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출판계 최고의 이슈는 『정의란 무엇인가』 신드롬이었다.
작년에 우리나라 출판계에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 있었다. 하버드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대히트를 한 것이다. 재테크 관련 서적이나 자기계발 서적이 아닌 딱딱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작년 5월에 국내에 출간되어 60만부 넘게 판매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작년 8월 경희대에서 열린 마이클 샌델 초청 강연회에는 전국에서 50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했다. 그리고 신년 초에는 EBS에서 밤마다 마이클 샌델의 강의를 방영하고 있다.
특목고, 자사고 입시에서도 『정의란 무엇인가』 의 내용이 주요한 질문 사항이었다.
한편 특목고, 자사고 입시에서도 『정의란 무엇인가』 신드롬의 영향이 컸다. 여러 학교의 면접이나 집단 토론 주제로 『정의란 무엇인가』의 첫 장에 나오는 허리케인 사례가 주어졌다. 이 사례는 2004년도에 허리케인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미국의 플로리다 지역에 나타난 물가 폭등 현상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져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교과 공부만 한 학생보다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이 입시에서 유리했던 것이 당연했다. 이에 대해 그 주제가 시험에 나올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었느냐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책 중에 그 책을 어떻게 미리 읽어서 대비할 수 있느냐고. 이에 대한 답이 있다.
꾸준한 인문고전 독서를 해 온 학생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지 않았어도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서양 철학사에서 다루어진 핵심 주제 중의 하나이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달려들었다. 마이클 샌델 교수도 공리주의자들과 자유지상주의자들의 견해를 양대 축으로 하면서 이마누엘 칸트, 존 롤스, 그리고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까지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인문고전을 꾸준히 읽은 사람이라면 ‘정의란 무엇인가’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의 대표작 『국가』의 실제 주제라는 것을 알 것이다.
『국가』의 제1장에서 소크라테스가 던지는 질문이 바로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그리고 전체 10장에 걸쳐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하고 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서양 철학사의 태두인 플라톤의 질문을 현재에 가져온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대표적인 스토아 철학자인 키케로의 저서 『의무론』 역시 ‘정의란 무엇인가’를 논하고 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제1장에 나오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물가폭등 사례는 키케로의 『의무론』 제3권에 나오는 곡물 부족으로 곡물 가격이 폭등한 로데스 섬 사례에 대해 디오게네스와 안티파테르라는 두 인물을 등장시켜 토론하는 장면과 흡사하다. 그리고 이 사례는 과거 서울대학교에서 논술 문제로 출제되기도 하였다.
인문고전을 읽는 것은 전 세계 인류의 유산을 내 것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인문고전은 보물창고와 같다. 인류의 기원으로부터 지금까지 위대한 인물들이 남긴 지성의 보고이다. 최근에 출간된 『리딩으로 리드하라』(이지성 지음)는 세상을 지배하는 리더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다소 과장된 면과 인문고전 학습을 경제적 성과와 같은 타 성과들과 너무 쉽게 인위적으로 연결시키는 작위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인문고전을 학습하는 인류의 위대한 전통을 잘 부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세 암흑기를 종료하고 근대를 열었던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추진력이 바로 인문고전 학습에 있었다. 지적 부흥의 핵심이 바로 인문고전 학습에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인문고전을 읽자! 그러면 아이들의 미래가 행복할 것이다!
나는 초중고 학생들, 성인들과 함께 인문고전을 읽는다. 『국가』(플라톤), 『파이돈』(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론』(플라톤), 『니코마코스 윤리학』(아리스토텔레스), 『의무론』(키케로), 『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신국론』(아우구스티누스), 『신학대전』(아퀴나스), 『유토피아』(모어), 『군주론』(마키아벨리), 『기독교강요』(칼뱅), 『신오르가논』(베이컨),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베버), 『국부론』(스미스), 『자본론』(마르크스), 『대학』, 『중용』, 『논어』, 『자유론』(밀), 『인간 불평등 기원론』(루소), 『정부론』(로크), 『정의란 무엇인가』(샌델)와 같은 책들을 읽고 나누었다. 올해에는 『종의 기원』(다윈),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정치학』(아리스토테레스), 『의무론』(키케로), 『자유론』(밀), 『법의 정신』(몽테스키외)과 같은 책들을 또 읽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의 미래가 행복하길 바란다. 인문고전을 학습하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전인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과 통합교과형 논술전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저절로 따라오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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