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절약 노하우

고물가시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지역내일 2011-02-08

''연초 물가 급등으로 오는 설 명절 차례상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이 4인 가족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5.4%나 급등한 19만원으로 조사되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요즘 신문기사를 보면 물가가 올랐다는 기사를 흔히 볼 수 있다. 굳이 신문에서 찾지 않아도 시장이나 마트에만 나가보면 물가가 많이 올랐음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같은 돈을 가지고 나가서 장을 봐도 예전보다 한결 가벼워진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오면서 올라버린 물가를 실감한다. 우스개소리로 남편의 월급과 내 아이의 성적 빼고는 다 오른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뻔한 월급에 어떻게 하면 좀 더 아끼며 살 수 있을까? 모두들 잘 알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절약 노하우를 알아보자.


계획적인 소비, 알뜰 소비가 지출 줄인다


연초부터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찮다. 채소 가격은 물론 설탕 가격 인상에 이어 밀가루 인상 등도 예고 돼 있다. 생활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자기만의 철칙을 세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가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장보기 노하우를 살펴보자.  
생활비가 팍팍할수록 무조건 아끼는 게 방법이다. 마트도 두 번 가던 것 한 번으로 줄이고 냉장고 재고 관리도 철저하게 하면 생활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마트를 갈 때도 가기 전 냉장고 속 재료를 미리 확인하고 필요한 품목을 메모지에 적어 가서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하지 않도록 한다.
장보기 전에 일주일 식단을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보러 가면 꼭 사지 않아야 할 것들을 세일 한다고 사는 경우가 있거나 사두고도 잘 활용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주일 식단을 짜서 어떤 재료가 필요한 지 미리 메모해서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13년차 주부 정미영(39·용호동)씨에게 그녀의 알뜰 장보기 노하우를 들어봤다.
“생선이나 육류, 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마트 마감 시간에 쇼핑하면 30~5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어 좋아요. 전단지를 미리 확인해 할인 품목을 체크해 구입하는 것도 좋아요. 1+1 판매 상품이라고 무조건 사다 보면 남아서 버리는 경우가 더 많아요. 필요하다면 이웃과 함께 사서 나누는 것도 방법이에요. 공산품은 마트가 확실히 싸지만 채소 및 부식류는 재래시장이 싸서 동네 시장도 자주 이용해요. 인심 좋은 단골가게를 확보하면 덤으로 얹어 주는 양도 무시 못해요. 생선은 TV 홈쇼핑 상품이 싸고 좋아 가끔 이용해요. 양이 많아서 이웃집이랑 반반씩 부담하고 나누면 좋아요.”
부식비 외에 지출이 큰 품목 중 하나는 의류비. 가장 충동구매가 큰 품목도 의류비가 아닐까. 주부들이 추천하는 충동구매를 막기 위한 방법은 자주 옷장 정리를 하는 것이다. 8세, 6세 두 아이를 둔 주부 박지영(33·대연3동)씨는 “옷장을 정리하다 보면 이런 옷이 있었나 하며 새삼 놀랄 때가 많아요. 옷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옷이 없는 줄 알고 백화점 세일 한다고 친구한테 연락오면 함께 가서 수 십만원씩 그냥 지르고 올 때가 많아요. 이웃, 친구, 친척한테 아이 입던 옷을 물려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요즘은 깨끗하게 잘 입혀서 물려 받아도 거의 새옷인 경우가 많거든요.”


스스로 카드 한도 정하고 사용하면 낭비 막을 수 있어


평소 깐깐한 카드 사용으로 쓸데없는 지출을 줄인다는 이수연 씨(남천동·37).
“아낀답시고 먹을 것 안 먹고 하지는 않아요. 대신 한 달 동안 카드로 쓸 액수를 정해놓고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하지요.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나만의 카드 기입장에 적어놓아요.” 또 한도가 넘었을 경우는 현금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가끔 카드를 사용했을 때에만 혜택을 주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땐 카드로 결제하고 그 금액에 해당하는 현금을 봉투에 넣어둡니다.”
보통 카드를 쓰게 되면 실제로 돈을 지불하지 않아 감각이 무뎌진다. 하지만 스스로 카드 한도를 정하고 맞추려고 노력하면 카드를 이용하면서도 충분히 절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식품 잘 관리하면 절약은 물론 살림의 여왕


신혼 초 마트 가고 백화점 가는 것이 취미였던 주부 박현정(좌동·42)씨. 결혼생활 10년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취미를 완전 바꿨다. 
“결혼 하고 3~4년 동안은 집에서 가까운 대형마트에서 일주일에 한 번은 장을 보았죠.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은 냉장고에서 썩어 가는 식품 정리를 해야 했어요.”
둘째를 낳고 두 아이 데리고 마트 가기가 힘들어 예전보다 자주 못 갔는데 식생활은 더 좋아졌다고 한다.
“결혼 6년쯤부터 살림에 노하우가 생겼죠. 사온 물건을 절대 그냥 냉장고에 넣지 않아요. 그대로 꺼내서 쓸 수 있도록 손질을 하면 한 번은 귀찮지만 두고두고 편하죠. 요즘은 잊고 있다 버리는 식품이 거의 없어요.”
박씨는 고기부터 야채까지 용도에 맞게 철저히 보관한다. 조개류는 손질해 일회분씩 냉동하면 찌개에 그대로 털어 넣을 수 있다. 또 양파나 파는 손질 후 씻어 물기를 말린 후 냉장보관하면 썩어서 버리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간마늘도 비닐에 넣어 얼려 잘라 쓰고 육수도 많이 만들어 냉장 보관하거나 일회분씩 냉동해 두면 편리해 식사 준비가 간단하다. 
박씨의 냉장고 속은 헐렁해 보이지만 실속이 있다. 박씨의 지인들은 30분 만에 근사한 한식상차림이 나오는 마술의 상자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박씨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생활비 상승의 주범인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물론 갓 사온 식품으로 요리를 하면 맛있죠. 그러나 재래시장을 이용하면 양이 많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는 필수입니다. 요즘같이 물가가 상승할 때 식품을 잘 관리하면 장보는 수고는 물론 생활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교육비, 실수입의 20% 미만으로 잡아야


교육비는 집마다 차이가 크다. 부모의 교육관이나 아이의 학년에 따라 다른 것은 당연하다. 첫 아이가 대학생인 주부 이진희(우동·47)씨는 둘째가 초등 6학년이다.
“첫째 때는 잘 몰라 이것저것 남 따라 많이 했죠. 지나서 보니 아이에게나 경제적으로 결코 좋은 게 아니었어요. 중고등학생이 되면 아이에 따라 거의 안 들거나 아예 많이 드는 경우가 있죠. 효율적인 교육비 지출은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실수입의 20%를 넘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씨는 지나친 교육비 지출로 경제적으로 힘들면 가정이 불안하고 그것이 가장 나쁜 교육환경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필수적인 교육을 잘 선택해 절약하고 나중에 정말 필요한 곳에 써야 해요. 남 따라 시키지 않으면 내 아이만 쳐질 것이라는 세상엄마들의 불안이 괴상한 경제구조를 만들고 있죠.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니 그게 더 잘 보이네요.”
과거에도 엄마들은 교육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 고등학교에 가 보면 과거와 다를 것 없이 성적은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조기교육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이 지금 모두 상위권일까? 교육은 정성과 인내, 그리고 부모의 모범으로 시키는 것이지 돈이 아니라고 이씨는 거듭 말한다.


절약으로 얻어지는 즐거움을 찾아야


무작정 아끼고 무조건 안쓰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만큼 삶이 피곤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 남을 의식하면서 남들보다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가지고자 한다면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소득에 적절한 지출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게 적절히 소비해야 한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아껴서 몇 년 안에 꼭 내집마련을 하겠다던지, 돈을 모아서 근사한 가족여행을 가겠다던지, 목표를 가지고 절약한다면 그 절약이 훗날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것이다.


정리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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