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 원장 공모 또 파행되나

원장 공모 결과, 거물급 과학자 영입 실패

지역내일 2011-02-28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으로 원장공모에 파행을 겪어온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이 최근 3대 원장 공모를 다시 실시했으나 세계적 석학들이 고사하는 바람에 3대 원장 재공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DIGIST는 지난해 12월 ‘카이스트’ 등에 버금가는 국가출연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에 따라 세계적인 석학을 3대 원장으로 뽑기로 하고 지난달 3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원장 후보자를 공모했다. DIGIST는 당시 거물급 과학자를 원장으로 모색해 대경과기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향후 총장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발굴이라는 형식을 병행해 후보자를 찾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 10일 마감된 3대 원장 공모에는 7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발굴 형식으로 2명이 후보자군에 포함돼 모두 9명이 원장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발굴 후보군에는 지난해 7월 3대 원장 공모 때 정치권이 거론한 신모 카이스트 교수와 지역대학의 정모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후보 가운데 정치권 등이 거론한 교수가 원장으로 선임될 경우, 공모에 참여한 7명은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반발이 예상된다.
또 정치권이 세계적인 석학을 뽑겠다고 해놓고 지난해 12월 DIGIST이사회가 1개월여의 촉박한 시간을 두고 원장공모에 나선 배경에는 정치권이 미는 특정인 선임을 위한 졸속 공모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차기 원장 공모와 발전기금 마련의 적임자로 3대 이사장에 선임된 윤종용 이사장은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 거론되기도 해 DIGIST 조직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잡음과 혼선으로 오는 24일 이사회에서 3대 원장이 선임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와 정치권 등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세계적 석학들은 이번 공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DIGIST는 지난 1개월여 동안 강성모 UC 모시드대 총장과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들을 접촉했으나 실패했다. 신상을 결정할 시간이 부족했는데다 국가출연 연구기관이지만 지방소재 연구원의 원장이라는 직함이 걸림돌이 됐다는 후문이다. 또 이들을 초빙할 예우 등의 여건도 갖추지 못한 연구원의 현실도 반영됐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이번에는 원장 선임을 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시간을 두고 세계적인 석학을 더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기론측은 지난해 7월 공모에서 거론된 후보군보다 못하다면 원장에서 총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법이 통과된 이후로 미루고 세계적 석학에게 충분히 신상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릴 필요도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7월에도 DIGIST는 제 3대 원장을 공모했으나 적임자가 없어 2대 원장인 현 이인선원장이 차기 원장 선임 때까지 원장직을 수행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DIGIST 원장 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를 통해 4배수로 압축하고 16일 면접을 실시해 신모교수와 정모교수를 오는 24일 열리는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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