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가 시내를 관통하는 삼천과 전주천 둔치의 물억새 처리로 골치를 앓고 있다.
전주시는 2000년대 들어 전주천(한벽당~삼례교 17.㎞)과 삼천(삼천교~합수지점 13.1㎞)을 자연생태계가 살아있는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자연하천 조성사업을 펼쳤다. 천을 따라 둔치에 야생화 등을 심어 봄에는 꽃길 산책로가 되고 가을부터는 억새와 수크령이 80~150㎝ 이상 자라 여느 억새 군락지 못지않은 장관을 연출했다. 그러나 봄 기운과 함께 무성하게 자란 억새가 ''바싹'' 말라있어 화재위험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고, 결국 지난 14일부터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적잖은 양이어서 농경지 볏짚을 묶는 기계가 동원되고 4500여만원의 예산까지 들여야 했다. 전주시 생태복원과 관계자는 "화재 우려가 높고 홍수기에는 억새가 물에 휩쓸려 시설물을 파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 억새를 제거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주환경운동연합은 17일 "야생동물 및 조류의 주요 서식공간이자 생태통로를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단순한 군락지가 아니라 동식물의 서식지 보호막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전주환경운동연합 곽화정 팀장은 "자연하천으로 보호하면서 전주천과 삼천의 생태계가 살아나 수달·저어새·큰고니가 서식하는 등 건강성을 회복하고 있다"며 "전주천을 보존한다면서 하천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을 벌이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그러나 "수달 서식지인 전주천 한벽당 인근의 억새는 제거하지 않는다"면서 "억새 제거는 매년 해 왔던 사업이고 내년에도 올해만큼 자라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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