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고운 단풍빛 여기저기 뿌려대던 가을도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한 때 누군가에게는 기쁨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아픔이었을 화려하고 찬란했던 한 계절이 또 다른 이름으로 태어날 준비를 서두르는 있는 것. 마냥 흘러가는 가을이 아쉽게 느껴진다면 낙엽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삼산배수장~삼산현대아파트
남구청에서는 남구지역에 낙엽밟기 체험 장소 3곳을 선정해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
남구보건소 뒤 삼산현대아파트(평창3차) 정문에서부터 시작되는 간선도로 양쪽에 푹신한 낙엽길이 운치있게 잘 조성되어 있다.
삼산현대아파트 601동 아파트 담벼락 쪽으로는 강렬한 초록빛 싱싱한 담쟁이넝쿨과 원숙미를 자랑하는 농익은 은행잎이 조화를 이루며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가슴을 덜 뜨게 만든다.
특히 아파트 건너편 삼산배수장 옆의 낙엽길은 가을의 최고치를 선사하고 있다.
빈 나뭇가지 사이로 스미는 온화한 햇살도 좋지만 내딛는 발자국 마다 바스락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낙엽냄새도 압권이다.
이곳은 도심 속에 자리해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곳으로 강력 추천한다.
법조타운~공원묘지
남구 옥동 법조타운에서 공원묘지 가는 쪽은 가을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공원묘지 방향의 인도에는 땅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낙엽이 두껍게 깔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워낙 넓은 대로변을 끼고 있어 호젓하고 아늑한 맛은 없지만 도로 양옆으로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산이 색다른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제법 두툼하게 깔린 이곳 낙엽길은 마치 깊은 산 속에 세월을 두고 하염없이 쌓인 낙엽처럼 폭신폭신한 것이 맨발로 걸어도 좋을 것 같다.
이파리를 다 떨구고 부지런히 겨울 맞을 채비를 하고 있는 가로수도 쓸쓸함을 더해 낙엽길을 찾는 이들에게 가을의 진수를 더욱 느끼게 한다.
신정크로바아파트~와와삼거리 구간 남산쪽
남구 신정크로바아파트 밑 남산 솔마루길 입구부터 시작되는 낙엽길은 성남대장간을 지나 저 멀리 와와삼거리까지다.
남산쪽으로 그다지 넓지 않은 인도 위에 낙엽이 약간 아쉬울 정도로 깔려 있다. 하지만 남산에서 뿜어나오는 가을빛이 얼마나 고운지 저물어가는 가을을 제대로 만끽 할 수 있다.
낙엽길을 걷자니 저 멀리 수려한 남산풍경이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았음은 물론이고 푸르디푸른 십리대밭과의 완벽한 대비가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혹여 이곳 낙엽길이 아쉽다면 아기자기하게 잘 닦여진 솔마루길을 더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또한 건너편에 위치한 울산 최고의 자랑거리인 십리대밭을 품고 있는 태화강대공원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남구청에서 마련한 이번 낙엽밟기 체험행사는 내달 25일까지로 행사 이후에는 낙엽을 필요한 수량만큼 시민들에게 무상(200ℓ 마대)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문의는 남구청 환경미화과(226-5771)로 하면 된다.
가을빛으로 완연한 울산 거리 곳곳은 셔터를 누르는 곳마다 예술이다. 풍경이 아름다우면 사진도 잘 찍하는 법. 찬바람이 몰려오기 전 좋은 사람들과 낙엽길을 걸으며 향기로운 가을에 취해보는 건 어떨까.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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