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건강기획-‘신묘년, 속 편하고 뒤끝 없이 살아봅시다!’
약해진 근육이 탈장 부른다
뱃속의 소장, 대장 등 장기는 신체의 아래나 앞쪽으로 흘러내리거나 나오지 않도록 복벽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탈장은 이러한 복벽의 약한 부위에 틈이 생겨 이 사이로 장기의 일부가 빠져 나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탈장이 흔히 유아나 아동들에게 잘 일어나는 질환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탈장은 오히려 어린이들보다 성인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증가하는 탈장 환자, 남성 발병률 높아
탈장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남녀 비율이 약 10대1 정도로 남성들에게 훨씬 많이 발견된다. 특히 40대 이후의 남성에게 잘 나타나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성인 탈장의 정확한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근육이 약해져 생긴다.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축구선수처럼 격렬한 운동을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도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되어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변을 볼 때 너무 힘을 많이 주거나 기침을 자주 하는 경우도 탈장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한솔병원 복강경 탈장클리닉 정춘식 소장은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사타구니, 배꼽, 옆구리 등에 계란만한 크기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덩어리가 만져지면 탈장을 의심할 수 있다”면서 “서있거나 배에 힘을 줬을 때 볼록한 것이 도드라지지만 누울 경우 뱃속으로 들어가 만져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성인 남성의 경우 사타구니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 가장 많다. 서혜부에서 시작된 탈장이 밀려나오면 고환 위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서혜부에 나타나는 탈장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장이 정관 옆 틈새로 빠져 고환 쪽으로 내려가는 간접 탈장과 약해진 복벽을 밀고 나오는 직접 탈장이 있다.
치료 시기 놓치면 여러 합병증 유발
탈장은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탈장을 그대로 방치하면 이로 인한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큰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탈장이 생기면 서있거나 배에 힘을 줬을 때 장의 일부가 튀어나오지만, 손으로 누르거나 누울 경우 도로 뱃속으로 들어간다. 문제는 한정된 구멍을 통해 빠져 나왔던 장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일부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 정 소장은 “이런 증상이 잘 모르고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복벽이 약해져 탈장 부위 크기가 커진다”면서 “증상이 심해지면 장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심하면 장이 괴사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탈장된 부위가 썩을 경우 장을 절제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남성의 경우 특히 사타구니에 생기는 탈장을 방치하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탈장은 주로 일상생활과 연관이 있는 만성적인 복압의 상승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배변 시 배에 지나친 힘을 주는 것을 피하고,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복벽을 약화시킬 수 있는 담배는 끊는 것이 좋으며, 무리한 운동 역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치료 불가능,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
탈장치료의 최선의 방법은 바로 수술이다. 흔히 탈장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수술 후 회복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의 탈장 수술이 탈장 구멍을 바깥에서 막아준 뒤 주위 조직에 접합해서 꿰매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한다. 절개 부위를 줄이면서 빠른 회복을 도와 입원 후 24시간 이내면 퇴원이 가능하다. 복강경 탈장수술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내시경을 이용해 탈장을 교정하는 시술이다. 내시경 카메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복강경으로 복막과 복벽 사이에 인조막을 넣어 탈장 구멍을 막아준다.
정 소장은 “탈장은 재발률이 높은 질환이지만 복강경 탈장수술은 약해진 복벽을 안쪽에서 보강하기 때문에 복압이 높아져도 그에 비례해 막은 부위가 더욱 튼튼하게 고정돼 재발률이 거의 없다”며 “내시경을 통해 반대편 탈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추후 다른 탈장이 발병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장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바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이 완전히 제자리를 찾는 2주 정도까지는 복압을 올리지 않게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정 소장은 “탈장은 쉽게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이 어렵지 않아 빠른 완치가 가능하다”며 “탈장으로 진단받으면 바로 수술을 받아 삶의 질을 높이고 괴사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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