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환 광주YMCA 사무국장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게이츠 회장은 "어렸을 때 마을 도서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는 자신의 성장기에 도서관에서 읽은 수많은 책들을 통해 자신의 기업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했고, 미래를 내다보는 깊은 통찰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도서관 이용을 통한 독서습관은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평생학습의 밑거름이 된다.
마을 도서관은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제공해주리라 단언한다. 우리나라도 마을도서관 만들기 운동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증대되고 있다. 기적의 도서관, 어린이도서관, 학교마을도서관, 농촌 이동도서관, 작은도서관 등 다양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4년 전의 일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센터 내 주민 이용도가 매우 낮은 25여평 공간을 활용해 어린이도서관 '꿈시루'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본 일이 있다.
문화센터 이용자, 인근학교 학부모, 자원봉사자, 시민활동가 등 30여명이 좋은 책을 자신들의 아이 뿐만이 아니라 이웃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자발적인 모임을 갖고 지역시민단체인 광주YMCA와 함께 어린이도서관 준비위원회를 만들었다.
독서습관은 평생학습의 밑거름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도서관을 건립하기 위해 아이들의 코 묻은 돈부터 어른들의 쌈지 돈까지 모금이 이루어졌고, 바자회를 통해 기금을 모았다. 이러한 활동이 지역사회에 알려져서 향토기업의 후원까지 이루어져 준비 5개월 만에 개소하게 되었다.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성이 좋고 공공성을 확보하다 보니 주말이 되면 어린이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내디자인은 주민과 어린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어린이들이 이용하기 쉽고 편안하도록 설계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으니 해당구청도 감동해 어린이도서를 구입해 주었고 주민들의 도서기증운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1992년 영국에서는 책읽기 운동으로서 아기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함으로써 책 읽는 습관의 출발점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로 북 스타트(Book start)가 처음 시작되었는데, 현재 미국, 일본, 캐나다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이 운동은 우리나라에서도 부산, 광주 등 전국 각지에 확산되어 아동 및 어린이, 청소년이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과 동기를 제공하고, 성인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 단계에서 책읽기 문화가 지역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책읽기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린이에게 책은 미래이기에 가출청소년지원센터, 지역아동센터, 마을 도서관 등 빈곤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는 다양한 시설에 우선 배려하고 점차 연령대를 낮춰 저소득 가정의 아동, 영유아에게도 혜택을 넓혀가는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길 바란다.
마을도서관을 활성화시키려면
사람이 일을 하고 사람이 도서관을 움직인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준비와 교육, 훈련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처지와 형편에 맞게 마을도서관의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
전문사서를 두고 이용자 즉, 지역주민의 참여를 확대하면서 자립기반을 강구해야 한다. 운영에 있어서도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기부금 발행, 후원의 밤 행사, 프로젝트 공모, 프로그램 수익구조, 공부방과 연계하는 방안 등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또한 동화 엄마들 모임을 꾸리는 한편, 자원봉사자를 전문가로 양성하고 자원봉사센터와 연결해 학생 봉사자를 활용해 보자. 우리도 지역의 아이들 누구라도 마을도서관에서 제2의 빌게이츠를 꿈꿀 수 있도록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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