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것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2010년 12월 어느 날. 페이스 북에는 끝도 안보일 댓글이 달렸다. 수상을 거부한다는 몇 줄의 담벼락 글에 사람들이 자기 생각들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큐멘터리 임용철 감독은 그런 사람이다. 수상을 목표로 한 공모전에서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이상과 맞지 않은 현실 앞에서 분연히 수상을 거부했다.
페이스 북의 댓글은 거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임 감독은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공모한 인권영상공모전이었다. 이미 충분히 독립적 기관이 되었는데도 정권이 바뀌면서 부터는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며 “인권위원회 내부의 서로 다른 방향성으로 빚어진 갈등으로 위원들이 사표를 제출한 마당에 그곳에서 수상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더구나 최우상인 내게 상을 수여하는 사람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그곳의 수장이었기에 수상거부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되었다.”고 웃는다.
청소년 시각으로 근접해간 정신대 할머니 이야기
인권영상공모전 수상작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39분30초의 내용이었다. 임 감독은 수상작에 대해 “2010년. 지난해는 한일합방 100년이 되는 가슴 아픈 해이다. 이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자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돕는 일본의 시민단체(나고야 미쯔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에서 한국의 청소년들을 초대해 미래의 시대에 평화를 준비하는 현장을 밀착 취재하여 청소년의 시각으로 조명해 보았다.”고 설명한다.
<근로정신대 할머니 함께 마주 보고선 우리>라는 제목이다. 39분30초 안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영상을 보는 순간 모두 사라진다.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감동을 주는 영상이면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살아가는 동안 통하게 되어 있으며, 이 나라 안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이 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인지가 자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소년들은 영상 안에서 같이 웃고 울며 정신대할머니들과 함께하며 자신들이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찾아가는 정체성을 알아간다. 결국은 그 나이로 보고 생각하는 시각이 평생을 함께할 것이다.
임 감독은 “39분20초의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일본을 수차례 다녀왔다. 담고 싶은 내용을 완전하게 담을 수는 없었지만 절반의 성공은 했다.”며 “처음 받은 최우수상을 거부하려니 나름 속도 쓰렸다.”며 웃는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기록하고 싶어
부조리한 곳에는 언제나 임 감독이 있다. 2007년 인화학교 사태의 중심에서도 임 감독은 ‘광주인화학교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에 참여, 인화(人花)라는 학교명처럼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닐 날을 꿈꾸며 인화학교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데 앞장을 섰다.
임 감독은 “늦은 나이에 들어간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서 민언련의 VJ분과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퍼블릭 엑서스라는 시민영상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퍼블릭 엑서스는 시청자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을 독립영화나 TV를 통해 다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내가 만든 영상을 보여주거나, 반대로 다른 이들이 만든 영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 했다’고 말한다.
앞으로 할 일은 100년이 다 되어가는 화순탄광의 이야기를 모으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주목한다.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더 마음을 쏟는다. 어느 한 쪽이 욕심을 부리면 세상의 추는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삶, 각각의 진정성에 주목하며 임 감독은 오늘도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균형을 찾아 나선다. 세상은 아직은 살만한 곳이다. 문의 : 011-605-0612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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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어느 날. 페이스 북에는 끝도 안보일 댓글이 달렸다. 수상을 거부한다는 몇 줄의 담벼락 글에 사람들이 자기 생각들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큐멘터리 임용철 감독은 그런 사람이다. 수상을 목표로 한 공모전에서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이상과 맞지 않은 현실 앞에서 분연히 수상을 거부했다.
페이스 북의 댓글은 거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임 감독은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공모한 인권영상공모전이었다. 이미 충분히 독립적 기관이 되었는데도 정권이 바뀌면서 부터는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며 “인권위원회 내부의 서로 다른 방향성으로 빚어진 갈등으로 위원들이 사표를 제출한 마당에 그곳에서 수상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더구나 최우상인 내게 상을 수여하는 사람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그곳의 수장이었기에 수상거부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되었다.”고 웃는다.
청소년 시각으로 근접해간 정신대 할머니 이야기
인권영상공모전 수상작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39분30초의 내용이었다. 임 감독은 수상작에 대해 “2010년. 지난해는 한일합방 100년이 되는 가슴 아픈 해이다. 이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자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돕는 일본의 시민단체(나고야 미쯔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에서 한국의 청소년들을 초대해 미래의 시대에 평화를 준비하는 현장을 밀착 취재하여 청소년의 시각으로 조명해 보았다.”고 설명한다.
<근로정신대 할머니 함께 마주 보고선 우리>라는 제목이다. 39분30초 안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영상을 보는 순간 모두 사라진다.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감동을 주는 영상이면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살아가는 동안 통하게 되어 있으며, 이 나라 안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이 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인지가 자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소년들은 영상 안에서 같이 웃고 울며 정신대할머니들과 함께하며 자신들이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찾아가는 정체성을 알아간다. 결국은 그 나이로 보고 생각하는 시각이 평생을 함께할 것이다.
임 감독은 “39분20초의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일본을 수차례 다녀왔다. 담고 싶은 내용을 완전하게 담을 수는 없었지만 절반의 성공은 했다.”며 “처음 받은 최우수상을 거부하려니 나름 속도 쓰렸다.”며 웃는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기록하고 싶어
부조리한 곳에는 언제나 임 감독이 있다. 2007년 인화학교 사태의 중심에서도 임 감독은 ‘광주인화학교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에 참여, 인화(人花)라는 학교명처럼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닐 날을 꿈꾸며 인화학교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데 앞장을 섰다.
임 감독은 “늦은 나이에 들어간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서 민언련의 VJ분과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퍼블릭 엑서스라는 시민영상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퍼블릭 엑서스는 시청자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을 독립영화나 TV를 통해 다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내가 만든 영상을 보여주거나, 반대로 다른 이들이 만든 영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 했다’고 말한다.
앞으로 할 일은 100년이 다 되어가는 화순탄광의 이야기를 모으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주목한다.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더 마음을 쏟는다. 어느 한 쪽이 욕심을 부리면 세상의 추는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삶, 각각의 진정성에 주목하며 임 감독은 오늘도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균형을 찾아 나선다. 세상은 아직은 살만한 곳이다. 문의 : 011-605-0612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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