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자율고 ‘열풍’은 없었다!

중동고 제외한 나머지 4곳 경쟁률 2대 1 넘기지 못해

지역내일 2010-12-19

강남지역 5개 자율고, 지원자 분산돼 경쟁률 낮아져
지난 2010학년도 서울지역 13개 자율고 신입생 선발 인원은 4천900여명이었으며 모두 1만2000여명이 지원했었다. 올해에는 26개로 늘어난 자율고에서 총 1만462명을 모집했으며 1만5000여명이 지원했다. 비록 지난해보다 지원자 수가 3천 명 정도 증가했지만 자율고 수가 배로 늘었고 모집인원도 그만큼 많아져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평이다. 따라서 26개 자율고 중 12곳은 미달 사태가 빚어졌고 그 외 몇몇 학교들도 신입생 모집정원을 간신히 채웠다.


2011학년도 강남지역 자율고 신입생 경쟁률


 























































학교명



정원(명)



일반



사배자



합계



세화고



420



1.65



1.51



1.62



세화여고



420



1.95



1.73



1.88



중동고



432



2.43



2.29



2.36



현대고



206(남)



0.60



0.73



0.62



249(여)



1.49



1.48



1.49



휘문고



525



1.95



1.65



1.80




 


*사배자(사회적 배려 대상자) 자료 : 서울시교육청




서울지역 약 12만 명의 중3 학생들 중 자율고에 지원할 수 있는 내신 상위 50% 전체 숫자는 6만 명 정도다. 그 중 절반인 3만 명이 자율고(올해 총 모집인원 1만462명)에 지원을 한다고 가정하면 평균 3대 1이 최고 경쟁률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이 약 2.9대 1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약 1.5대 1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올해 외고 지원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 예상되면서 상위권 학생들 중 상당수가 자율고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생각보다 낮은 경쟁률이 나온 것이다.

중동고는 올해 강남지역 자율고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일반전형 2.43대 1)을 보였지만 5.27대 1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 세화고 역시 지난해에는 일반전형 경쟁률이 3.28대 1이었지만 올해는 1.65대 1이었다. 두 학교 외에도 올해 강남지역에 3곳의 자율고가 추가되면서 지원자들이 분산된 것도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사회적배려대상자, 마지막까지 눈치작전
지난해에는 한가람고가 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그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학교가 없었다. 또한 사회적배려대상자(사배자) 전형의 평균 경쟁률이 1.4대 1로 0.79대 1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상승한 것도 특징이다. 올해부터 세 자녀 이상 가정의 자녀들이 사배자 전형에 포함돼 이 학생들이 접수 마감 직전까지 일반전형과 비교해 눈치작전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따라서 강남지역 5개 자율고에서도 사배자 전형 경쟁률이 일반전형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나왔다. 

남녀공학의 경우 남학생 지원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대부고는 일반전형에서 여학생은 2.53대 1, 남학생은 0.76대 1이었다. 한가람고는 5.44대 1과 1.28대 1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강남지역 남녀공학 자율고인 현대고도 예외 없이 여학생 1.49대 1과 남학생 0.60대 1의 경쟁률이었다. 남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중 남녀공학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자율고 중 여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여고가 전체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만들어낸 결과로 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을 모집한 세화여고는 일반전형에서 1.95대 1을 기록했다. 모집정원이 525명으로 가장 많은 휘문고는 일반전형 경쟁률이 1.96대 1이었다.


학생 선발권 제약이 자율고 선호도에 영향
강남지역 자율고들이 각각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섰지만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보인 것에 대해 학부모들은 다양한 원인을 지적했다. 중3 학부모 이 모씨(40)는 “지역 명문고들이 속속 자율고로 전환돼 처음에는 어디든 지원을 할 생각이었지만 자율고 진학 후 상위권에 들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등록금이 일반고보다 3배 정도 비싼 것에 비해 교육의 질도 과연 그만큼 높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낮은 경쟁률에 작용을 했다. (주)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자율고가 학생 선발권이 없다보니 상위권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또한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비싼 학비만큼 교육의 질이 높을 것이라는 확신도 심어주지 못한 것이 낮은 경쟁률의 원인이 됐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올해 미달 사태를 빚은 서울지역 4개의 외고(서울, 이화, 한영, 명덕외고)가 27명, 12개 자율고가 1677명으로 총 1704명을 12월 16일~17일 추가 모집한다. 추가모집에서는 외고와 국제고, 과학고, 자율고 등 전기모집 탈락생들도 지원이 가능하다. 외고의 경우 하향지원으로 인해 인기과인 영어과와 중국어과에서 인원이 미달된 학교도 있는 만큼 추가모집에서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난 자율고는 특히 경쟁률이 아주 저조했던 학교들의 경우 추가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학생을 추가 모집하는 현대고는 강남지역 자율고 탈락생들이 추가모집에 지원을 할지, 지역 일반고를 선택할지의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제공 및 도움말 : (주)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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