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를 이용해 영구적으로 털을 제거하는 시술만 하는 피부과를 시작한지도 10여 년이 지났다. 이번 겨울에 유난히 눈에 띄는 현상은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 제모를 받으러 오는 분들 중에서 피부가 건조한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이유는 주거 환경의 습도가 낮다는 것과 샤워나 목욕을 자주할 수 있게 되고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실내가 올해에 특히 더 건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유난히 추운 겨울에 있다. 실외 온도가 낮을수록 그 공기의 온도를 높여서 실내에 공급하면 점점 더 습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다수의 주택이나 아파트가 온수를 공급하고 있어서 매일 샤워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이렇게 매일 샤워를 하면 피부는 점점 더 건조해진다. 샤워나 목욕을 하면 몸에 남아 있던 수분이 샤워 후 몇 분 안에 피부의 수분도 동반해서 증발하기 때문에 샤워 전보다 더 건조한 피부가 된다. 마지막으로 피부가 노화되면 피부에 분비되어 형성되는 보호막이 점점 약해지고 수분 양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어느 해 가을이나 겨울에 처음으로 종아리나 등 같은 부위에 가려움증으로 피부건조증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 피부건조증을 경험하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가려운 이유가 피부가 건조해서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자면서 긁고 피부에 약간의 상처를 내면서 불편해하면서도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하는 것도 단순히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을 방해한다. 문제는 이런 분들의 경우 레이저 제모시술을 하면 효과적인 시술을 하는데 장애요인이 되어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의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 종종 시술을 위해 젤을 바르면 몇 분 안에 모두 말라버리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의외로 치료는 간단하다. 적어도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보습제를 몸에 수시로(적어도 매일 2~3회 이상) 바르고 특히 샤워 후에는 피부가 건조해 지기 전에 바로 보습제를 바르는 것만으로 해결된다. 하지만 한번 건조증이 생기면 남은 인생 동안 지속적으로 보습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 정도는 우리가 매일 샤워하고 따뜻한 겨울을 지내기 위해 지불하는 최소한 비용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