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부터 성분까지…

세제 속속 탐구

지역내일 2011-02-17
세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어떤 변천사가 있을까? 세제의 진짜 성분은 무엇일까?
요즘 나오는 친환경 성분은 진짜 안전할까? 그간 궁금하던 걸 몽땅 풀어본다.

속속 탐구 1.
잿물에서 합성세제까지… 세제의 역사
인류는 언제부터 세제를 사용해왔을까?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세제는 ‘재’로 알려진다. 식물을 태워 얻은 재를 물에 거른 잿물이 그 주인공. 잿물은 이후 비누의 효시가 되는데, 200 년 전 등장한 잿물(글리세린)과 동식물의 기름(지방산)을 주원료로 한 세제용 비누가 그것이다. 이 세제는 1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폭약 제조로 기름이 부족해지자 화합물을 추출해 비누 대용품으로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최초의 ‘합성세제’다. 이 합성세제는 미국으로 건너가 형광제 등의 성능까지 결합된 가정용 합성세제로 진일보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땠을까? 국내에 서양식 비누가 처음 등장한 것은 조선 말기부터다. 이전까지 선조들은 창포나 잿물, 녹두 가루, 콩가루 등 천연 성분을 세제로 사용해왔다. 녹두와 팥 등을 갈아 만든 ‘조두’라는 천연 가루비누는 지금까지 유명하다. 이후 1966년 ‘하이타이’가 첫선을 보이면서 합성세제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속속 탐구 2. 세탁 세제와 주방 세제의 차이점
세제시장은 크게 세탁 세제와 주방 세제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세탁 세제는 액성이 약알칼리성인 데 반해, 주방 세제는 사용 시 손에 직접 닿아 중성을 띤다는 사실이다.
세정해야 할 오염의 특성에 따라 각각 함유한 성분도 조금씩 달라진다. 애경의 세제파트 남기천 선임연구원은 “세탁 세제는 의류의 다양한 오염에 대한 세척력을 높이기 위해 표백제, 효소 등의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주방 세제는 식기를 세정하기 때문에 기름기 오염에 강하면서 거품 발생력이 매우 높은 계면활성제들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의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세제 시장의 변화도 거세다. 주방 세제 시장의 경우 초창기는 생분해도가 낮고 피부 자극이 많은 세정력 중심의 석유계 계면활성제로 만들어졌지만, 최근에는 팜이나 야자, 옥수수 등에서 만들어진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여 피부 자극도 적고 인체에 보다 안전한 주방 세제들이 있다.

속속 탐구 3.
말 많고 탈 많은 합성세제의 유해 성분
세제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성분 표시부터 체크해봐야 한다. 합성세제에는 계면활성제, 기능을 높이는 인산염,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지 않는 첨가물, 인공향, 방부제 등이 사용되는데 바로 그 속에 몸에 직접 흡수되어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유해 성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유해 성분은 형광증백제와 인산염, 계면활성제를 들 수 있다. 주로 세탁 세제에 들어 있는 형광증백제는 자외선을 흡수해 가시광선으로 반사하면서 하얀 빨래를 더욱 하얘 보이게 하는 성분이다. 하지만 자연에서 생분해되지 않는다. 인산염은 세척력을 높이는 첨가물로, 하천에 흘러 과도한 플랑크톤을 발생시켜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거품을 내는 계면활성제는 세포막 재생을 방해해 특히 어린아이들 물품에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음이온성·양이온성·비이온성·양성 등으로 나뉘는데, 세정력은 음이온성 〉 양성 〉 양이온성·비이온성 순이지만 피부 자극은 양이온성 〉 음이온성 〉 양성 〉 비이온성 순이다. 분말 세제는 주성분인 계면활성제의 자연 분해도에 따라 품질 등급을 나누고, 주방용 세제에서는 석유계가 아닌 식물 유래 계면활성제인 AES(알킬에테르설페이트), APG(알킬폴리글루코시드) 등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속속 탐구 4.
친환경 세제와 천연 세제, 뭐가 달라?
요즘 웬만한 세제에는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환경 마크와 탄소 라벨을 부착한 친환경 제품이 증가하는 추세. 애경의 세제파트 주오연 선임연구원은 “최근 주방 세제는 소비자들의 웰빙, 안전 트렌드를 반영해 천연 성분과 식용 성분을 함유한 안전을 소구하는 제품이 주를 이룬다”고 밝힌다. 합성세제 속 위험 성분이 화두가 되면서 최근엔 쌀뜨물, 밀가루, 팥, 쌀겨, 숯 등 자연주의 친환경 성분이 들어간 세제들이 주목 받는 추세다. 그렇다면 친환경 성분이 들어갔다고 해서 천연 세제라고 할 수 있을까?
CJ LION 김지영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천연 세제는 없다”고 밝힌다. 즉 밀가루나 쌀뜨물 등 세제가 아닌 천연 재료로만 그릇을 닦을 경우 천연 세제라 말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주방 세제보다 COD(수질오염의 척도)가 10배 이상 높아, 수질에 훨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대신 생분해도가 높고 오염 지수가 낮아 수질오염을 저감하는 친환경 세제가 가능하다.

최근 뜨는 천연 성분들
녹차 지방을 제거하는 카테킨 성분이 풍부해 식기의 기름기를 깨끗하게 없애준다.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좋다.
숯 항균, 해독, 정화 기능을 하는 숯은 이전부터 음식물과 의류 보관 등 생활 전반에 사용되었다. 실제로 과일이나 채소 씻을 때 숯을 넣은 물에 잠깐 담가두면 농약이 쉽게 제거된다.
석류식초 식초는 몸속 독소를 제거하는 디톡스 효과는 물론, 기름때와 물때 제거에 우수하다. 항균·탈취 기능도 뛰어나다.
매실 예부터 약재로 사용되어온 매실은 해독과 소화 촉진 작용이 뛰어난 과실이다. 무엇보다 해독력이 뛰어나 상한 음식으로 인한 배탈과 식중독도 다스려준다. 피부 미용에도 좋다.

속속 탐구 5.
세제를 둘러싼 궁금증 & 오해
그럼에도 세제에 대한 궁금증이 속 시원히 풀리지 않는다. 친환경 세제에는 그 위험성이 모두 사라진 걸까? 과연 헹굼은 얼마나 하는 게 좋을까? 애경 세제파트 주오연·남기천 선임연구원이 답해줬다.
친환경 성분 세제 역시 몸에 나쁘기는 마찬가지? 세제는 환경적인 문제에 민감한 제품이기 때문에 세제에 사용되는 원료는 대부분 환경적으로, 인체 안전에 있어서 문제가 없는 원료를 검토하고 적용한다. 친환경 성분은 이러한 환경, 안전 측면에서 보다 수준 높은 원료를 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제는 적게 쓸수록 좋다? 세제는 제품에 표기된 권장 사용량을 준수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세제의 양이 많아지면 세정력이 높아질 수 있으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 사용량에 따라 세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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