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학 잘하는 아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새교육 과정 그리고 수학교과의 변화

지역내일 2011-02-09 (수정 2011-02-09 오후 3:31:31)

글 아이에듀학원 오세형 입시부장

우리나라는 백년의 대계라는 교육과정이 너무도 쉽게 변화한다. 근래에는 초등 및 중학교 과정의 공통 교육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의 선택 교육과정으로 편성하여 거의 매년 교과서가 새로이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과목에서 난이도가 상당부분 높아지고 학습할 양이 너무도 많아져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매 교과과정이나 교과서의 개정이 이루어질 때마다 학원가에서는 입시설명회나 입학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엄청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양 마음이 조금한 학부모들을 사교육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사교육의 분석, 정말 믿을만한가?
교육과정이 바뀌거나 자녀의 학년의 올라갈수록 대부분의 학부모는 공교육보다는 사교육기관에 의지하여 우리 아이들의 학습방향을 정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사교육이 아이들의 학습방향을 인도할 엄청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 말은 정답이기도 하고 오답이기도 하다. 그 어느 누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아야만 살아남는 사교육의 특성상 강의를 위해 교재를 누구보다 더 많이 연구해야 하는 학원가의 사람들이 일반 학부모나 공교육 종사자보다는 개정된 교과서나 교육과정에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개정된 교육과정 총론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추상적이고 현란한 문장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일반 학부모는 물론 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일선 공교육 선생님들의 경우에도 추상적 언어를 나름대로 해석해서 가르치는 데에는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예로서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새로운 발상과 도전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가르치라는 것일까? 이를 해석하는 데에는 공교육과 사교육에서 차이가 있다. 공교육의 경우에는 공통되고 통일된 해석이 필요하므로 장기적인 시간을 갖고 다수의 해석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교육은 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선점이 필요한 나머지 타인의 눈치 볼 것 없이 쉽게 해석하고 자신이 입맛에 맞게 해석해 버린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교육시장에서는 이 제 멋대로의 해석이 정석인양 받아들여진다. 공교육에서도 별다른 저항 없이 사교육이 해석한 내용을 차용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이러한 경향에 근거해서 누구든 선두로 개정된 교과 과정을 해석해서 치고 나가면  너도 나도 모방해서 덧붙여 해석하여 자신이 분석한 것인 양 해석을 해대고 학부모들을 꼬여댄다. 나를 따르면 무조건 성공한다고 말한다. 교육과정의 특성상 추상적인 언어를 구체화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이 앞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데에서 연유하는데 해석과 분석이 바른 사교육을 따를 경우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낭패를 볼 우려가 있다.

수학 교과는 난이도가 정말 높아졌나?
수년간에 걸쳐 학원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수학교과의 개정에 남들보다는 의연해질 수 있었다. 왜냐하면 흐름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의 수학교과 과정은 기존 교육과정과 큰 틀의 변화 없이 용어나 기호의 변경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도 사교육시장에서는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는 것처럼 학부모들을 혼돈 속으로 내몰고 있다. 학부모들의 혼돈이 커지는 만큼 이익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이라는 과목은 시대나 정권의 변화에 따라 흔들리는 학문이 아니다. 사회라는 과목은 정치제도나 선거제도가 변하면 다음해에 교과서에 반영되어 변경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스피드하게 변한다. 한글 맞춤법 규정에 변화가 있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국어과 교과서는 변경내용을 반영하여야 한다. 그런데 수학은 어떠한가?
수학이란 과목은 다행스럽게도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다만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 수리영역의 범위가 달라질 뿐이다. 이 영역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은 고등학교 때의 일이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크게 상관이 없는데도 학원가에서는 올해나 내년의 수능을 예로 들며 초등학교 때부터 이를 대비해야한다는 논리를 편다. 우리나라 대입시험은 수시로 변한다. 지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어떻게 대입시험을 볼지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바뀌면 또 변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 되어버렸다. 지난 수년간 아니 수십년간 고입시험의 수학과목의 출제내용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이 번 만큼은 무언가 크게 변할 것이라는 주장을 사교육에서는 끊임없이 학부모들을 향해서 소리치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올해도 어쩌면 10년 후에도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학습하여야할 학습내용이나 주안점은 유사할 것이다.
학부모가 자녀의 초등학교 수학교과서를 보고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학습한 시간이 너무나 흘렀기 때문이다. 지금 30대 후반이나 40대의 초등학교 학부모가 만약 자신이 초등학교 6학년때 공부했던 수학교과서를 가지고 있다면 한 번 살펴보라. 지금 중학교 과정에서 나오는 집합과정이 그 초등 6학년 과정에서 배웠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수학과는 사회과나 국어과 등과 비교해서 유행을 덜타는 학문이다. 대한민국에서 피타고라스를 모르는 학부모는 없다. 중 3이면 누구나가 피타고라스를 만나게 되는데 앞으로도 몇 대에 걸친 후세에서도 그를 만날 것이다. 수학교과 과정은 결코 어려워지지 않았다. 단지 오래전에 배워 잊어버린 결과에서 비롯된 착시현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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