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서 모(38)씨는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입이 비뚤어지고 얼굴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서 씨는 최근 직장을 옮기면서 받은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생긴 구안와사라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찬바람으로 인한 노년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는 구안와사는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최근에는 스트레스로 인해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서도 구안와사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구안와사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부산시 한의사회 대외친선 이사직을 맡고 있는 김경수 원장(백제한의원)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급격한 환경변화, 스트레스 조심
한방에선 구안와사 즉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를 정신·육체적으로 과로한 상태에서 심한 감정의 동요로 얼굴 경락의 기혈이 원활하게 소통되지 않아 생기는 질환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한의사회 대외친선 이사 김경수 원장은 “구안와사는 정신적으로 심한 충격을 받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스트레스성으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주로 피곤한 상태에서 날씨가 춥거나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 때 갑자기 찬 기운에 노출될 때도 많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또한 결혼, 이사, 이직 등 환경이 급격하게 변한 경우라든지 몸과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성격적으로 예민한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구안와사의 증상은 얼굴 표정 근육이 마비돼 한쪽 눈이 잘 감겨지지 않고 입이 비뚤어지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로 한쪽 표정근이 마비되고 이마에 주름이 생기지 않는 게 특징이다. 또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고 식사나 양치질 할 때 음식과 물이 흘러내리며 발음도 정확히 되지 않는다. 미각 장애나 청각 과민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구안와사가 오기 전에는 심한 두통과 함께 뒷목 쪽(특히 귀의 뒷부분 쪽)이 뻣뻣해지기도 하며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며칠간 음주가 잦았던 경우라면 오후에 더욱 심해지는 얼굴의 땅김, 스트레스를 받은 후 실룩거리는 입가의 미세한 경련은 이상 신호다. 또 마비되는 귀 뒤에 통증이 느껴지다 1∼2일 후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귀 뒤쪽이 뻐근하게 아프거나 몸이 찌뿌드드하고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구안와사는 흔히 알고 있는 한쪽의 몸이 마비되는 중풍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한의학에서 구안와사는 풍이 경락을 타고 혈맥에 침범했지만 중풍에 비하면 경미해 장부에까지 해를 입히지 않은 상태로 본다.
조기치료로 후유증 방지가 중요
구안와사는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민간요법 등으로 적절한 치료와 시기를 놓쳐 안면경련이나 감각장애가 생기거나 혹은 마비된 쪽으로 입이 돌아가는 후유증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후유증이 생긴 경우에도 지속적인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구안와사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보통 2~3주 길게는 한 달 정도 내 치료된다. 먼저 마비되고 삐뚤어진 근육을 바로 잡은 뒤 면역력을 보강해주는 치료를 한다. 구안와사 치료에는 침이나 뜸, 약물, 물리 치료 등이 사용된다.
김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로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과 마음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라며 “구안와사의 치료에 있어 항생제나 소염제 등의 양방치료에 반해 한방에서는 후유증 없는 근본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치료 후 가정에 돌아와서도 재발을 방지하거나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온열 마사지법’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마사지 요령으로는 반드시 따뜻한 물로 세안을 한 후, 더운 수건으로 이마와 눈 주위를 원을 그리듯 하루에 20분씩 마사지해준다. 따뜻한 찜질팩으로 증상이 나타난 부위를 마사지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도 좋다.
도움말:부산시 한의사회 김경수 대외친선 이사(現 백제한의원 원장)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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