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바닷가 연날리기
한겨울 북서풍에 연을 띄운다!
초보도 쉽게 날릴 수 있는 가오리연을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어
송정바다에서 가오리연을 날리는 중
유난히 추운 겨울. 집밖에 나가기가 두렵다. 외출을 해도 자가용으로 다니니 운동부족이 절실하다. 그러나 날씨 탓만은 아니다. 예전 엄마 아빠들의 어린 시절은 지금보다 더 추웠다. 그렇다고 집안에서만 노는 아이는 거의 없었다. 손등이 빨갛게 시리도록 골목을 뛰고 놀던 그 시절, 겨울이라 더 즐거운 것이 많았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 가오리연 한 번쯤 날려본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문방구에서 구입한 저렴한 가오리연을 친구들과 하늘 높이 날리며 소원을 빌던 즐거움. 그러다 전깃줄에 걸려 연이 끊어졌던 안타까운 기억들. 그래서 전깃줄 없는 동네에 살고 싶었던 작은 소망도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그런 추억 한 조각이 있을까?
스트레스, 추위는 팍팍 날아가고
‘이렇게 추운데 연은 무슨?’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다. 부산에서 연날리기 가장 좋은 곳으로 송정을 추천한다. 연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송정에 가면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아이들과 집에서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이 잘 날까라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어린 시절 한두 번 연을 날려 본 사람이라면 송정바다 북서풍에 쉽게 연을 띄울 수 있다. 겨울에 연날리기를 하는 이유가 바람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에서 파는 비닐로 만든 긴 꼬리가 달린 가오리연은 더 잘 띄워진다.
일단 연이 하늘로 날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 흥분 그 자체이다. 처음 바람에 뜨면 연줄을 아래로 내려 더 높이 올라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은 바람의 강도에 따라 실을 풀어줬다 감아주면서 더 높이 띄워주면 된다. 혹 연줄에 힘이 빠지거나 연이 아래로 떨어질 것 같으면 해변을 따라 힘껏 달리는 것이 요령이다. 그럼 다시 하늘로 힘차게 치솟는다. 해변에서 연 날리는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겨울바다의 추위 따위는 걱정도 없다. 즐거운 마음으로 달리다 보면 열이 오르고 속이 시원하다. 일상의 스트레스가 하늘로 다 날아가는 듯하다.
연이 높이 날면 아이들은 하나같이 신기해한다. 자기 연이 가장 높은 곳에서 날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일상에 지친 아이들에게 이보다 좋은 겨울 놀이는 없다. 만약 아이가 연 날리는 것을 싫어한다면 정말 실내에 길들여진 심각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연이 잘 날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즐거워한다. 그래서 연 날리기 좋은 송정바다에게 그 기쁨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연싸움에 소원 빌기까지 재미있어
우리나라는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연날리기 가장 좋다. 연을 띄울 때 소원을 적어 연줄에 실어 보내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 조상들은 질병, 사고 등 나쁜 액을 멀리 보낸다고 믿었다.
실력이 좀 늘면 연싸움도 해보자. 예전에는 연줄에 돌가루나 사기가루를 발라 연싸움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은 단순하지만 구조적으로 뛰어나다. 특히 방패연은 독특한 연이다. 사람의 손놀림에 따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어린이들이 주로 날리는 가오리연은 날리기 쉽고 그 모양이 귀엽다.
연은 날려봐야 그 맛을 안다. 방에서 컴퓨터나 TV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넓은 모래사장과 하늘을 벗 삼아 꿈과 소망의 마음을 담은 연을 띄울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자신감과 큰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북서풍이 몰아치는 겨울바다로 가자. 그리고 꼬리 긴 가오리연을 파란 하늘에 훨훨 날려 보자.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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