 걱정 없이 관객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