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DJ가 결단을 내려야한다 (이성춘 2001.11.01)
이성춘 언론인
1950년대 초 이래 미국의 상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해왔다. 민주당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어도 의회선거에서는 언제나 승리했다. 그런데 빌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 뒤인 1994년 11월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승리, 상 하원에서 제1당이 되는데 성공했다.
민주당의 뜻밖의 패배는 40대 중반의 젊은 클린턴 대통령이 레이건-부시 집권 12년간 적체된 국정에 대해 이것저것 개혁을 단행하며 시행착오를 일으키자 불안해진 미국민들이 레이건 시대의 강한 미국을 만들자며 “미국과의 계약(contact with America)”을 기치로 내세운 공화당에 많은 지지표를 던졌기 때문이었다. 공화당의 새 리더가 된 뉴트 킹그리치 하원의장은 다수의석을 바탕으로 강대한 미국 재건을 위해 100일 동안 각종 관련법안을 끈덕지게 성사시키는 등 미국 정치를 주도했다.
반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클린턴 대통령은 그동안 실험해 온 선거공약을 다시 합리적으로 다듬는 한편 내각과 백악관 고위참모들을 참신하고 유능한 새 인물들로 개편해서 국민들에게 국정개혁에 진지하게 임하는 겸손한 새 대통령 - 새 정부를 선보여 결국 2년 뒤 대통령에 재선하는데 성공했다.
대통령 임기 중간에 2년마다 실시하는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과 정부의 국가 경영에 대한 중간평가이며 아울러 여야의 의정활동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대통령과 여야는 국민의 엄정한 심사를 토대로 반성하고 더욱 분발하게 되는 것이다.
클린턴, 중간선거 패배 후 국정개혁 단행
한국은 국회의원 또는 지방선거를 정부에 대한 큰 평가로, 각종 재·보궐 선거는 작은 평가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동대문을, 구로을, 강릉 등 3개 지역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각별하게 중시하는 것은 선거법 개정으로 재·보궐선거를 1년에 상하반기 두차례만 모아서 실시하는 선거로써 올 하반기 김대중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여론을 측정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집권당의 참패로, 한나라당의 완승·전승으로 낙착됐다.
DJ정부 출범이후 국민연금 확대 실시, 의약분업 강행, 교육계를 혼란 속에 빠뜨린 교육개혁 등 갖가지 시행착오와 실정(失政) 햇볕정책이란 명분 하에 일방적인 대북 퍼주기, 끌려 다니기, 특정지역 인사편중에다 특정지역 같은 학교 출신들끼리 상부상조 식의 정현준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 조폭들까지 참여한 비리부패, 그리고 검찰 간부까지 참가한 김홍일 의원의 제주도 휴가 파문 등등에 대다수 국민들을 DJ정부에게 등을 돌렸던 것이다.
재·보선 참패 후 집권당은 엄청난 혼돈 속에 빠져들었다.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새벽21’ ‘여의도 정담‘ ‘국민정치모임’ 재선의원 모임인 ‘바른정치연구회’, 민주당의원 절반 이상이 참가하고 있는 ‘중도개혁포럼’, 개혁성향의 ‘열린정치포럼’ 등은 대대적인 당정개편과 내년 양대 선거대책 등에 관해 과감한 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고 최고위원들도 저마다 당정쇄신과 대통령 후보의 조기(早期) 선출여부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당의 폭발적 요구가 분출된 것은 그동안 공룡 같은 집권당이 관료적 분위기, 보이지 않는 총재 획일체제, 청와대 눈치보기, 활기부족 등으로 자생력도 거의 없이 경직되어 왔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민심·민정을 생생하게 건의할 직언통로도 본격적인 당내 자유토론 분위기 역시 보기 힘들어진 지 오래다. DJ의 자만과 독선, 측근세력의 독주에 대한 반발이 폭발된 것이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국민이 민주당에 패배를 안겨주면서 보낸 메시지-경고는 이런 식의 국정운영을 더 이상 안 된다. 갖가지 시행착오를 적당한 대책으로 넘겨서는 안된다. 엄정한 자기반성을 하라 이제 더 이상 끼리끼리의 부정비리의 잔치를 하지말라는 충고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과 처방은 간단하다.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DJ가 나서서 팔을 걷어붙이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끼리끼리 비리 저지르지 말라는 경고
연말까지 개편을 기다리자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당장 청와대 당 정부를 대폭수술, 유능하고 비전과 실천력이 있는 인재들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다음 DJ는 당운영은 최고위원들에게 전권 위임하고 국정운영에 전념해야 하고 무엇보다 실질적인 당내 민주화를 전면 허용하여 민주당이 여당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고 봉사하는 민주정당이 되게 하는 게 절실하다.
물론 국가경영과 당운영에 있어 DJ의 독선과 자만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지금부터 대선 예비주자들이 자유롭게 정책경쟁을 벌이도록 허용해 국민들의 검증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며 내년 1~3월 사이에 전당대회를 열어 대통령 후보를 민주적으로 앞당겨 선출함으로써 책임 있는 집권당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민주당의 내부적 논란과 반성을 지켜보고 있다. 진정으로 새로 태어나도록 할 것인지 또다시 설득과 만류로 찻잔 속의 태풍으로 슬그머니 가라앉게 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분명한 것은 국민의 이번 민주당에 대한 참패 결정은 내년 양대 선거는 물론 DJ정부에 대해 바르게 하라는 중대한 경고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성춘 언론인신문로>
이성춘 언론인
1950년대 초 이래 미국의 상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해왔다. 민주당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어도 의회선거에서는 언제나 승리했다. 그런데 빌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 뒤인 1994년 11월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승리, 상 하원에서 제1당이 되는데 성공했다.
민주당의 뜻밖의 패배는 40대 중반의 젊은 클린턴 대통령이 레이건-부시 집권 12년간 적체된 국정에 대해 이것저것 개혁을 단행하며 시행착오를 일으키자 불안해진 미국민들이 레이건 시대의 강한 미국을 만들자며 “미국과의 계약(contact with America)”을 기치로 내세운 공화당에 많은 지지표를 던졌기 때문이었다. 공화당의 새 리더가 된 뉴트 킹그리치 하원의장은 다수의석을 바탕으로 강대한 미국 재건을 위해 100일 동안 각종 관련법안을 끈덕지게 성사시키는 등 미국 정치를 주도했다.
반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클린턴 대통령은 그동안 실험해 온 선거공약을 다시 합리적으로 다듬는 한편 내각과 백악관 고위참모들을 참신하고 유능한 새 인물들로 개편해서 국민들에게 국정개혁에 진지하게 임하는 겸손한 새 대통령 - 새 정부를 선보여 결국 2년 뒤 대통령에 재선하는데 성공했다.
대통령 임기 중간에 2년마다 실시하는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과 정부의 국가 경영에 대한 중간평가이며 아울러 여야의 의정활동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대통령과 여야는 국민의 엄정한 심사를 토대로 반성하고 더욱 분발하게 되는 것이다.
클린턴, 중간선거 패배 후 국정개혁 단행
한국은 국회의원 또는 지방선거를 정부에 대한 큰 평가로, 각종 재·보궐 선거는 작은 평가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동대문을, 구로을, 강릉 등 3개 지역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각별하게 중시하는 것은 선거법 개정으로 재·보궐선거를 1년에 상하반기 두차례만 모아서 실시하는 선거로써 올 하반기 김대중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여론을 측정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집권당의 참패로, 한나라당의 완승·전승으로 낙착됐다.
DJ정부 출범이후 국민연금 확대 실시, 의약분업 강행, 교육계를 혼란 속에 빠뜨린 교육개혁 등 갖가지 시행착오와 실정(失政) 햇볕정책이란 명분 하에 일방적인 대북 퍼주기, 끌려 다니기, 특정지역 인사편중에다 특정지역 같은 학교 출신들끼리 상부상조 식의 정현준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 조폭들까지 참여한 비리부패, 그리고 검찰 간부까지 참가한 김홍일 의원의 제주도 휴가 파문 등등에 대다수 국민들을 DJ정부에게 등을 돌렸던 것이다.
재·보선 참패 후 집권당은 엄청난 혼돈 속에 빠져들었다.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새벽21’ ‘여의도 정담‘ ‘국민정치모임’ 재선의원 모임인 ‘바른정치연구회’, 민주당의원 절반 이상이 참가하고 있는 ‘중도개혁포럼’, 개혁성향의 ‘열린정치포럼’ 등은 대대적인 당정개편과 내년 양대 선거대책 등에 관해 과감한 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고 최고위원들도 저마다 당정쇄신과 대통령 후보의 조기(早期) 선출여부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당의 폭발적 요구가 분출된 것은 그동안 공룡 같은 집권당이 관료적 분위기, 보이지 않는 총재 획일체제, 청와대 눈치보기, 활기부족 등으로 자생력도 거의 없이 경직되어 왔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민심·민정을 생생하게 건의할 직언통로도 본격적인 당내 자유토론 분위기 역시 보기 힘들어진 지 오래다. DJ의 자만과 독선, 측근세력의 독주에 대한 반발이 폭발된 것이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국민이 민주당에 패배를 안겨주면서 보낸 메시지-경고는 이런 식의 국정운영을 더 이상 안 된다. 갖가지 시행착오를 적당한 대책으로 넘겨서는 안된다. 엄정한 자기반성을 하라 이제 더 이상 끼리끼리의 부정비리의 잔치를 하지말라는 충고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과 처방은 간단하다.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DJ가 나서서 팔을 걷어붙이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끼리끼리 비리 저지르지 말라는 경고
연말까지 개편을 기다리자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당장 청와대 당 정부를 대폭수술, 유능하고 비전과 실천력이 있는 인재들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다음 DJ는 당운영은 최고위원들에게 전권 위임하고 국정운영에 전념해야 하고 무엇보다 실질적인 당내 민주화를 전면 허용하여 민주당이 여당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고 봉사하는 민주정당이 되게 하는 게 절실하다.
물론 국가경영과 당운영에 있어 DJ의 독선과 자만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지금부터 대선 예비주자들이 자유롭게 정책경쟁을 벌이도록 허용해 국민들의 검증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며 내년 1~3월 사이에 전당대회를 열어 대통령 후보를 민주적으로 앞당겨 선출함으로써 책임 있는 집권당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민주당의 내부적 논란과 반성을 지켜보고 있다. 진정으로 새로 태어나도록 할 것인지 또다시 설득과 만류로 찻잔 속의 태풍으로 슬그머니 가라앉게 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분명한 것은 국민의 이번 민주당에 대한 참패 결정은 내년 양대 선거는 물론 DJ정부에 대해 바르게 하라는 중대한 경고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성춘 언론인신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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