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웃일수록 기본예절 지켜야

주부리포터의 ‘사는 이야기’ - 울타리 없는 이웃사촌?

지역내일 2001-10-15
이제 갓 결혼한 미나씨.

이웃과의 관계를 최소화하고 사생활의 극대화를 누릴 수 있는 아파트 생활이 편리하기만 했다. 마주치는 이웃과 눈인사만으로도 별 아쉬움 없이 지내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허나 일년이 지나고 배속에 아이가 생겨 입덧이 심하니 멀리 있는 가족보다 맛있는 밥한 끼 제공해주는 이웃이 제일이란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역시 이웃사촌이란 말이 맞군’ 고마움을 느끼며 아이가 커가니 차츰 이웃과의 왕래가 잦아진다.

아이와의 하루가 조금씩 지루해지고 시간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며 동네 아줌마들 모임에 한 두 번 끼이니 이 재미도 솔솔. 혼자 국에 밥 말아먹던 쓸쓸한 점심이 왁자지껄 잔치 집같이 되니 동네 나들이는 재미가 붙어가고 급한 일 생기면 쉽게 부탁할 이웃이 있어 좋다 싶었는데 문제는 지금부터.

이웃과 문열어놓고 지내다 보니 불쑥불쑥 찾아오는 이들 때문에 때론 하루일과가 엉망이 될 때도 여러 번. 도무지 내시간을 찾을 수 없다. 나 또한 이웃집에 가면 편하고 엉덩이가 무거워져 하루해를 넘길 때가 있지만 이렇듯 불쾌감을 주었으랴 싶을 정도로 생활이 확 깨져버리는 느낌. 편히 누워 낮잠 즐길 생각은 꿈에도 못한다. 애들은 애들끼리 놀다가도 싸우고, 그렇게 싸우면서 크는 거라며 아예 거들떠볼 생각도 않는다. 늘상 하는 얘기들.

오늘의 주제는 ‘남편’인가 하는 새 듣다 보면 다 자랑인 것을. 그 재미가 또한 솔솔 한지라 마약처럼 끊기가 어렵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들려니 윗집 아이들은 잠도 없는지 이 방 저 방으로 쿵쾅거리며 돌아다니고, 얘기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조용해주라는 말도 이젠 지친 지 오래. 한 밤에 쏴-아 물 내리는 소리는 그래도 나으니 부부 싸움하는 소리가 옆방에서처럼 들린다. “내일은 반상회라지…”, 반장도 돌아가면서 한다니 그냥 돈 3만원 내고 말까? 이쯤 되면 편리하고 안락한 아파트생활이 웬 말. 애써 잠재워 놓은 아이는 초인종 소리에 잠이 깨고. 아! 탈출하고 싶어라.

아파트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주부시각에서 풀어보았다. 이웃과의 예절을 생각해 볼 때다. 언제나 기분 좋은 이웃으로 살아가려면 말이다. 유쾌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이웃집 방문의 4가지 에티켓을 정리해 본다.

□ 방문할 때는 미리 연락해 둔다.
갑자기 방문했을 때 한두 번은 반가울 수 있겠지만 상대방의 하루생활을 망칠 수 있다.

□ 1시간 이상 머물지 않는다.
아무리 반가운 손님이라도 너무 오래있으면 짐이 된다.

□ 식사시간은 피한다.
아무래도 손님상 차리기는 부담이다.

□ 자녀들에게 방문예절을 가르친다.
자칫 이웃집을 놀이터로 삼지는 않는지?

김원지 리포터 wonjee7@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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