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자주, 강하게 찾아오는 중년의 몸살

지역내일 2011-01-18
나이는 못 속인다더니, 한 살 한 살 나이 들수록 겨울철 몸살이 심해진다. 하루 이틀 쉬면 말끔히 털고 일어나는 것도 옛말! 몸살 기운 점점 더 심해지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 지긋지긋한 몸살에서 빨리 탈출할 방법 없을까?

오랜만에 마주친 앞집 엄마, 못 본 사이에 얼굴이 말이 아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감기 몸살을 지독히 앓았단다. 수척해진 얼굴이 몇 년은 더 늙어 보인다. 안 그래도 나이 들어 서러운데, 감기 몸살을 앓고 나니 몸까지 더 늙어버린 것 같다고.
주부 김명희(40·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씨는 얼마 전 “죽다 살아났다”고 말한다. 몸살 기운이 있어 예전처럼 대추차에 족욕 등 혼자 각종 민간요법을 써봤지만 소용없었다고. 결국 2~3일을 홀로 고군분투하다가 집 앞 병원을 찾으니 “편도선염에 중이염이 함께 왔고, 임파선까지 부었다” 는 진단이 내려졌다.
몸살이 온갖 합병증을 낳은 셈이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몸살이 잦아진다는 사실이다. 과연 몸살의 정체는 무엇일까? 또 나이와는 어떤 연관 관계가 있을까?

면역력 약한 40대,
몸살 더 심해질 수 있어 
몸살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몸살 앞에 붙게 마련인 ''감기''의 뜻부터 정확히 알아야겠다. 감기란 외부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일종의 염증 반응으로 발열, 오한, 두통, 인후통, 콧물, 코막힘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몸살은 감기의 한 증상으로, 흔히 몸이 무겁거나 피로하거나 관절의 통증을 호소한다. 즉 한 가지 증상이라기보다는 감기로 인한 전반적인 몸의 흐름이 몸살로 표현되는 것.
고당비한의원 김성현 원장은 “몸살은 인체 내 면역력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질환”이라 설명한다. 한방에서는 감기를 정기(正氣)가 약해진 틈을 타 사기(邪氣)가 침투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본다.
이때 외부의 나쁜 기운인 사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인체는 염증이라는 면역반응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감기 몸살이다. 사기와 정기의 싸움, 몸살을 이겨내는 힘은 면역력이다.
문제는 30대에 들어서면서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마흔 살이 지나면 면역력은 급격히 떨어지는데, 과로나 스트레스가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체력까지 약해져 몸살에 시달리기 쉽다는 얘기다.
몸살에 걸렸을 때도 이전과 달리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체력과 면역력의 저하 때문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소화불량, 설사, 대소변 이상, 입 마름, 식욕부진 등 여러 가지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중년의 몸살을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몸살과 같은 증상
알고 보면 다른 질병
보다 중요한 점은 몸살의 증상이 다른 급성 염증 반응의 초기 증상과 유사하다는 사실이다. 발열과 오한 등이 그것. 게다가 급성 비염, 축농증, 급성 질염, 급성 방광염, 급성간염 등은 자주 몸살과 동반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를테면 종기처럼 피부 종양이 발생했을 때 종기가 난 지점뿐만 아니라 전신에 오한, 발열, 통증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렇다면 몸살과 급성 염증을 구별하는 방법은 없을까? 김성현 원장은 “단순 몸살과 급성 염증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판단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신 증상 이외에 국소 부위에 증상이 뚜렷하다면 몸살 이외에 다른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몸살 같은데 배뇨통이나 배뇨 장애 등이 뚜렷하다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단순 몸살처럼 보여도 한 부분에 뚜렷한 증상을 동반한다거나 증상의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간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단순 몸살이라면 무엇보다 과로와 스트레스를 차단해야 한다. 몸살에 걸렸을 때 가장 좋은 치료는 휴식이다. 몸살의 원인이 내 몸의 면역력이 약해진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안정과 휴식이 필요하다.
몸살에 걸렸을 때 땀을 내기 위해 목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목욕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목욕 후 땀구멍이 열리면서 외부의 나쁜 기운이 침입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목욕을 꼭 해야 한다면 목욕탕 안을 가급적 따뜻하게 해놓고 목욕 후에 물기를 확실하게 말리는 것이 좋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몸살에서 빠져나오는 비결
몸이 아프면 서글퍼지기 십상이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몸까지 여기저기 쑤시니 만사가 짜증스럽기도 하다. 몸살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은 뭘까? 일단 몸부터 따뜻하게 만들자. 몸을 따뜻하게 해 은근히 땀이 나도록 하는 것. 매운 음식을 먹어서 땀이 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다. 관절이나 근육통으로 고생이라면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돕는 마사지나 지압이 도움이 된다. 목의 위쪽 끝과 뒤통수가 만나는 부분에 감기에 특효가 있는 경혈이 많은데, 뒤통수 바로 밑에서 목줄기를 따라 꾹꾹 지압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더불어 몸살에서 빨리 낫겠다고 온갖 영양식을 섭취하는 경우또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몸살에 걸리면 소화 기능이 약해지는데다, 체하면 전신에 혈액순환 장애까지 초래해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몸살에 걸리면 소화가 잘되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도움말 김성현 원장(고당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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