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잘하는 아이가 우등생 된다
아이에듀학원 김성식 중등부장
대입고사와 논술
학벌을 중시하고 대학이 서열화 되어 있다시피 한 우리 나라에서 평가가 갖는 의미와 비중은 특별하다. 특히 대학이 어떠한 평가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는가의 문제는 미시적으로는 초?중등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좌우하기도 하고 거시적으로는 나라 전체의 교육 목표와 방향까지도 구속하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육정책과 입시제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여러 가지 교육 외적인 요인들에 의해 자주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평가 방식에 대한 문제는 언제나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서울 대학교가 2008년도부터 기존의 논술형 평가 방식을 소위 통합형 논술고사의 형식으로 바꾸고, 그 비중을 최고 30퍼센트까지 확대 반영하면서 신입생을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부터 논술을 둘러싼 논쟁이 교육업계에서 대두 되었다. 2011학년도 정시 논술 출제 경향을 살펴보면 인문계열에서는 다양한 교과 영역에 대한 폭 넓은 이해 위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과, 자유롭고 창의적인 글쓰기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였으며, 자연계열에서는 수리적, 과학적 사고력을 통합적으로 묻는 문항(이른 바 ‘통합형 논술’)이 출제되었다.
대학입시 당락을 좌우한 ‘통합형 논술’
이 ‘통합형 논술’은 개별 지식이 통합되고 교과 영역 간에 전이되는 과정에서 발현 되는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과정 중심형 시험이다. 통합 교과형 논술은 지식 기반 사회가 요구하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가진 인제를 선발하고, 교과지식의 단순 반복학습과 암기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탐구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과 독서?토론을 통한 사고 능력의 배양을 지향함으로써 이른바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왜곡되어 있는 초?중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하고자 도입된 것이다.
이 평가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자율적 사고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신장시켜 주는 방향에서 전반적인 교수 학급 환경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과 암기된 무력한 지식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고등정신능력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 긍정적인 측면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통합 교과 논술 시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종래의 수능과 내신이 등급제로 전환 되면서 학생을 가리는 실질적인 변별력이 약화 된 현 시점에서 대학 입학의 당락을 사실상 판가름하는 가장 강력한 평가도구로 대두 되었다는 점과 통합 교과 논술 시험의 내용이 사실은 본고사와 유사한 형태로 어려운 논술의 왜곡된 형태라는 논란 때문일 것이다.
이 통합 교과형 논술이 등장하자마자 사교육 시장이 논술 학원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초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심지어 유아를 대상으로 한 논술프로그램까지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새로운 평가 방식에 대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일선학교 현장에서는 속수무책인 상태에서 아예 사교육 현장의 논술 강사들에게 논술 교육을 위탁하는가 하면, 교육의 수혜자가 되어야할 학생들이 ‘내신-수능-논술’의 3원적인 현 입시 평가 체제를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인식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 우리는 분명히 논술 준비를 차근히 전략적으로 되짚어 보아야할 것이다.
‘논술’ 바로 알고 접근하기
논술 교육의 문제와 그에 따른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논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논술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 마디로 정의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의 논술 개념은 대학 입시라는 평가 장면과 함께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되고 변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로 논술(論述)의 개념을 살펴본다면, “어떤 사물에 대하여 의견을 논하여 적는 것” 또는 “일정한 주제를 논(論)하여 필자의 의견을 서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논술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논리적 과정을 통해 전개함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하는 말하기나 글쓰기 방식”이다. 즉, 문제를 발견하고, 발견한 문제를 구체화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장을 내세우고, 자신의 주장을 논증의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논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발견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적절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문제를 검토할 줄 아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대체로 문제가 되는 논술 상황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개입되기 마련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검토한 다음에는 이를 언어 형식으로 표현하는 글쓰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논술은 장차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문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유용한 도구라는 점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기초능력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초등논술 어휘력, 독해력, 사고력, 표현력을 길러야
따라서 논술은 시험을 차치하고서도 우리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초 능력이 없다고 가정해 본다면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우리 아이이게 공부를 하도록 말을 하는데 있어 무작정 억압하듯 공부하라고 소리친다고 해서 말을 들을 리 만무하다.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이의 표현으로 아이가 납득하게 설득한다면 아이의 생활패턴은 물론 부모에 대한 태도와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학부모가 아이와 대화하는 과정은 논술의 일련이다. 학부모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논술이며, 이러한 논술은 대입시험보다도 오히려 중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논술을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가? 의외로 간단하다. 논술은 상대방의 물음에 나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물음, 즉 상대방의 생각을 바르게 알아듣고, 그 물음에 대한 나의 의견을 정리해서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바로 논술이다. 어떻게 하면 바르게 알아듣고, 내 의견을 정리해서 효과적으로 생각을 전달할 수 있을까? 먼저 상대방의 말을 듣거나 읽을 때, 단어(어휘)의 의미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하는 말 중에서 모르는 어휘가 있으면 바로 알아듣기기 어렵다. 따라서 어휘력을 기르는 것이 논술의 첫 걸음이며, 이 어휘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말하는 내용이나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독해(해독)력을 길러야 한다. 독해력이 길러지면 상대방이나 글을 읽고 상대방의 논지를 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제 상대방의 논지를 파악했으면, 내가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생대방의 생각에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나의 의견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바로 사고력이다. 그리고 사고한 내용을 논리적 구성에 바탕을 누고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표현하여야만 비로소 논술이 완성된다. 초등과정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어휘력, 독해력, 사고력, 표현력 등 4개 요소로 논술을 대별하여 논술학습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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