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에 둘러앉아 고구마를 구워먹는 밤, 컴컴한 겨울밤 환하게 불 밝힌 텐트에서 새어나오는 가족들의 웃음소리, 휘영청 달은 밝고,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그칠 줄 모른다. 부스스 일어난 아침, 텐트에서 나왔을 때 하얀 설경이 펼쳐지기라도 한다면... 캠퍼들은 겨울캠핑의 완성을 ‘텐트 속에서 듣는 눈 내리는 소리’라고 말한다. 그 묘한 설렘은 맛본 사람만이 안다. 하지만, 이런 낭만도 추위와 싸워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절로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해?’라는 말이 나올 터. 가족과 함께 가볼만한, 체험연계가 가능한 겨울캠핑지부터 추위를 이겨낼 기본적인 장비까지, 초보 캠퍼들에게 겨울캠핑 노하우를 소개한다. 낭만적인 겨울캠핑은 이때부터다.
PART1 즐길거리도 가득한 겨울캠핑지
경기권에서 가볼만한 캠핑지로는 캠핑라운지를 꼽는다. 데크형과 토지형으로 나뉜 캠핑사이트에서는 오토캠핑을, 펜션 개념의 캠핑하우스에는 텐트부터 캠핑기구까지 캠핑에 필요한 장비 일체가 세팅되어 있어 편리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겨울캠핑기간 동안에는 어린이를 위한 빙어낚시터와 눈썰매장도 운영한다. 인근에 온천으로 유명한 일동유황온천단지도 있어 피로도 풀 겸 들러볼만하다.
강원도 평창의 솔섬오토캠핑장은 섬으로 이루어진 금당계곡에 위치해있다. 자동차를 옆에 두고 캠핑이 가능한 오토캠핑장과 적송이 우거진 솔섬캠프장을 갖췄다. 텐트를 치고 걷을 때, 혹은 전기가 나갔다던가 하는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만든 캠핑장 안의 ‘쉼터’공간은 이곳만의 특징이다. 월정사, 대관령양떼목장, 이효석문학관 등은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다. 평창송어축제가 8일부터 열리고 있으니 이를 참조하는 것도 좋겠다.
이안숲속오토캠핑장은 15만평의 넓은 대지에 200여 동의 텐트를 수용한다. 원래 이안숲속식물원으로만 운영되던 것이 캠핑객들의 요청으로 오토캠핑장도 병행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겨울엔 개수대에서 온수 사용이 가능한 정도다. 샤워는 별도의 비용을 내고 아토피체험실 찜질방 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식물원이라는 공간은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열대식물관, 인공동굴관, 세계야생화전시관 외에 곤충, 도자기 체험이 가능한 교실(예약필수)도 운영된다. 인근엔 석장리구석기유적지, 동학사 등도 자리잡고 있다.
밀양의 홀리데이파크는 캠퍼들 사이에선 ‘캠프에 관한 한 안되는 게 없는 곳’으로 통한다. 겨울나그네(주인장)가 캠핑전문가라는 점이 초보캠퍼들을 더욱 안심시키는 이유 중 하나. 자신이 캠핑하던 그대로를 보관해놓은 생활관 1동, 체험관 2동 외에 일반 캠핑장을 갖췄다. 앞선 두 곳은 텐트가 필요 없이 침구류나 취사도구만으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각종 그릇과 세제를 갖춘 캠퍼라운지는 캠퍼들이 내집처럼 사용하도록 만들어놓은 자유공간이다. 아이들은 주인장이 직접 만든 눈썰매를 이용해볼 수 있다. 얼음골계곡, 표충사 등의 관광지도 즐겨볼만하다.
※겨울캠핑지 선택의 조건
온수샤워장과 취사시설 등을 갖췄는지, 전기는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출발 전에 해당 캠핑장으로 문의하는 것도 방법. “전국 400여 개의 캠핑장 중 사설캠핑장 대부분은 전기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는 <대한민국 오토캠핑장 302>의 저자 김산환씨는 “하지만 전기난로, 전기밥솥, 온풍기 등 전력량 소모가 많은 전기제품들의 사용은 절대 금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전기과부하로 전기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겨울캠핑을 즐기러 온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PART2. 보온+난방을 위한 겨울캠핑 장비가이드
겨울캠핑의 포인트는 ‘보온’과 ‘난방.’ 캠핑장 위치의 특성상 도심의 겨울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극한 기온차를 보인다. 외부 찬바람을 막으면서 내부는 열을 가해 온도를 높이고, 또 이 열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무장해야 한다. 보온과 난방에 꼭 필요한 기본 장비들을 모았다.
▲텐트_ 겨울은 밖에서의 활동보다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실내공간을 넓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침실과 생활공간이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거실형텐트가 안성맞춤. 그중에서도 활동이 용이한 리빙쉘과 텐트가 결합된 일체형이 대세다. 봉제선에도 방수처리가 되어있는 것을 고른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텐트구입은 장비의 절반을 해결한 것과 마찬가지니 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침낭_ 캠퍼들은 다른 거 다 없이 잘 고른 침낭 하나만 있으면 겨울추위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침낭은 보온의 필수품, 한번 구입하면 오래 쓸 수 있으니 예산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사각형에 비해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보온력은 뛰어난 머미형(미이라형)을 권한다. 충전재로는 패딩과 거위·오리털이 사용되는데, 겨울용으로는 후자가 적당하다. “요즘엔 거위털이 유행인데 가볍고 보온력도 탁월하다. 같은 거위털이라도 필파워(Fill Power: 다운 1온스(28g)가 차지하는 부피를 나타낸 수치)가 높을수록 보온력과 복원력이 뛰어나다”고 마모트(marmot)수원점 이교환 점장은 설명했다. 900+필파워급 우모도 선보이고 있어 사용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매트리스&전기요_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기 위해 텐트 설치 전 바닥에 까는 방수포는 필수. 텐트를 치고, 그 위에 발포 매트리스▷전기장판▷담요▷침낭 순으로 깔아놓으면 푹신한 잠자리가 완성된다. 야전침대를 사용하는 경우엔 에어매트리스 위에 담요▷침낭 순으로 깐다. 특히 전기장판은 겨울캠핑의 새로운 장비로 각광받고 있는데, 100W이내의 가볍고 수납이 용이한 것이 적당하다.
▲난방용품_ 실내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난방장비로는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화목난로, 가스난로, 석유난로 등이 있다. 나무 타는 소리와 모양새가 운치가 있어 화목난로도 많이 선호하지만, 부피가 크고 수납이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어 초보캠퍼들에게는 석유난로가 적당하다. 난방시에는 환기가 절대적인데, 공기순환기(서큘레이터)는 환기와 텐트 전체에 온기를 전달하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이외에 핫팩이나 탕파 등도 난방에 도움이 된다.
▲랜턴&버너_ 랜턴과 버너는 같은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초보캠퍼들이 건전지 랜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용량이나 밝기 면에서 별로 권하지 않는다. 높은 화력을 자랑하는 가솔린이 겨울캠핑에 적당한데, 우선 사용법부터 제대로 익혀둬야 한다.
PART3. 실패하지 않는 겨울캠핑을 위한 제안
체험형 텐트를 경험해보고, 다른 전문캠퍼들의 도움을 얻으라~
몇몇 사설캠핑장은 초보캠퍼들을 위한 여러 가지 체험형 텐트를 구비해놓고 있다. 텐트, 혹은 텐트+장비 형태로 마련되어 있어, 먼저 겨울캠핑의 낭만을 느껴보고, 이후에 내게 필요한 장비들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캠핑동호회 가입도 적극 추천한다. 캠핑중고장터 등 캠핑에 관한 여러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캠핑장 현장에서 동호회 회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초보자들끼리는 가지 말라”는 김산환씨는 “텐트 치는 것부터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니 요령도 터득할 겸 캠핑 경험자에 묻어가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겨울캠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라~
뭐니 해도 텐트 안 난방으로 인한 질식사, 화상사고 등에 주의를 기울인다. 노트북이나 전기요 등 전기와 연결하는 릴선은 다 풀어서 설치해 선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넘어짐 사고가 난로를 건드리면서 화재, 화상사고와 이어질 수 있다. 난로 주변으로 안전망을 설치하고, 평소 아이들에게 안전에 대한 얘기를 충분히 숙지시킨다. 화상에 대비한 구급약 준비는 필수. 작은 소화기도 준비해간다.
거실텐트 안에서 화로대 사용은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있으니 절대 금한다. 춥더라도 꼭 바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구멍을 조금씩 만들어 두고, 환기를 자주자주 시켜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캠프장비가 발달하고, 오토캠핑에 적합한 시설이 갖춰졌다는 점이 캠핑 인구 증가의 하드웨어적 측면이라면 ‘가족’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은 가슴 따뜻한 소프트웨어가 아닐까. 함께 간 캠프인 만큼 서툴더라도 아이들을 캠핑 준비에 참여시켜 보자. 쏠쏠한 재미마저 묻어나온다. 자연이란 광대한 놀이터에서 휴식을 즐기고, 끈끈한 가족애를 다지고픈 마음, 몸은 고되고, 때론 추위에 시달려도 겨울캠핑의 낭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리라.
도움말·사진제공 <대한민국 오토캠핑장 302>, <캠핑초보를 위한 오토캠핑 100문100답>
저자 김산환/ 마모트 수원점(267-6355)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캠핑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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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라이프(www.campinglife.co.kr)
캠핑하는 사람들(cafe.daum.net/camping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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