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대보 서울대 가다 이것이 인생이다!

지역내일 2011-02-17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해보지 않은 게임이 없었다고 한다. 하루 5~6시간은 기본이고 절정을 달릴 때는 이틀에 컵라면 2개만 먹으면서 게임에 몰두했단다. 그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공부에 쏟아 부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은 해냈다. 마음을 고쳐먹더니 2년 만에 꼴찌에서 전교 1등을 차지했고, 결국 서울대에 합격했다.
중요한 건 요즘 찾아보기 힘든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라는 점. 다섯 살과 세 살 남매를 두고 집을 나간 어머니,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힘겹게 가족을 부양해온 아버지,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준 할머니, 어린 여동생…. 어려운 현실을 피해 환상을 좇다가 게임 중독이라는 고질에 든 것이다. 그러다 변화를 이끈 사건이 일어났다. 사고로 왼팔 힘줄이 끊긴 사실을 잠시 잊은 아버지가 아들 먹이려고 국밥을 나르다 일을 낸 것. 그 순간을 지은이는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묘사한다.

순대 국밥을 사이에 두고 뜨거운 김이 펄펄 피어오르는 뚝배기를 아버지와 나는 말없이 멀뚱멀뚱 내려다보고 있었다. “식겠다. 얼른 먹어라.” 아버지께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국밥을 한 숟가락 떠서 후후 불더니 순대 사이에 엉겨 붙은 밥알을 단숨에 넘기셨다. “네… 아, 아부지.” 이제는 아빠라고 부를 수가 없었다. 국밥이란 것이 이렇듯 뜨거운 걸 삼켜야 하는 음식인 줄 난생처음 알았다.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대목이다. 그 일을 계기로 의지를 다진 주인공은 공부 습관부터 몸에 익힌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쉴 새 없이 만지작거리던 습관 때문에 손이 덜덜 떨렸지만 연필을 잡고 교과서를 베끼면서 고쳐나갔단다. 잡념을 떨치기 위해선 눈을 부릅뜨고 소리 내어 책 읽는 연습을 했다고.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게임으로 몸에 밴 몰입과 지속력을 공부에 그대로 접목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대학생이 된 지금도 가난하지만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의연한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방학이라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아이에게 추천! 공부보다 인생부터 배우는 값진 기회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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