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오정중학교가 ‘명문 오정’이라는 말과 잘 어울리죠?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함께 일궈낸 결실입니다.”
만년 꼴찌학교였던 오정중학교(교장 이석범)가 성적우수학교로 선정되고, 타 학교에서 교육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환골탈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교장은 부임 당시 만년 꼴찌학교로 학부모와 학생 모두 기피하는 학교, 공장들 사이에 둘러싸인 최악의 공부환경, 생계형 맞벌이 부모가 많아 방치된 학생들,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부족, 노후된 학교 건물 등을 보고 학교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막막했다. 하지만 이 교장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떠올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장점을 찾아 만년 꼴찌학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자라는 생각으로 교장으로서의 직무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6개월여의 시간이 지났다.
이젠 학생들이 1순위로 가고 싶어하는 학교, 부모들이 신뢰하고 자녀들을 맡기는 학교, 타 학교의 롤모델이 되는 명문학교가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석범 교장으로부터 오정중학교가 명문 오정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만년 꼴찌학교에 발령받다
이 교장은 교장 승진 후 첫 발령을 오정중학교로 받았다. 이 교장은 처음엔 ‘왜 하필 꼴찌학교 오정중학교냐’며 속이 상했지만 열악한 환경의 오정중학교를 명문으로 만드는 일도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수준은 낮았지만 예의가 바르고 성실하며 순수했고, 맞벌이 하는 가정이 많아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부족했지만 학교의존도와 신뢰가 높았다. 또한 학교가 작아 업무에 대한 부담이 높고 배정되는 예산도 적었지만 교사들의 결속력이 강하고 사명감도 깊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 교장은 명문오정으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한 교육 정책은 공부의 밑바탕이 되는 독서와 영어교육, 오정중이 전통적으로 가장 잘했던 부문인 전통문화교육을 강화시키자는 계획을 세웠다.
또 교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에 커다란 글씨로 ‘명문 오정’이라고 써 붙였다. 그리고 회의시간이나 조회시간 등에 틈만 나면 명문 오정을 만들자고 세뇌를 시켰다.
말 한 대로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이 교장이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이 우수방안으로 선정되고, 학생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명문오정으로 가는 길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가수준학력평가에서 오정중은 보통이상 학력이 75% (2009년 73%)로 전국평균 64%, 대전평균 66%를 상회하는 높은 실력을 보이며 동부교육청 공립중학교 중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독서 많이 하는 학교, 영어 잘하는 학교, 전통문화교육에 강한 학교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독서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강조한 부분은 독서.
이 교장은 “사람은 좋은 교육을 받았을 때, 좋은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또 좋은 책을 접했을 때 변화한다”면서 “그 중 독서는 책 속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방법으로 으뜸이라 생각한다”면서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도서관에 사서를 상주시키고 도서관을 상시 개방했다. 아침마다 독서시간을 마련했고 두드림(Do-dream)이라는 독서노트에 독후감을 쓰도록 했다. 또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독후감 발표시간을 갖고 우수 활동 학생에겐 시상도 했다. 우수독서활동으로 선정된 반은 중식비와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며 서점탐방의 기회도 제공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를 권장함으로써 도서관을 출입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독서는 학생들에게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이 교장은 한 달 평균 10권의 책을 읽는다.
교장실 책장에는 책이 한가득 쌓여있다. 인터넷이나 신문 등에 게재된 좋은 책들을 선별해 읽고 학생이나 학부모,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곤 한다.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관리하는 블로그에 서평(書評)을 올려 네티즌과 함께 정보를 공유한다. 그의 서평은 추천 블로그에 2번이나 올랐을 만큼 인기가 높다.
작은 학교라는 장점 살려 변화 이끌어 내
이 교장은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 영어교과서 외우기를 제안했다.
이 교장은 “중학교 시절 영어선생님은 항상 나를 지목해 책을 읽고 해석하게 했다”면서 “ 꾸중 듣지 않기 위해 큰소리로 읽고 해석해 갔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영어실력이 상당히 늘어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영어교과서를 외우고 발표하게 하는 이유다.
전교생이 학기별 2개 단원씩 1년에 4개 단원이상 암기하도록 하고 월 1회 강당에 모여 교과서 암기대회를 개최했다. 해당 단원을 모두 외운 학생에게는 그 자리에서 문화상품권을 지급하며 학습 동기도 부여했다.
또한 영어 필수 어휘를 암기해야 하는 인증제 운영, 1인당 연 5권 이상 영어독서 후 1편 이상 독후감 쓰기, 전교생 영어골든벨 대회 등을 통해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 해 시대회 출전을 위한 지역예선에서 오정중학생이 모두 선발됐으며, 본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또한 태권도 가야금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교육 강화는 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태권도 부문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 획득, 졸업생 중 상당수를 예고와 체고에 입학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수업 활동도 빠질 수 없다.
이 교장은 가정형편상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우수 학생들을 위해 실력 있는 강사를 방과후 수업에 참여시켰다. 적은 비용으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과후 수업 참여를 높이기 위해 교육비의 일부를 학교에서 부담하면서 학부모들의 경비부담을 줄여줬다.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은 대덕구청이나 외부 장학금과 소모성경비를 줄여 충당했다.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은 교사, 대학생 멘토, 교생들과 1:1 또는 1:2로 연결해 부족한 실력을 메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교사들에게는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 교장이 추진하는 교육정책 등의 프로그램은 직접 기획하고 만들었으며 채근하고 타박하기보다는 늘 ‘믿는다’는 말과 ‘고맙다’는 표현을 자주 했다.
이 교장은 “오정중학교의 변화는 작은 학교라는 이점이 있어 가능했고,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가 삼위일체가 되어 믿고 따라주었기에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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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학교였던 오정중학교(교장 이석범)가 성적우수학교로 선정되고, 타 학교에서 교육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환골탈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교장은 부임 당시 만년 꼴찌학교로 학부모와 학생 모두 기피하는 학교, 공장들 사이에 둘러싸인 최악의 공부환경, 생계형 맞벌이 부모가 많아 방치된 학생들,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부족, 노후된 학교 건물 등을 보고 학교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막막했다. 하지만 이 교장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떠올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장점을 찾아 만년 꼴찌학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자라는 생각으로 교장으로서의 직무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6개월여의 시간이 지났다.
이젠 학생들이 1순위로 가고 싶어하는 학교, 부모들이 신뢰하고 자녀들을 맡기는 학교, 타 학교의 롤모델이 되는 명문학교가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석범 교장으로부터 오정중학교가 명문 오정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만년 꼴찌학교에 발령받다
이 교장은 교장 승진 후 첫 발령을 오정중학교로 받았다. 이 교장은 처음엔 ‘왜 하필 꼴찌학교 오정중학교냐’며 속이 상했지만 열악한 환경의 오정중학교를 명문으로 만드는 일도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수준은 낮았지만 예의가 바르고 성실하며 순수했고, 맞벌이 하는 가정이 많아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부족했지만 학교의존도와 신뢰가 높았다. 또한 학교가 작아 업무에 대한 부담이 높고 배정되는 예산도 적었지만 교사들의 결속력이 강하고 사명감도 깊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 교장은 명문오정으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한 교육 정책은 공부의 밑바탕이 되는 독서와 영어교육, 오정중이 전통적으로 가장 잘했던 부문인 전통문화교육을 강화시키자는 계획을 세웠다.
또 교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에 커다란 글씨로 ‘명문 오정’이라고 써 붙였다. 그리고 회의시간이나 조회시간 등에 틈만 나면 명문 오정을 만들자고 세뇌를 시켰다.
말 한 대로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이 교장이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이 우수방안으로 선정되고, 학생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명문오정으로 가는 길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가수준학력평가에서 오정중은 보통이상 학력이 75% (2009년 73%)로 전국평균 64%, 대전평균 66%를 상회하는 높은 실력을 보이며 동부교육청 공립중학교 중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독서 많이 하는 학교, 영어 잘하는 학교, 전통문화교육에 강한 학교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독서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강조한 부분은 독서.
이 교장은 “사람은 좋은 교육을 받았을 때, 좋은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또 좋은 책을 접했을 때 변화한다”면서 “그 중 독서는 책 속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방법으로 으뜸이라 생각한다”면서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도서관에 사서를 상주시키고 도서관을 상시 개방했다. 아침마다 독서시간을 마련했고 두드림(Do-dream)이라는 독서노트에 독후감을 쓰도록 했다. 또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독후감 발표시간을 갖고 우수 활동 학생에겐 시상도 했다. 우수독서활동으로 선정된 반은 중식비와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며 서점탐방의 기회도 제공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를 권장함으로써 도서관을 출입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독서는 학생들에게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이 교장은 한 달 평균 10권의 책을 읽는다.
교장실 책장에는 책이 한가득 쌓여있다. 인터넷이나 신문 등에 게재된 좋은 책들을 선별해 읽고 학생이나 학부모,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곤 한다.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관리하는 블로그에 서평(書評)을 올려 네티즌과 함께 정보를 공유한다. 그의 서평은 추천 블로그에 2번이나 올랐을 만큼 인기가 높다.
작은 학교라는 장점 살려 변화 이끌어 내
이 교장은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 영어교과서 외우기를 제안했다.
이 교장은 “중학교 시절 영어선생님은 항상 나를 지목해 책을 읽고 해석하게 했다”면서 “ 꾸중 듣지 않기 위해 큰소리로 읽고 해석해 갔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영어실력이 상당히 늘어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영어교과서를 외우고 발표하게 하는 이유다.
전교생이 학기별 2개 단원씩 1년에 4개 단원이상 암기하도록 하고 월 1회 강당에 모여 교과서 암기대회를 개최했다. 해당 단원을 모두 외운 학생에게는 그 자리에서 문화상품권을 지급하며 학습 동기도 부여했다.
또한 영어 필수 어휘를 암기해야 하는 인증제 운영, 1인당 연 5권 이상 영어독서 후 1편 이상 독후감 쓰기, 전교생 영어골든벨 대회 등을 통해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 해 시대회 출전을 위한 지역예선에서 오정중학생이 모두 선발됐으며, 본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또한 태권도 가야금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교육 강화는 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태권도 부문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 획득, 졸업생 중 상당수를 예고와 체고에 입학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수업 활동도 빠질 수 없다.
이 교장은 가정형편상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우수 학생들을 위해 실력 있는 강사를 방과후 수업에 참여시켰다. 적은 비용으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과후 수업 참여를 높이기 위해 교육비의 일부를 학교에서 부담하면서 학부모들의 경비부담을 줄여줬다.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은 대덕구청이나 외부 장학금과 소모성경비를 줄여 충당했다.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은 교사, 대학생 멘토, 교생들과 1:1 또는 1:2로 연결해 부족한 실력을 메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교사들에게는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 교장이 추진하는 교육정책 등의 프로그램은 직접 기획하고 만들었으며 채근하고 타박하기보다는 늘 ‘믿는다’는 말과 ‘고맙다’는 표현을 자주 했다.
이 교장은 “오정중학교의 변화는 작은 학교라는 이점이 있어 가능했고,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가 삼위일체가 되어 믿고 따라주었기에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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