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지난 2010년, 작은 농어촌 지역의 한 종합고등학교에선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제3회 전국학생일본어연극발표대회 우승, 교육과학기술부 공모 ‘지역연합 방과후학교 시범사업’경기도대표 선정, 전국 유일 창업 특성화고등학교로서 비즈쿨의 대표적인 벤치마킹학교 등... 그리고 2011특성화고 경쟁률에서 2년 연속 정원을 초과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할 뿐, 2011년 화성삼괴고등학교(교장 김영진)의 놀라운 기록의 역사는 계속될 예정이다.
<꿈의 근원_방과후학교>-일본어반 등 진로와 인성의 장, 방과후학교
첫 출전했던 ‘제3회 전국학생일본어연극발표대회’에서의 우승은 자발적으로 연극반을 만들고, 스피치대회도 출전하는 등 일어의 재미에 푹 빠진 1학년 친구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조현자 방과후담당부장교사의 말이 이어진다. “종합고가 2회 연속 우승의 외고를 제쳤다는 것부터 큰 이슈였죠. 그 이후에 방과후학교 일본어반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고요.” 삼괴고의 방과후학교 일본어반은 08년,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특색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전액무료라는 매력 외에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져 자격증 취득, 일본대학 진학 등 진로설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간호사를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심폐소생술반 등 방과후학교는 진로연결 장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아이들을 만들고픈 바람도 담겨있다”고 조현자 교사는 덧붙였다. 학교 내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태권도반 등으로 유도,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가꿀 줄 아는 아이로 변화시킨 예도 있다.
이런 성과와 높은 참여도 덕분에 지역연합 방과후학교 시범사업에 선정됐고, 인근 장안여중과 삼괴중과 연합한 과학 초·중·고급반, 사진/에어로빅체조/영화제작/가야금반 등 15개 반이 만들어졌다. 방학 동안에도 오전에는 국영수, 오후에는 특기적성 방과후수업이 이뤄졌는데, 선생님들의 열정과 아이들의 노력이 추운 날씨를 뜨겁게 녹여낼 정도였다.
<꿈의 근원_비즈쿨>-삼괴몰, 창업보육센터 등 구체적인 유통망 확보
‘창업 인큐베이터실.’ 혼자서도 등을 밀 수 있는 늘어나는 때타올, 책상 옆에 노트북 수납이 가능한 플러스데스크(Plus desk) 등 인큐베이터에서 생산된 따끈따끈한 창업아이템들이 즐비하다. 22개 창업동아리가 이곳에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고객설득능력도 키운다. 액세서리와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교내전시관에 가득 찼다. 맥간공예로 만든 여러 가지 소품들은 중국 상해 메가마트에도 입점되어 있는 상태다.
“사업자등록을 낸 아이들만 12명이에요. 배냇저고리로 7개월 동안 5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CEO도 있고요. 쇼핑몰 ‘삼괴몰(http://samgoe-mall.com)’과 병점 유앤아이센터 내 창업보육센터에서도 삼괴고 친구들의 상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난희 직업교육부장교사는 세무, 회계, 마케팅, 경영전략 등 실질적인 창업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학 수준 이상의 수업 덕분에 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비즈니스매너교육, 교내모의사업계획서발표대회, 자기발표대회, 일본 비즈쿨 운영교인 노베오카상업고등학교와의 연구협력과 정보교류 등 삼괴고 4개의 비즈쿨학과 학생들은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 이난희 교사는 “주말에는 동아리 아이들과 남대문, 동대문시장도 돌아보고, 각종 창업전시도 보러 다닌다”며 시장에서 사온 물건들을 이것저것 보여준다. 이들이 숙성을 거쳐 재탄생하기까지, 이교사와 아이들은 재미있는 상상 속 교류를 계속한다.
<꿈의 근원_맞춤형 대학진학>-입학사정관 전형 대비T/F팀, 창업경진대회 등
활발한 창업활동으로 중소기업청 비즈쿨(BizCool, Business+School)창업특성화고로 지정된 삼괴고는 대학진학에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부러지지 않는 ‘차선규제봉’으로 2010 비즈쿨 페스티벌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한 남민지(고1)양은 “이런 결과물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숙명여대나 인하대, 동국대 등의 비즈쿨학과로의 진학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박소희(고1)양도 e-비즈니스과나 광고홍보학과 등에서 경영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미 실리콘 재질의 ‘창틀덮개’ 개발로 ‘전국 전문계고 고교생 사장되기 창업대회’에서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 특허출원도 준비 중에 있다.
스스로 영자신문을 만들고, 해외체험봉사단에도 선발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한 아이, 심리학자가 되고파 선후배, 친구들의 또래상담자로 활동하는 아이 등 열악한 교육환경에도 불구하고 삼괴고 친구들은 맛난 꿈을 꾼다. “교사특별전담반 T/F팀을 구성, 학생별 멘토링 시스템, 각 대학의 정보수집, 대책마련 등 보통과 학생들의 입학사정관 전형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이승렬 교무부장은 설명했다. 그 결과 서울 상위권 대학 합격생을 매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2014년 변화될 대입제도에 맞춰 이공계 중점대학 진학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딸을 이 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어느 학부모는 삼괴고를 ‘꿈꾸던 학교’라고 했다. 도시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학생은 삼괴고를 ‘자꾸 생각나는 학교’라고 했다. 그런 중에 2011년의 첫 낭보가 날아든다. 국제청소년창의대전(KISEF)에서 삼괴고 학생 3명이 대한산업공학회장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남들과 조금 다른 환경이라는 이유로 배움에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열정을 쏟는 삼괴고는 한 뼘 더 자라고, 한걸음 더 나아가는 중이다. 이렇게 알토란같은 꿈을 가꾸는 곳이 또 있을까.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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