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고 싶어요
“혹시 대한 치과의사 협회에서 스켈링 보험화 운동을 펼쳤다는 거 알고 계세요? 간혹 보험도 안 되는데 불필요한 스켈링을 권유받았다며 불쾌해하는 환자분들이 있는데 그건 정말 오해에요. 치과 의사들 역시 보험 급여가 확대되어 더 폭넓은 진료로 많은 환자를 보기를 바라는 걸요.”
평소 치아관리만 잘 해도 재테크 따로 필요 없어
분당구 정자동 뿌리깊은 치과의 이안나 원장(43)은 치과에 대해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답답해했다. 아직까지 예방적 치료의 스케일링에 대해선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보니 환자에게 진료를 받도록 권하는 과정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치아관리만 잘 해도 따로 재테크가 필요 없다는 게 이 원장의 지론이다.
“뭐든지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잖아요. 333법칙에 따라 칫솔질을 잘하고, 6개월에 한번씩 잇몸관리나 충치검진만 잘 받아도 치과에 목돈 쓸 일이 없죠. 개인적으론 튼튼한 보험재정이 확보되어 환자들이 하루 빨리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올해 12살이 된 외동딸 남경(분당초5)이에게 강조하는 것 역시 올바른 칫솔질 뿐이라고. 예쁜 전동칫솔을 준비해놓고, 가끔 칭찬이나 상을 줘야 하는 날에 꺼내 재미있게 양치질하도록 하는 게 전부다.
“치아는 평생 써야 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관리가 중요해요. 엄마들 중엔 어차피 뽑을 유치인데 굳이 돈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유치가 건강하게 잘 있다가 뽑혀야 그 자리에서 나는 영구치도 문제 없이 잘 자라게 되거든요.”
아주대병원과의 협약체결로 양악수술까지 거뜬히 소화
치과 진료에서 그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는 바로 턱관절 질환과 양악수술. 그 중 양악수술은 본래 주걱턱이나 돌출입, 사각턱, 무턱, 긴 얼굴 등의 여러 턱 문제를 교정하는 수술로 얼굴 턱 선을 갸름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입 안에서 턱 뼈를 깎아 내야 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미적 감각이 필수적이다. 그에게 시술받은 환자들은 ‘얼굴 라인이 고와졌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
“조각가인 부모님의 재능을 물려받아서인지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제가 그림은 잘 못 그려도 그림 보는 눈은 좀 있는 편이거든요.(웃음)”
전신마취가 필요한 양악수술은 수원 아주대병원과의 개방병원 협약 체결로 가능하다. 뿌리깊은 엘치과의 환자를 종합병원인 아주대병원에 입원시킨 후 직접 집도하는 방식으로 수술예약과 자가 수혈준비, 수술까지 non-stop으로 진행되는 편리한 시스템이다. 보통 4박 5일간의 입원기간을 거쳐 퇴원한 후에는 뿌리깊은 엘치과에서 꼼꼼한 사후관리가 이뤄진다.
“종합병원의 시설과 장비들을 이용해 시술이 이뤄지니까 환자분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으실 수 있어요. 저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라는 자부심과 일에 대한 보람이 크지요.”
구강악안면외과 수술 전문병원 여는 게 꿈
‘어떤 일에도 성역은 없다’는 진취적인 사고를 키우며 남자, 여자 할 일이 따로 있다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던 그가 인생 최대의 시련을 맞은 것은 서울대병원 수련의 시절, 외과로 진로를 정하면서부터다.
“지금은 여의사들도 많이 근무하고 있지만, 94년 당시만 해도 치과 안에서의 외과는 ‘금녀의 영역’이었어요.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여자가…’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남자동료와 선배들 속에서 살아남기란 정말 힘들었죠. 죽는 한이 있어도 해내고 말겠다고 이를 악물며 다짐했고 수련을 마쳤죠. 이후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면서 결국 남자 선배들과 위치가 역전되었지만요.(웃음)”
그가 말하는 재미있는 일이란 서울대 치대 4년 선배인 남편과의 결혼이었다. 의국의 직속 선배들이 그를 ‘형수님’이라 부르는 순간, 모질고 힘든 시련의 시간은 끝이 났다고.
“시련을 견디면 더 큰 선물이 준비되어 있다고 믿어요. 힘든 일도 별로 힘들지 않게, 망설임 없이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편이에요. 지금도 뭐든 도전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일에는 두려움이 별로 없어요.”
3년 전부터 중국어를 배운 이 원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임플란트 교육강연을 무리 없이 진행할 정도로 다방면에 실력을 갖춘 노력파 치과의사다.
“여의사들 앞에 더 이상 ‘여’자가 필요없는 그날이 오리라고 믿어요. 구강악안면외과를 전공한 여의사들을 모아 구강악안면외과 수술 전문병원을 함께 만들어 운영하는 게 먼 훗날 제 꿈이에요. 지금처럼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치과의사로 사명감을 갖고 살아갈 겁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사진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이안나 원장은
이안나 원장은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수련을 거친 후 제주의료원 치과과장, 강남 성모병원(현 서울 성모병원)과 강남 성심병원 임상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7년째 분당 정자동에서 뿌리깊은 엘치과를 운영 중이다. 2009년에는 성남시치과의사회 보험이사로, 현재는 여성 이사로 맹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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