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부모와 학생에게 필요한 것

유원학원

지역내일 2011-01-31
5. 학력고사식 공부와 수능식 공부의 차이
 
지금 40대 학부모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그들이 알고 있는 공부는 지금 수능식 공부와는 최소 50% 이상 다르다. 

우선, 학력고사에는 공부대상에는 정해진 교재와 내용이 있었으나 수능에서는 정해진 교재도 내용도 참고대상에 불과하다. 예전 학력고사는 교과서와 대표적인 참고서를 암기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상대적으로 쉽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만일 좀 머리가 부족하다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노력하면 극복이 가능했다. 3당4락이란 말 그대로 4시간 자고 공부한 학생보다 3시간 자고 공부한 학생이 좀 더 유리했다. 그러나 지금 수능은 고교학습 과정과 연계가능 한 전 영역이 다 출제대상이라고 보면 된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한 학생도 시험에서 처음 보는 지문과 씨름해야 한다. 

예전 부모세대에게 주어진 공부는 명백하게 양이 정해져 있어서 몇 달만 맘먹고 노력해도 머리가 좋은 사람은 서울대를 갔네, 연대를 갔네 할 수 있었느나 지금은 불가능하다. 최소 2~3년 이상의 성실한 노력을 기울인 머리 좋은 학생만이 스카이 학벌을 움켜쥘 수 있는 근본 이유는 ‘해야 할 공부양이 많다는 것’이다. 사교육이 성행하고 재수가 늘어나는 것이 단지 학부모의 학벌에 대한 무리한 욕심 때문만은 아니다. 

둘째, 평가방식이 ‘지식의 기억’이었으나 지금은 ‘지식을 암기해서 다음 차원인 이해, 종합, 응용할 수 있는가’이다. 예전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지식을 단순히 암기해서 맞출 수 있는 문제가 다수였고, 일부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 중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외워서라도 맞출 수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 족집게 선생이 유행했으나 지금은 족집게 선생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이다. 

또 영화까지 등장했던 수학황제라는 김모 강사는 수학풀이과정을 때려서 암기시켰다. 80년대 강남에서 학생 4명부터 시작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전국적으로 분점화하다 2000년대 와서 사라졌다. 수능이 정착되면서 암기식 수학이 불가능해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해하고, 종합하고, 응용하는 과정을 익혀나가는 데는 긴 시간과 타고난 두뇌를 요구한다. 우리 부모세대와 다른 방식의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학교와 학원을 다녀와 잠시 TV 앞에 앉은 내 아이에게 핀잔을 주기보다 한번쯤 같이 보면서 즐기는 여유를 부려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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