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77년 무균지역 전남까지 번질라…”

청정지역 혼남, 구제역과 전쟁 돌입

지역내일 2011-01-18
전북, 충남에서 유입된 돼지 살처분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게 번지면서 77년간 ‘구제역 무균지역’이었던 전남이 공포에 떨고 있다. 전남은 지난 1934년 이후 한번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
 
◆”전남, 청정지역 끝까지 지킬 것” = 6일 구제역에 감염된 충남 한 양돈장 돼지가 전북으로 유입되자 전남 방역 당국은 전남·북 경계지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6일 오전 11시 전남·북 경계인 전남 장성군 북일면 방역 초소에서 만난 공무원 윤정은(31)씨는 “전북에서 그런 일이 생겼느냐”며 “그동안 구제역을 막기 위해 힘겨운 전쟁을 치러왔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배수진을 친 전남 방역당국은 ‘무균지역’을 지키기 위해 3중의 방어벽을 쳤다. 도내 163개소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매일 방역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우선 구제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경계지역에 방역초소를 설치했다. 또 마을이나 농장 진입로에는 생석회가루를 뿌렸다. 축산농가에 대해선 하루 2회 이상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가축을 실은 운전자에 대해선 이동식 분무기를 사용해서 일일이 소독을 하고 있다.
6일 오전 10시 전남·북 경계인 전남 담양군 금성면 방역초소에서 만난 조귀회(48)씨는 “축산 농가를 생각하면 이까짓 영하의 날씨가 문제냐”며 “청정지역 전남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도는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하자 3일 뒤에 곧바로 가축시장을 폐쇄했다. 또 긴급방역비와 예비비 등 79억원을 확보해 방역초소 운영에 필요한 소독약품, 유류비 등을 지원했다. 이밖에도 동물병원 수의사 등을 활용해 591개 공동방제단을 운영해 규모가 작은 축사까지 빠짐없이 관리하고 있다.
권두석 전남도 축산방역담당은 “1~2주가 고비가 될 것 같다”면서 “무균지역 이미지를 지켜내기 위해 24시간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행정력 총동원 = 전북도는 6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 당진군 한 양돈장에서 들여온 돼지를 포함해 7농가  돼지 1만2000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 했다.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연기해 달라”는 주민 요구가 있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구제역이 자칫 전북도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훨씬 컸다.
전북은 구제역이 창궐했던 지난 2000년과 2002년에도 청정지역으로 통했다.
지난해 11월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후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소·돼지 도매상들이 앞 다퉈 전북 도축장 등에서 물량을 확보할 정도로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쌓았다. 특히 지난 2008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혹독한 고생을 경험했기에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했다.
전북도를 비롯한 도내 14개 시·군이 ‘청정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정읍 김제 완주 장수 등 한우전문단지가 조성된 지역은 이중삼중의 방역망을 구축해 24시간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타 시·도와 경계인 군산 익산 남원 등은 주요 도로를 기점으로 방역망을 확대하고 있다. 젖소 사육농가가 20농가를 넘지 않는 무주군만 해도 400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200여명 이상이 매일 방역에 투입되고 있다. 
전남 방국진·전북 이명환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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