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어렵게 출제되었던 2011년 수능시험. 거기다 수험생 숫자 또한 71만 명으로 2010학년도보다 5%늘어나 수험생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렇게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학교가 있다. 일찌감치 수준별 수업을 통해 학력 신장을 꾀하고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기숙사에 입소시켜 사교육보다 공교육을 모범적으로 실현시킨 신성고. 그 이면에는 교사들의 헌신적 노력과 학생들의 열정 그리고 재단의 적극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명품학교로 한 발 성큼 다가선 신성고의 놀라운 성과는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
서울대 8명, 연·고대 35명 합격의 비결
지난달 21일, 신성고를 찾은 이날 학교 입구에는 ‘서울대 8명, 의대 9명, 과기대 3명, 연·고대 35명 총 56명 합격’이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학교측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전교생의 12%가 상위권대학에 진학했다는 것. 신성고가 평준화 이후 최고의 입시실적을 거둔 해라고 담당자는 덧붙여 설명했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 인문계고교의 진학률로 따지고 볼 때 아마도 전국 최고의 실적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는 담당교사는 ‘명문대를 진학하기 위해서는 특목고에 진학해야 한다’, ‘학교 교육은 믿을 수가 없으니 사교육을 받아야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불식시키고 공교육 내실화의 지표가 된 입시결과라고 전했다.
황삼성 교장은 “오늘의 결과가 있기까지 선생님들과 학부모, 동문, 재단에 이르기까지 신성가족이 하나로 뭉쳐 학생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안양권 최고, 경기도 최고의 명문고를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아래 2010프로젝트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으로 학교 환경 개선사업과 다양한 교수학습방법개선, 인성교육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실시해온 결과”라고 밝히면서 “2015년 경기도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려는 비전과 학력뿐만 아니라 부모에 효도하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인재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신성고는 사교육 없는 학교, 교과 교실제, 3+1 수준형 맞춤 수업, 학생선택형 수준별 방과 후 수업 등 한 발 앞선 학습방법을 그동안 운영해 왔다. 특히 지난 2007년 완공해 200명 수용 가능한 기숙사인 우정학사와 원천학사는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원하는 학생에게는 무제한 자율학습실을 개방해 사교육보다 나은 공교육 실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성고의 기숙사 건립은 2004년 학교 재단이 원천학원으로 바뀌면서 부임한 안대종 이사장의 학력에 중점을 둔 과감한 지원책이기도 했다.
교사의 열정과 학생의 노력이 이룬 결과
명품학교 뒤에는 명품교사와 명품학생이 있기 마련. 재단이 바뀌고 명문학교로 발돋움하기 위해 2010프로젝트를 고민할 즈음, 신성고 교사들은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3년 동안 서울부터 전라도까지 전국의 내노라하는 명문학교는 다 찾아가 봤다는 것. 일반 인문계고교부터 자사고까지 대학 진학율이 높은 학교의 교수방법도 배우고 나름대로 학교에 맞게 커리큘럼을 기획하면서 3년 동안 차근차근 준비해나갔다. 2007년 3월 처음 입소한 학생들은 철저하게 성적순으로 선발해 눈길을 끌었다. 학업우수자, 수학·과학특기자, 영어특기자는 우선 선발했고 학기 중은 물론 방학중에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이루어졌다.
이성복 교사는 “이번 입시의 결과물은 아이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며 “자율학습이 2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되어 있었고 자기주도학습이 잘 이루어져 별 어려움 없이 좋은 입시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특히 우리 반의 경우 수학과 과학분야에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는 학생들이 많아 정시는 물론 수시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사의 말에 따르면 신성고 학생들의 경우, 주말에는 봉사활동과 동아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서울대 견학과 숭실대에서 과학실험에 참가한 것이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으로 남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인교육을 목표로 수영강습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 그리고 월1회 사회 저명인사를 초빙해 강연회를 갖는 시간 이외에 학생 개개인에 맞는 입시상담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밖에 특기활동으로 수영부, 댄스스포츠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광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김민휘, 2010 MVP 김경태, 김비오를 비롯해 수많은 골프 국가대표를 배출하여 한국 골프계의 메카인 골프학과를 운영하는 것도 신성고만의 자랑이다. 그 외 가수 김종국, F4 김준 등의 연예인과 수많은 국내외 스타들의 등용문이기도한 신성고의 안대종 이사장은 2015년 서울대 두 자릿수 합격, 명문대 100명 진학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교육은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소중한 자원이며 학생들이 바른 심성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꿈을 이루는 인생을 설계하고 봉사하는 시민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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